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국가지 않았습니다.
아니 태어나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이번 가을에 공대대학원 과정을 위해 처음으로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요즘 출국전까지 학교에서 평소 듣고싶었던 수업 듣고
평소 읽고싶었던 책들 읽으며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더 여실히 느끼는게 하나 있습니다.
"토종한국인인 난 그냥 영어는 적당히 하고 전공공부에 전념하는게 더 효율적이겠다"
처음 대학와서 겪은 한 사건을 통해 영어에 설움을 당한후 영어공부을 진지하게 시작하여 최근까지 꾸준히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렇게 어찌어찌 시험영어들은 공부를 안하여도 별문제가 없었고 또한
영어로 적힌 논문이나 교과서 그리고 미국명문대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강의를 이해하는데
해당 전공지식이 부족해 이해력이 저하되었지 영어때문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살기 얼마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영어공부를 거의 손 놓았습니다.
요즘 영어공부를 거의 하지않고 그 시간에 전공공부에 전념하는 이유는 바로 "여자친구와의 영화시청"입니다.
전공공부에 좀 더 전념하자고 더 여실히 느끼게된 것은 지난 2주간의 영화시청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몇년간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데 케나다인입니다.
금요일 밤에 별일 없으면 조용히 여자친구 집에서 같이 한 음식과 함께 노트북으로 영화한두편 보는 걸 좋아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양들의 침묵" 오늘은 그 2편은 "한니발"을 보았습니다.
정말 따라가기 힘들더라구요...
그간 드라마나 팟케스트들은 히어로즈 무비들은 대화를 들으며 스토리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었는데,
이것들은 제가 금요일 밤에는 항상 피곤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영어실력이 턱없이 부족해서 그런지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여자친구는 제가 멍하게 보는 것을 눈치채고 도와주려고 하였습니다.
그 수많은 대화속에서 다음 스토리를 이어가는데 있어 의미 깊은 문장 그리고 단어들을 캐치해내며 저에게 설명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같이 한국영화 볼 때에는(양들의 침묵과 같은 명작이나 대화가 중요한 영화들) 비록 영어자막이 있다하더라도 여자친구가 중요한 사건 단서들과 대화들을 놓쳐 저에게 물어보았고 전 그것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제 이해력이 확연히 저하가 되니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느낀바는 차라리 매워지지 않는 원어민과의 간극때문에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그냥 전공공부에 전념하자입니다.
영어공부도 물론 꾸준히 해나가야 하겠지만 이러한 것을 점점 깨달아가니까 영어공부에 대해 예전만큼 의지와 의욕이 없네요.
물론 제가 영어공부를 통번역과정분들만큼 피터지게 안한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영어라는 것은 알아갈수록 제 언어적 능력부족으로 좁히지 못할 한계들이 보이더라구요.
특히 시와 고전문학을 읽으며 많이 느꼈습니다. 여자친구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시라며 읽어보라고 하는데 전 이해가 별로 되지않으니 감흥을 못느끼는거죠 ㅎㅎ...
야밤에 그냥 많은 생각이 드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