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려고 지난 학기부터 대학원생 일본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일본 선생님 열정적으로 잘 가르치십니다. 참고로 경력이 20년 넘은 여자분이십니다. 타이틀은 lecturer고요.
그런데, 그 선생님 얼마전부터 문제적인 발언을 하시더군요.
선생님 : 한국의 전자제품이 일본의 소니를 앞지르고 있다면서요 스고이데스네~
학생: 네. 한국이 지금의 경쟁체제에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선생님: 왜 한국이 선전한다고 생각하나요?
학생: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미래지향적인 비젼을 갖고 있어서요.
선생님: 그런데 왜 한국은 위안부 문제를 또 들먹이지요? 미래지향적이라면서요?무슨 사과가 또 필요하지요?
오늘은 수업시간에 4명의 일본 회사원들을 게스트로 초정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수업 전체가 7명의 여자 대학원생들인데 소개를 "예쁜 여자들" 로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어머 실례헸습니다. 여기는 캬바쿠라(룸싸롱처럼 여성이 손님을 접객하는 곳)가 아니지요"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학문하는 사람이지 여자로 앉아있는게 아닌데 왜 저런 말을 굳이 하는지.
게다가 끝나고 단체 사진촬영을 하자고 하셔서 일렬로 섰는데, 여학생들은 일본 미인도에 나오는 뒤돌아서서 어깨넘어로 돌아보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시는 겁니다. 앞에 선 일본남자분께서 "이크, 뒤 돌아보면 실례겠네요. 앞만 봐야지" 하시는데 수치심이 느껴지더군요.
끝나고 동료들에게 불쾌함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제가 인문박사라서 그렇지 이런거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미국입니다. 이런일이 흔하지도 않고 흔해서도 안됩니다.
학교 여성 센터에 찾아가서 얘기하다가 Office of Harassment and Discrimination에 리포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방금 리포트를 하고 나오는 길입니다. 실명을 해도 좋으니 제대로 bring up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학점을 못받는 한이 있어도 싸우려고 합니다. 여성학자가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학문화에서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