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라운드의 인터뷰가 마무리가 되어 갑니다. 아직도 2개 학교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큰 기대는 되지 않습니다.
한국인 MBA 지원자가 감소함에 따라 이 게시판도 예전과 같이 활성화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특히 인터뷰 얘기가 많이 안 나오는 것 같네요. 이 게시판은 랭킹 싸움과 MBA 무용론, 스펙 평가들이 현재는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GMAT 준비할 때 부터 틈틈히 게시판을 보면서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저는 이번 라운드 결과와 무관하게 MBA 지원을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물론 합격하면 좋겠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MBA를 도전한 것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 지원을 하면서 많은 낙방을 경험하고 직장에서 새로운 도전도 하고 야근과 싸우며 GMAT과 TOEFL 시험을 준비하면서 많이 겸손해지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인터뷰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새로이 2019-2020 시즌을 준비하시는 분들과 MBA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감히 드리고자 합니다.
1. GMAT, TOEFL 생각보다 중요하다.
MBA 컨설턴트 분들이 하는 말이 에세이가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말도 맞습니다. 정성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에세이가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이죠. 다만, 정량적인 요소 역시 중요합니다. 온캠퍼스 인터뷰를 다니면서 외국 친구들을 보니, 참 다들 하나같이 훌륭한 커리어와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 인생 역시 특별하지만 남의 인생들 역시 상당히 특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GMAT, 학점, TOEFL의 경우 정량적으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GMAT, TOEFL이 평범, 아니 평범 보다 약간 아래라서 굉장히 힘들게 준비를 했습니다. 시험도 많이 봐야했고, 탑스쿨의 경우 언제나 언더독의 위치에서 지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소위 말하는 M7, Top 16에서 운좋게 인비를 많이 받고 인터뷰를 잘 마쳤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합격 가능성은... 글쎄요. 확신이 서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GMAT 720, TOEFL 110은 한국 토종으로 꼭 갖춰야 할 점수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저 점수 밑으로 지원했고 결과는 저도 궁금하네요.
2. Why MBA, Career goal에 대한 생각
현재 GMAT을 볼까 말까 혹은 GMAT 점수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지원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Why MBA와 Post-MBA goal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시기를 권유합니다. 주변에 MBA를 지원하는 친구들 중에 이 두가지가 애매한 친구들은 에세이를 쓸 때에도 인터뷰를 준비할 때에도 상당히 고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MBA 준비는 긴 과정입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구체적으로 할 수 없다면 아무리 높은 GMAT과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고전할 것입니다.
3. GMAT 넘어 에세이 넘어 인터뷰
GMAT 700이 처음 넘었을 때 Top 16은 이미 합격했고, 좀만 더하면 M7 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레주메 쓰는 것조차 막막한 자신을 보고 좌절했고, 에세이를 쓰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후회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고생 끝에 원서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처음 받았을 때는 모든 것이 잘될 것 같았는데 Walk me through your resume 답변을 제대로 만드는 것만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합격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는 딩이었습니다. 이번 라운드에 5개 넘게 인터뷰를 마쳤지만 어떤 학교에 합격을 할지, 한 학교라도 합격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에세이를 써보니 GMAT 준비할 때 좋았고, 인터뷰를 해보니 에세이 쓰던 시절이 호시절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인터뷰를 준비하던 때가 오히려 꿈만 같습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시되, 그 이후에 또 다른 과정이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4. Early 혹은 1라운드에 지원 학교 선택
Early 라운드가 있는 학교들 중 Duke Fuqua, UVA Darden, UNC Kenan-Flagler의 경우는 100%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캠퍼스 방문을 해야됩니다. Darden의 경우는 스카이프로도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3번에 적었다시피 인터뷰까지 과정을 밟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번의 GMAT, TOEFL 점수가 중요하다와 약간 상충되지만, 이 Early Action 라운드를 잘 활용하시면 전체 MBA 과정에서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Kellogg와 Tuck의 경우는 온캠퍼스 인터뷰는 지원자가 인터뷰를 먼저 신청할 수 있어서 100% 인터뷰를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GMAT 점수와 TOEFL 정수가 본인이 생각하는 미니멈을 충족한다면 인터뷰까지 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주는 학교들을 잘 골라서 지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드림 스쿨이라면 패키지가 완성된 이후에 해야겠지요.
5. Why this school에 대한 답 찾기
10개 학교 넘게 지원하다 보니 사실 알고보면 그 학교가 다 거기서 거기이기도 합니다만, 학교를 방문해보면 확실히 학풍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재학생과 접촉입니다. 동문도 좋지만 동문들은 학교를 떠나 현재를 사시는 분들입니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재학생 연락처가 수북히 있습니다. 랭킹만 보고 이 학교가 나의 학교다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꼭 재학생들과 연락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재학생과 이야기는 에세이나 인터뷰 준비에 요긴하게 쓰이니 실제로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학교에 대한 선망도 중요하지만 나와 학교의 fit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아 물론, 랭킹도 중요하긴 합니다.
합격도 안한 주제에 글이 길었습니다. 그냥 간밤에 게시판을 보다가 요새 부쩍 읽을만한 게시글이 없다 싶어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좋은 결과로 다시 인사드렸으면 좋겠네요. 아니면 저도 MBA 무용론자가 되어 댓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