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과 응시횟수의 상관관계, 토플 시험 응시 시
유의할 점
들어가며
토플은 국내의 여타
영어 시험(텝스나 수능 영어 영역 등)과는 상당히 다른 유형의
시험입니다. 전 국민이 응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능 영어와 비교할 때 응시자의 수도 현저히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토플에 대해 여러 오해와 환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오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토플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토플 응시 횟수와 점수가 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시험에 있어, 응시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점수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토플의 경우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응시
횟수가 많아질수록 슬럼프를 경험할 수도 있어 주의와 경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토플 시험
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영어 특기자 입시를 준비하였기 때문에 고등학생
시절부터 토플에 응시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까지 토플 강사로 일하였으며, 올해 상반기에 서울에 위치한 한 토플 고사장에서 감독관으로 일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경험을 활용하여 토플 수험생 분들이 토플을 공부하면서, 그리고
토플 시험장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론
1)
토플 응시
횟수와 점수의 상관관계
저는 토플 강사로 일한 적이 있는데요. 상당수의 수험생 분들이 점수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있었습니다. 대다수가 고등학생, 대학생 이여서 학업과 병행하여야 하는 등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개강, 개학 전에 점수를 내고자 하여서 첫 시험과 그 다음 시험의 간격이 불과 2주밖에 되지 않는 분들도 꽤 많이 계셨습니다. 즉 이 분들은 단기간에 여러 번 시험에 응시함으로써 목표 점수에 더욱 신속히 다가가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단기간에
여러 번 시험을 치는 수험생 분들 중 목표 점수를 달성한 분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강사로서 무척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었습니다. 이 분들이 공부를 게을리 했다거나 노력을 덜 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그리고 제가 못 가르쳐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열심히 단어를 암기하고
리딩, 리스닝 실전 문제를 풀고, 라이팅, 스피킹 영역에서도 대비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것일까요?
돌이켜 보면 저
또한 예전에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때에 같은 실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입시 원서 내고 내신, 수능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테니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까지
토플을 마무리하자.” 처럼요. 하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았고
저는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에도 토플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본래의 주제로
돌아와서, 제 생각에는 토플은 단기간에 수 회 응시한다고 하여도 점수 향상의 보장이 없는 종류의 시험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단기간에 여러 번 시험에 응시 하셔서 원하시는 점수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긴장, 스트레스
단기간에 여러 번
시험을 응시하게 되면 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 노력, 그리고 돈이라는 귀중한 재화를 투자한 만큼 반드시 기한 내에
점수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평상시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가르쳤던 A님(남성)은
미국 대학 편입을 위해 토플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오고 대학도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c.c(community college)를 다니고 계셨습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미국에서 수학을 하셔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셨고, 고등 교육을 현지에서
받은 만큼 고급 어휘 및 숙어, 그리고 어려운 지문의 소화도 문제없이 하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으로
입국하기 두어 달 전에 반드시 토플 점수를 최대한 높게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셨고, 단기간에
수 차례 토플에 응시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래 점수보다 5점을
높일 수 있었지만, 원하시던 점수인 110점 이상을 달성하는
데에는 실패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에 A님의 실력은 110점 이상을 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리딩, 리스닝, 라이팅, 스피킹 모든 영역에서 평소처럼 실수 없이 한다면 무난하게 110점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A님 마음
속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본디 실력 발휘를 저해하였고, 이것이 패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입니다.
A님께서 조금만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공부하고 시험에 임하셨다면 점수가 더욱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
매너리즘
반대로 매너리즘에 빠져서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예전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만났던 또래의 B양은 중, 고등학교를
오세아니아 에서 나왔으며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하던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명문대학교에 반드시 진학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재수를 넘어 삼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입시의 다른 정성 요소(봉사활동)와
정량 요소(AP 등)도 함께 준비하던 친구였기에 토플은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달에 토플 아이디를 바꿔가며 서너 차례 응시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12점이라는, 영어특기자임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고 토플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제가 옆에서 이 친구를 지켜보니 너무나도
잦은 빈도로 시험을 치게 되어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습니다.
사람에게는 체력적인 한계도 있지만 정신적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토플도
엄연한 시험의 일종이고, 지나치게 빈번하게 토플을 응시하게 된다면 정신적으로 한계에 봉착하고 매너리즘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 대하여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토플 응시할 때 주의할 점
(1) 템플릿 적어두는 행위
간혹 토플 초심자
분들 중에서 템플릿 암기를 완벽히 하지 못하신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하여 쉬는 시간에 scratch paper에 템플릿을 적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는 중대한
cheating 행위로, 제재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또한 스피킹 디렉션이
나올 때 템플릿을 적는 것도 자제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제가 감독관으로 일했던 토플 고사장에서는 수험생
분들이 스피킹 디렉션 시간에 scratch paper에 뭔가를 적지 않게 감독하라는 지시를 들었습니다. 부정행위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따로 적어두지 않더라도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체화하는 것입니다.
(2) 벼락치기
토플은 기본적으로
벼락치기가 가능한 종류의 시험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고등학생 때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벼락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전날에 새벽 4~5시까지 공부하고
잤던 것인데요. 당일에 피곤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잘하던 리딩,
리스닝 파트에서 졸아버려서 점수가 더욱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토플 전날에는 오답노트
정도만 따로 두어 시간 보면 충분합니다. 저와 같은 우를 범하시는 분들은 없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만, 노파심에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3) 쉬는 시간에 앉아있기
쉬는 시간에는 반드시
밖에 나가 있어야 합니다. 감독관들이 대체로 안내해주지만 간혹 고사장이 매우 붐비는 경우에는 감독관들이
따로 지시를 해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반드시 나가 계셔야 하며, 만일
시험장에 머무를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