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쓰려다 짧게하고 갑니다. 님의 지도교수님은 님에게 각별한 신경을 쓰고 계시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분의 직설적인 말씀들이 님의 감정을 상하게 했을수는 있지만, 그런 것또한 님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렇게도 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자신의 학생이 현재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게 말해주는것 지도교수로서 정말
중요한 역할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기대에 미쳤다 못미쳤다를 떠나서 분명 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마음이 지쳐 힘드셨겠지만, 힘내시고, 밥 잘먹고 운동 열심히 하며 빨리 스트레스 털어가면서 다시 일해가세요.
중요한거 한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적어도 세가지정도의 연구방향을 님이 제시할수 있어야하는데,
기본적으로 지도교수님이 그중 방향 한가지는 마련해주시는게 보통입니다.
그걸 기본연구로 하면서 님이 다른 두가지도 만들어 나아가는거거든요.
그런 방향또한 님에게 맡겨진 기본적인 프로젝트와 실험방법과 관계되구요.
먼저, 지금 님에게 맡겨진 주제와 실험 일들이 님이 소화하시기 어려운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실험방법이나 주제가 잘아는것이고, 이론적으론 간단해보이는데 막상 주어진대로 실험을 해보면
늘 잘 안되고 계속 실패한다든지 현실적인 문제가 많은 경우가 있죠.
그렇다면 이건 무한도전하듯 무한반복할게 아니라 실험접근 방법을 완전히 바꿔야만 해결이 되요.
혹은,
실험방법이나 실험 디자인은 잘 되어있고 어려운게 아닌데,
님에게 주어진 데이터나 아무런 방향제시도 없고 지도교수님 조차도 그방향은 잘 모르는 경우죠.
님이 더더구나 그 연구방향이 처음이라면 혼자서 해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 일을 극복하기 위해선, 이건 님이 아직 그분야를 잘 몰라서이니, 먼저 관련 논문을 읽어봐야합니다.
그냥 머리로 생각만 하지마시고, 논문을 잘 읽은다음 정리를 해서 노트해 놓고 보세요.
나중에 계속 리딩하고 지식이 쌓이면서 보다보면 이게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구나 하고 느낄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퍼에 나온 실험 조건에서 왜 이렇게 설정하는지 궁금증도 나올껍니다.
페이퍼엔 잘 설명되어있지도 않구요. 그래서 다른 비슷하지만 다른 걸 또 찾아 읽게되구요.
이렇게 주위에서 님에게 관련연구에 대한 조언해줄사람이 아무도 없을때는 열심히 파고들어야합니다.
그러면서 님만의 실험 디자인이 님에게 바로 주어진 과제가 되는것이구요.
알면 알수록 더 많이 궁금해지고 더 많이 읽게됩니다.
하지만 모를때는 그냥 주어진게 다란 느낌이 들고 황망하게 느껴지는게 연구더군요.
아무튼 교수님이 스스로도 잘 모르는 방향에 대해서 나아갈때는 스스로가 더 많이 리딩을 해야하구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학교내 관련 분야 연구 교수님이 있거나 그런연구를 하는 분이 계신다면 물어볼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잘 알고 적을 알면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예전에 한문시간에 그런 이야기가 있지요.
님의 문제를 먼저 파악하시고, 그런다음 해보세요. 분명히 길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필답시험처럼
답이 있는게 아니어서 님이 진행하는 그 자체가 새로운 연구고 길이 되는 거란겁니다.
그러니 바른 연구 방향을 잘 잡은다음엔 잘 될꺼란 확신을 갖고 임하세요.
사실, 어떤 연구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 없습니다.
그저 연구역량과 경험, 노력, 그리고 가능성이 크다 싶은 실험 예측을 믿고 해나아가야 하는거라서요.
어떤 경우든 스스로를 포기하지마세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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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박사 2학기차 시작했습니다.
수업은 잘따라가고 있고 인간관계도 문제가 없습니다.
교수님이 우리나라로 치면 정년퇴임하실 나이가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연구하시고, 논문 읽으시고, 학생들 지도 열심히 해주시고.
아무튼 학생 입장에서는 최고의 지도교수님 이십니다.
문제는 저에게 있습니다.
연구프로젝트 진행을 해야 하는데, 1학기 지나고 2학기 차에도 진전이 없고
아이디어 생각해서 가져가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서,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를 다른 것으로 생각해보라고
이렇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오늘은 교수님께서 미팅 시간에
내가 너를 over estimate 한것 같다. research background가 부족한 것 같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석사학위가 있고, 석사때 괜찮은 논문을 써서 RA를 받아 유학을 올 수 있게 되었는데,
performance가 교수님 기대에 전혀 못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겠지요.
그 뒤로는 머리가 멍하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말이 머리에 하나도 안들어오고.
하루종일 우울하고, 내가 박사를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RA 지원은 계속 받을 수 있을지, 퀄은 통과 할 수 있을지. 곧 학교에서 쫓겨날 것만 같네요.
자신감이 바닥을 기다 못해 이제 지하까지 떨어진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으면 나아질런지...
참 힘이 드네요 ㅠ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