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리스닝 점수가 오르지 않는 이유와 보완하는 공부 방법
들어가며
저는 이전에 멘토 3기로 활동하며 ‘토플 공부 초반에는 리딩, 리스닝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해 주시는 편이 좋다’는 말씀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리딩, 리스닝의 비중은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120점 중 절반인 60점입니다. 하지만 스피킹과 라이팅 영역에 리딩, 리스닝 실력을 요하는 독립형 문제 유형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리딩, 리스닝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해, 리딩과 리스닝의 기본기가 약하다면 스피킹, 라이팅에서도 문제점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리딩과 리스닝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특기자 입시를 준비하며 다양한 유형의 토플 학습자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영미권 국가에 2년 이상 체류한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간혹 가다 6, 7년 이상 아주 오래 유학하며 중, 고등학교 교육을 현지에서 마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토플 리딩, 리스닝의 고득점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 가운데에도 토플 리딩, 리스닝이 26점 이하여서 결국 토플을 그만두고 토익으로 전환한 케이스를 정말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반면에 저와 같이 해외 유학 경험이 전무한 국내파 학습자라도 리딩, 리스닝에서 안정적으로 만점을 받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위와 같은 영어특기자 입시 경험을 통해 저는 토플 리딩, 리스닝에 대해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유학을 다녀왔다고 해서 토플 리딩, 리스닝에서 자동적으로 만점에 수렴하는 고득점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체계적으로 대비한 국내파가 더 유리할 수 있다.
(2) 토플 리딩, 리스닝은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최대한 기간을 오래 잡은 후 공부하는 편이 정신건강상 이롭다. 하지만 단기간에 고득점을 받아야 한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3) 토플 리딩, 리스닝은 결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아니다. 옳은 방식으로 적절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100%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는 리딩 정체기 요인 분석과 해결책에 대하여 칼럼을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리스닝 정체기 요인 분석과 그 해결책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론
리스닝 점수 정체기 요인
지난 시간에 토플 점수는 세 단계를 거쳐 향상된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1) 이론 학습
2) 문제 풀이(양치기)
3) 오답노트 작성
리스닝도 마찬가지로 위의 세 단계를 거쳐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세 가지에 맞춰 정체기 요인을 설명드리고 그 해결책 또한 제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이론 학습
리스닝에 있어서 이론(문법, 어휘, 구문 분석 등)은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타고난 어학적 재능으로 쉽게 만점을 받는 분들도 계시며, 이러한 분들 때문에 ‘리스닝 영역에서는 이론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하고 의문을 품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하지만 토플 리스닝을 정석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은 역시 이론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문법, 어휘적 기초가 빈약하다면 복잡한 문장에 대한 구문 분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아시다시피 토플 리스닝은 여타 영어 공인 시험(토익 등)보다 지문과 각 문장의 길이도 길고, 복잡한 문법과 어휘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리딩에서 문법/어휘적 지식이 부족하다면 제대로 된 독해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리스닝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토플 단어장을 외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문법과 어휘적 지식을 동시에 보충시켜 나가야 합니다. 단순히 토플 단어장만 암기한다면 복잡한 문장이 나올 때 단어만 드문드문 들리게 되어서 전체적인 숲을 파악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전체적인 요지 파악 대신에 간헐적으로 들리는 단어를 토대로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판단하기에 이론적 기초가 부족한 편이라면 본격적인 토플 학습으로 넘어가기 이전에 이론부터 학습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한 달만 투자하시면 되며, 하루 순공시간은 5시간 이상으로 계획해 주시면 좋습니다. 교재는 ‘해커스 토익 RC 기본서’ 등 토익 기초 교재를 추천드립니다. 토익 기본서에 문법 사항이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독학하기에도 커리큘럼이 아주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2) 문제 풀이(양치기)
토플 리스닝에 있어서 문제풀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본기가 특별히 없어도 양치기만으로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는 토익과는 달리, 토플에서는 극히 드문 경우(어학적 재능이 탁월한 케이스)를 제외화고 이론적 학습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문제 풀이는 문법, 어휘 등 이론적 지식을 어느정도 체득한 이후에 행해 주시기를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영어 특기자 입시를 준비하던 때에, 현역(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당시의 토플 최고 점수는 110점이었습니다. 30 30 30 20이라는 아주 기형적인 점수였습니다. 저는 스피킹이 유독 낮았던 이유는 해외유학을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이 전형을 선택한 것이 정말 옳은 것이었을까?’하며 고뇌하였습니다. 110점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낮지 않은 점수이며 고득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혹한 영어 특기자의 세계에서 110점은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점수였습니다.
그러나 저를 항상 격려해 주었던 유학생 출신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 무척 유창한 스피킹 실력을 보유하였으며, 스피킹 파트에서는 늘 26점 이상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 친구와는 반대로 리딩, 리스닝에서는 항상 만점이 나왔으나 스피킹의 점수로 고전했습니다. 이 친구는 ‘나는 유학을 다녀왔는데도 리딩, 리스닝에서 만점이 잘 나오지 않는데 너는 참 대단하다’며 저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힘든 입시 시절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었던 에너자이저 같은 친구였습니다.
다만 이 친구는 스스로 영어를 잘 하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리딩, 리스닝에서 문제풀이를 다소 태만한 태도로 임하였습니다. 시험 전에도 거의 공부하지 않았으며, ‘이번에는 만점이 나오겠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와 달리 유학 경험이 없었기에, 언제나 꾸준히 리딩, 리스닝 공부를 하였습니다. 매일같이 하루 1시간씩 투자하여 해커스 TOEFL ACTUAL TEST 책의 모의고사를 1회씩 풀었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문제풀이를 하였던 것이 안정적으로 리스닝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습니다.
리딩과 마찬가지로, 저는 당시 시중에 출간되었던 거의 모든 토플 교재를 풀어보았습니다. 또한 해커스 실전 책은 3회 이상 풀었습니다. 이정도로 양치기(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을 해 주시면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3) 오답노트 작성
제가 토플 강사로서 다양한 학습자 분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리스닝 파트의 오답노트를 간과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정체기를 겪으시는 분들 중 십중팔구는 오답노트 단계에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틀린 문제를 한 번 가량 더 듣고 넘어가시는 경향성이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틀린 문제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다시 듣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실수를 리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리스닝 오답노트를 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Dictation
2) Shadowing
리스닝의 전체 지문에 대해 딕테이션이나 섀도잉을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는 과도한 노력이며 비효율적입니다. 잘 들리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만 딕테이션 혹은 섀도잉을 해주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공부 초기부터 딕테이션보다는 섀도잉을 하였습니다.
들리지 않는 부분에 대해 섀도잉은 총 3회 해주시면 됩니다. 첫 2회는 스크립트를 보면서 섀도잉 해주시고, 마지막 1회는 스크립트 없이 바로 리스닝 화자의 말을 따라해 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한달만 해주시면 리스닝 실력이 부쩍 늘어난 것을 실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리스닝 정체기 요인과 그 해결책을 알아보았습니다. 혹시 의문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질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