전 한 3개월째 이 석사학위를 마지막으로 하고 한국을 들어가야 할지, 박사학위를 바라보고 일단 3년만 더 참아봐야 할지 엄청 고민중이에요. 석사논문은 일단 통과는 되어서 프로세스 중이고 (acceptable, not very good), 박사과정도 거의 풀펀딩으로 보장은 받았는데.. 이런 감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 너무 없어요. 사회과학계열이라 그런지 논문이해나 표현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거 같고, 굳이 따라잡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코스웍이나 주어진 과제나 겨우겨우 따라가는 느낌.. 교수님들이 과에 유일한 인터네셔널인거 감안해서 성적도 A는 주시는거 같은데.. (다른 친구들은 A+가 많아요), 저는 그분들의 관대함에 그리고 저의 부족함에 죄송스럴 따름이고..
지도교수님이 제 분야에선 이름이 있으신 분인데, 그 덕에 압박도 많고 기본기대치도 높으시고 (저에대한 기대치가 아니라, 본인이 똑똑하시니까, 남들도 어느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는.. 그런 "기대치")... 또 전 코스웍에서 요구하는 리딩 매주 읽어가기도 버거워서 코스웍도 매쿼터 하나씩만 듣는데, 교수님은 그것과 상관없이 제 연구 진행에 채찍을 마구 가해주시고..
쓰다보니 진짜 감사한거 투성이네요.. 좀 잘난척 같기도 하고, 또 투정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도, 전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준비를 해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네요. 공부 핑계로 스스로 좁혀 나가는 인간관계도 한 몫하는 것 같고, 5년째 혼자지내면서 외로워진 탓도 있는것 같고..
이 글 쓰기전에 해커스에 "동기" 랑 "motivation" 으로 검색해서 오른 글들 거의 읽어 봤지만 전 여전히 답을 못찻겠어요. 심리학과에 있으면서 리딩이 지긋지긋해져서 논문다운받아 차곡차곡 쌓아만 놓고 있으니.. 이제나저제나 괜찮아질까 싶던게 벌써 3개월이에요. 제일 큰 걱정은.. 3년 후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될까봐.. 30이 넘는 나이에 직업 경력도 결혼할 사람도 없이 애매하게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세상에 조그마하나 한 줄을 긋고 싶단 꿈도 못 이룬채 인구증가에도 이바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요. 그리고.. 한국에 계신 분들처럼 예쁘게 꾸미고 몸매 관리도 하고 살고 싶어요 ^^
원래 걱정도 많고 선택할때도 많이 주저하는 성격이라, 지금까지 해온것을 포기하기도 새로운것을 개척하기도 겁이나네요. 석사 2년만에 이런 고민 심각하게 하고 있다면 아예 그만 두는게 좋을까요? 아님 많은 석박사 유학생들이 겪는 일시적 슬럼프로 생각하고 버텨봐야 할까요?
이런 글 자주 보시겠지만, 나름 오래 고민하고 자책도 많이 하다 쓰는 글이에요 조언 부탁드릴게요 선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