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토플점수 턱걸이로 맞추고 GRE 점수도 힘겹게 만들어서 미국에 유학왔더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일상생활 하는데 영어로 대화가 심각하게 안된다는걸 제차 알게되었습니다. 말하는것도 broken English 이고 듣는것도 두루뭉실하게 들려서 정확히 못듣고 어떨때는 아주 쉬운 얘기 (예를들면 "내가 이거 숙제 올리면 그거 보고 너가 피드백 달면 돼" 같은) 하고있는게 분명한데도 정확히 못 알아듣고.. 하는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broken English 다 보니 듣는사람이 제가 하고있는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듣고 머리아파하고, 기계적으로 영어말 만들어서 하다보니 말의 뉘앙스 이런거 일단 제 스스로부터 잘 안와닿고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달되어서 곤란한 경우도 자주 있었어요. 시간 지나고 계속 신경쓰고 노력하면 나아질거라고 주위 조언도 듣고 이곳 게시판 글도 읽으면서 몇 년 버티고 지내왔는데 여전히 영어로 하는 말은 broken English 고 기계적인 문장에 감정이나 뉘앙스는 없고 상대방이 하는 말은 잘 안들리고 그래요. 정확하게 듣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두루뭉실하게만 들리고 너무 답답해서 같이 수업듣는 중국인 친구들한테 살짝 물어보면 대부분 듣는건 다 들리는데 말을 하고싶은만큼 못해서 고민이라 하더라고요. 주위 한국인 유학생분들 경우에는 일상생활하는데 영어가 전혀 문제가 아닌것처럼 보여서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 어렸을때나 청소년기때 영어권 국가에서 몇 년간 생활하면서 체득을했더라고요.
여튼 수업시간에 간단한 묻고 답하기도 잘 안되고 동문서답하고 되묻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과 교수가 수업시간에 다른 학우들 말은 잘 들으면서도 제가 얘기하면 아예 말을 자르고 넘어가버려요. 바보취급 당하고 있다는게 피부로 느겨질때도 있고요. 지도교수도 연구관련해서 의논하러가면 답답해하고 말을 잘 못하다보니 이제는 저를 허술한 사람 못믿을 학생으로 보시더라고요. 수업시간에는 자존심 이런거 잘 조절하고 인내하면서 지내왔고 지도교수 연구미팅은 제가 죄송해서라도 열심히 집중해서 듣고 정상적인 영어로 대화하려 하는데 영어가 broken English 로 굳어진지 오래라서 그런지 신경을 써도 별 차도가 없어요.
이곳 게시판에서 읽은 글 중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글이 하나 있는데 영어가 안되면 유학을 오면 안된다는 글이었어요. 기억에 누가 언어/영어 때문에 힘들다는 글을 올렸는데 댓글로 다른분이 영어가 안되면 유학을 오는게 말이 안되지않냐고 달았던것 같아요. 요즘들어 속상하고 인정하긴 싫지만 점점 그 말이 맞는말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영어가 안되는데 미국에서 영어로 대화해가면서 수업듣고 의논하고 연구하고, 자체가 안되니깐요. 정말 열심히 잘할수 있는데 영어가 안되어서 지금까지 힘들지만 포기하지않고 준비하고 버텨왔던것들, 꿈과 목표등등을 떠나야 할 상황에 처하니 그저 영어 크게 문제없이 대화나누고 의논하고 잘만 지내는 주위 분들이 부럽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