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LTS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종이시험(Paper-Based IELTS)과 컴퓨터시험(Computer-Delivered IELTS)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두 시험은 문제 유형이나 난이도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시험 환경과 운영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나는 두가지 유형의 시험을 각각 두 차례씩 응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지원자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가 추천하는 시험 방식은 컴퓨터 시험이다. 그 이유를 시험 당일 흐름, 시험 방식, 체력 분배, 결과 발표까지의 전 과정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시험 대기 시간의 차이
종이시험은 일반적으로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수용하는 시험장에서 진행된다. 이로 인해 수험생이 시험장에 도착한 후 모든 인원이 입실을 완료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대기해야 했다. 이 대기 시간 동안에는 화장실 출입도 제한되며, 핸드폰이나 책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일부 시험장에서는 개인 필기도구 사용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반면, 컴퓨터 시험은 소규모 인원이 개별 컴퓨터에 배치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입실과 시험 시작까지의 절차가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각자의 시험 시작 시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입실 후 바로 시험을 시작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나는 긴장하면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라, 종이시험의 긴 대기 시간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때문에, 시험 전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면, 컴퓨터 시험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2. 시험 순서의 차이
내가 선택했던 IELTS 시험은 응시 방식에 따라 시험 순서가 다음과 같이 달랐다.
- 종이시험: Writing → Reading → Listening
- 컴퓨터시험: Listening → Reading → Writing
종이시험은 시험의 시작부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Writing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 Writing을 집중해서 쓰다보니 영역을 마친 후 손목에 통증이 있었고, 체력도 급격히 소모되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후 Reading과 Listening 시험까지 이어지다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이 어려웠다.
반면 컴퓨터 시험은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Listening을 먼저 수행하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훨씬 수월했다. 집중력이 점점 올라가는 흐름 속에서 Writing을 마지막에 배치할 수 있어 시험 전체의 퍼포먼스를 높이기 좋았다. 특히 긴장감이 심한 수험생에게는 이러한 순서의 차이가 의외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시험 효율성의 차이
내가 종이시험을 처음에 선호했던 이유는 문제 풀이 스타일 때문인데, 특히 리딩을 할 때 줄을 긋고 메모하며 사고를 전개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딩 시험에서 문제와 본문을 반복해서 오가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부터 문제 풀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접근법도 바꿔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 하이라이트 기능의 장점
리딩 시험에서 줄을 긋고 메모하며 문제를 푸는 스타일을 선호했던 나에게, 처음에는 종이시험이 더 익숙하고 편리했다. 그러나 문제와 본문을 반복해서 오가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험을 한 후, 보다 효율적인 접근법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바로 컴퓨터 시험의 하이라이트 기능 덕분에 접근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컴퓨터 시험에서는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 이름, 연도, 숫자와 같은 핵심 키워드를 쉽게 하이라이트할 수 있다. 문제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미리 표시해두고 본문에서 해당 문단을 빠르게 찾으며 문제를 풀 수 있다. 이는 시간 단축에 매우 효과적이며, 문제를 풀 때 집중력을 높이고, 더욱 체계적인 문제 풀이가 가능해졌다. 특히 True/False/Not Given이나 Matching Headings 유형에서는 하이라이트 기능이 근거를 빠르게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이라이트 기능을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하고 더 효율적으로 시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2) 타이핑의 장점
종이시험에서는 손으로 직접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글씨를 빠르게 쓰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수정 과정에서 지우개 자국이나 선으로 지운 흔적이 많아지면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필기 시험에서 글을 수정할 때마다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컴퓨터 시험에서는 타이핑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타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있고, 글을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것도 훨씬 수월하다.
컴퓨터 시험에서는 타이핑을 하며 실시간으로 글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단어 수(word count)도 자동으로 표시된다. 이는 단어 수를 계산하는 부담을 크게 줄여주며, 시험 중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특히 Writing 시험에서 정확한 단어 수를 확인하며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유리했다. 필기시험에서는 단어 수를 손으로 셈하고, 수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타이핑 방식의 장점이 더욱 돋보였다.
4. 결과 발표일의 차이
컴퓨터 시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결과 발표가 빠르다는 점이다.
요즘 시험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2025년 기준, 컴퓨터 시험은 시험일로부터 보통 3~5일 내에 결과가 발표되며, 경우에 따라 48시간 이내 발표도 가능하다고 한다.
반면, 종이시험은 통상 13일 후에 결과가 발표된다. 유학 지원, 취업 지원 등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는 종이시험 결과 발표를 기다리기 어려울 수 있다.
나는 실제로 대학원 입학 서류 마감일을 앞두고 시험을 치렀던 적이 있었는데, 컴퓨터 시험 덕분에 결과를 빠르게 받아볼 수 있었고, 마감일을 무사히 지킬 수 있었다. 일정에 쫓기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컴퓨터 시험이 더욱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렇지만, 종이시험이 완전히 불리한 것은 아니다
물론 모든 수험생에게 컴퓨터 시험이 더 낫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종이에 직접 메모하며 사고를 정리하는 것이 더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여전히 종이시험이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쓰기를 할 때 자필로 글을 써야 더 잘 떠오른다는 유형의 수험생도 존재한다.
또한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거나, 타자 속도가 느린 수험생에게는 컴퓨터 시험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손으로 적을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글 전개 구조를 직접 써야 더 감이 잡히는 수험생도 있으므로, 본인의 스타일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IELTS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컴퓨터 시험 방식의 무료 모의시험을 통해 연습해본 후 본인의 스타일에 더 적합한 시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어떤 시험 방식이 더 나은 선택인지는 수험생의 학습 방식, 시험 당일의 컨디션, 일정 상황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필자가 직접 두 시험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 시험 효율성, 체력 분배, 대기시간 단축, 결과 발표의 신속성 측면에서 컴퓨터 시험이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본인의 상황과 성향을 잘 고려하여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필요하다면 두 유형을 모두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험 방식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익숙하고 효율적인 환경에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