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미국교육이 더 우월하다' 또는 '미국와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볼 때마다, 가끔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간혹 있었거든요. 물론 제도는, 특히 기초과학은 (제가 과학분야에 있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듣기에), 제도적으로 더 잘 갖춰진 게 맞는 것 같아요. 엄청 비싼 장비, 또는 엄청 비싼 시약, 긴 안목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등을 고려하면 말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올라오는 내용이, '교수님께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한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언어 스트레스가 좀 사라지고 나니, 드는 생각이 '질문의 질'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엄청 자유롭게 질문하는 것에 놀라긴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이 양'과 '질'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또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질문 10개를 하는 시간에, 양질의 질문 1개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상대적으로 한국이 질문하기가 더 어려운 분위기이긴 하겠지만, 제 전공에서는 아예 질문할 기회가 없거나 압살당한 적은 없었고, 오히려 약간의 긴장감때문에 제가 가진 질문이 10개면 그 질문들을 잘 다듬어서 몇 가지로 스스로 추려내는 과정에서 더 좋은 질문이 생기기도 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스로 조사하는 방법' 뭐 이런 기술(?)적인 부분도 조금 늘었구요.
그리고 미국학생들이라고 암기 학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학부는 전공 성격에 따라선 미국 한국 할 것 없이 기초지식을 흡수하는 데 집중하는 게 맞는 분야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암기없이, 창의성만 강조하는 교육은 어렵다고 봅니다.)
미국와서 제대로 공부한다고 느끼는 것은, 대개는 유학오는 단계가 1. 대학원이거나 혹은 2. 유학 결심 자체가 공부에 대한 결심이 전제된 것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상은 인문계열인 제 생각이었는데,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