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리딩 점수가 오르지 않는 이유와 보완하는 공부 방법
들어가며
토플 리딩 공부를 하다 보면 초반에는 점수가 상승세였다가 쉬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수의 정체기를 겪지 않는 운이 좋은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제가 토플 강사 및 ‘네이버 엑스퍼트’에서 영어 전문가로서 영어 학습 관련 상담을 하다보니, 국내파 수험생들 중 상당수가 리딩 점수 정체기를 경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케이스를 많이 목격하였으며, 순수 국내파 토플 학습자로서 저도 동병상련을 느끼게 되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토플 점수는 대체로 다음 세 단계를 거쳐 향상됩니다.
(1) 이론 학습(문법, 구문, 어휘 등 영어의 기초)
(2) 문제풀이(일명 ‘양치기’라 하며, 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 보는 것)
(3) 오답 리뷰(오답노트를 작성하여 반복되는 실수를 방지하고 어떤 부분에서 약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보완하는 것)
사실 위의 세 단계는 비단 토플이나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 분야에서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개인의 영어 기본기에 따라 1단계인 이론 학습은 건너뛰고 2, 3단계만 하여도 충분히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어학 연수나 조기 유학 경험이 있거나, 학창 시절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셔서 수능 영어에서 1~2등급의 높은 등급을 달성하신 분들이 대체로 그러합니다. 이러한 분들은 리딩, 리스닝 영역에서는 대체로 어려움을 겪지 않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 영역에서의 정체기도 없이 스무스하게 넘어가시는 경향이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게 됩니다.
그러나 토플 공부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위와 같은 케이스(해외 어학 연수를 다녀오셨거나 혹은 어릴 때 수능 영어에서 높은 등급을 달성하신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의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분들께 제가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싼 어학 연수와 학창 시절의 수능 영어 영역 고득점=토플 고득점 및 리딩 정체기 극복의 필요충분조건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설령 어학 연수를 다녀오지 않더라도 토플 고득점이 충분히 가능하니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학창 시절에 영어에 다소 관심이 없으시거나 소홀하셨더라도 전혀 무방합니다. 지금부터 목표를 수립하여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등 자원을 투자해 주신다면 원하시는 토플 점수를 받으실 수 있으며, 리딩 정체기 또한 극복 가능합니다.
본론
어학 연수나 유학 경험이 없거나 어린 시절 수능 영어에서 고득점을 받지 못하셨더라도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이론 학습, 문제 풀이, 그리고 오답 노트 작성을 해주시면 리딩 영역에서 정체기를 극복하고 고득점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험생 분들께서는 그렇게 하실 시간이 태부족하신 경향성이 있으십니다. 상급 학교 진학이나 교환 학생 지원까지 시일이 얼마 남지 않으신 경우가 대체로 많습니다.
리딩 영역에서 점수가 쉬이 오르지 않고 이른바 정체기를 겪게 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 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 공부량 부족
2) 오답노트 방법이 잘못된 경우
3) 단기간에 리딩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각각의 정체기 요인에 맞춰 솔루션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공부량이 부족해서 리딩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 경우
제가 영어 특기자 입시를 준비하던 때의 일입니다. 같은 전형을 준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도통 110점을 넘기기가 어렵고 특히 리딩과 라이팅의 점수가 25점 이하라고 하였습니다. 왜 점수가 이렇게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 친구는 어릴 적에 영어 유치원을 나왔으며 어학 연수 경험까지 있어 영어 스피킹이 상당히 유창하였습니다. 리딩과 라이팅의 점수 정체기만 아니었다면 아주 쉽게 110점을 넘겼을 것입니다. 저는 국내파로서 이 친구와는 정 반대로 스피킹 영역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평소 토플 공부량을 들으니 정체기가 올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영어 특기자 전형의 2차 시험(보통 인터뷰와 에세이)를 준비하느라 온 힘을 쏟는 바람에 토플 공부는 2~3일 전에 잠깐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어릴 적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비롯한 사교육을 담뿍 받았기 때문에 언제나 영어를 잘 한다는 칭찬을 들었으며, 따라서 영어 특기자 전형의 1차는 당연히 통과될 것으로 믿고 토플보다는 2차 시험에 주력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리딩 정체기가 왔던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플이 물론 GRE나 SAT보다는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 국적의 학생으로서 결코 만만하게 볼 시험은 아닙니다. 토플 리딩 점수가 예전과는 달리 잘 오르지 않는다면, 20점 초중반 대에 머물러 있다면 공부량을 먼저 점검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적어도 두세달 가량, 하루 두 시간 이상 리딩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 주셔야 합니다. 영어를 아무리 잘 한다고 하여도 시험 직전 며칠 정도만 공부해서 리딩에서 고득점을 내는 것은 어려우며, 만일 이렇게 하신다면 거의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순수 국내파로서 토플을 공부하면서 당시 시중에서 구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토플 문제집(ets 공식문제집, 토마토, 그리고 군소 출판사에서 출간된 토플 문제집도 가리지 않았습니다)을 풀었습니다. 특히 해커스 토플 Actual test 문제집은 3회 이상 풀었습니다. 가장 문제의 퀄리티가 좋고 실전 난이도와 출제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집을 한두권 푸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국내파로서 리딩 정체기를 극복하고 고득점을 받으려면 정말로 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 보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안정적으로 리딩 점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오답노트 방법이 잘못된 경우
문제를 충분히 풀어 보셨는데도 불구, 리딩점수 정체기를 겪고 계신 분들은 십중팔구 오답노트를 잘못 작성하고 계셨습니다. 눈으로만 정답지를 훑는다거나, 디테일한 리뷰 없이 한번 더 문제풀이를 해보고 맞으면 넘어가는 분들이 상당히 계셨습니다. 오답노트를 작성하시더라도 대충 문제와 답만 적는 경향이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위의 리뷰 방법은 죄다 제대로 된 리뷰 방법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오답 노트에는 “틀린이유 및 그것을 선택한 이유, 정답이 왜 옳은지 지문에서 근거를 찾기. 그리고 몰랐던 단어도 따로 정리” 해주셔야 합니다.
틀린 이유도 적어주셔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지만 추후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skip하고 넘어가신다면 나중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또한 토플 리딩의 모든 문제는 지문에서 근거를 찾기가 쉽게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근거를 오답노트에서 꼭 명기해주셔야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3) 단기간에 리딩 점수를 향상시키는 방법
양치기를 해주시고 오답노트를 꼼꼼히 작성해 주시면 반드시 리딩 영역에서의 정체기를 극복하고 목표 점수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리딩 점수 향상을 도모하셔야 한다면 꼼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때에는 답지를 참조하시면서 공부하시면 아주 좋습니다. 해석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답지를 먼저 보고, 답지에서 어떻게 그 문장을 해석하는지 분석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역으로 리딩 passage를 다시 보고 해석한 후 문제풀이에 착수하면 됩니다.
저는 이러한 꼼수를 제2외국어인 일본어를 공부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JLPT N3를 히라가나, 가타가나에서부터 시작하여 단기간에 취득하고자 하였습니다. 아예 히라가나, 가타가나 학습부터 시작하였기에 순수히 N3만 공부한 것은 대략 한 달입니다. 그 한 달도 대체로 리스닝에 투자하였고 리딩 공부는 차일피일 미루다 시험 일주일 전에 본격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처음 리딩을 할 때는 해석이 되는 것이 없어 등이 땀으로 가득하였습니다. 따라서 해석이 힘들 때에는 답지를 먼저 보고 분석한 후 다시 리딩 passage를 보고 문제풀이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2~3일 정도 하니 실전감각이 무척 높아지고, N3 시험에서는 상위 5%의 성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나도 없으시다면 이렇게 답지를 먼저 참조한 후 공부하시는 꼼수를 사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