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님도 포닥후 첫 직장이나 다름없었고 저도 학부 3학년 이었어요.
그때는 호기롭게 의기투합하여 잘 할 것 같아서 석사로 지원 했지요. 덜컥 3년짜리 프로젝이 되어서 박사로 전환 했어요.
잘 될것만 같았는데 교수 지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고 전체적인 방향성이 전무하다 싶이 했어요.
싸우고 나간 학생도 있었으며 같이 일하던 페이퍼는 1저자 자기 이름만 올려서 저널에 내기도 하더군요 (결국 리젝당함)
포닥이 저널에 원고료 내달라고 하니 돈이 없다고 거절 하기도 하더라구요.
결국 테뉴어 결과도 나오기전에 다른 학교로 옮기겟다고 요즘은 여기저기 인터뷰 하고 다니더라구요. 알게뭐람.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한명 빼고 다른 박사생들은 다 랩을 떠나고
저는 박사 4년차가 되었어요. 한 학교에서 8년차가 된거죠.
한가지 다행인것은 커미티 교수님들이 저를 지지해 주셨어요. 지도 교수보다 오히려 더 자주 만났고 제 연구를 이해해 주세요.
얼마전에는 한분을 co-adviser 로 추대 했어요. 졸업하기 위한 제 몸부림이 시작된거죠.
학과내 다른 교수님들의 지도를 믿고 남은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나름 변명을 하자면 상황을 직시하기에 저는 너무 어렸어요.
사실 박사치고는 많이 어린편이에요. 학부 수업들어가면 학생들이랑 같은 나이에요.
고등학교도 조기 졸업했고.. 아마 사회생활 눈치가 부족했던 걸까요? 1-2년차에 일찍 옮겼어야 하는데
어린 맘에 초등학교때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것 처럼 시키는데로 열심히만 하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묵묵히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면 될거라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맨땅에 머리박는 연구를 했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간이 너무 지나 랩을 떠나기에는 늦었고요. 자랑스러울만한 연구 성과도 없어요.
도대체 뭘 한건지 저도 모르겠어요. 항상그래요. 좀만 더하면 될것 같아 좀만 더하면 될것 같아.
이상하게 퀼과 프리림은 아무 문제없이 잘 치루었다는 것. 아무리 페이퍼가 잘 안나오는 필드라도
부끄러운 것은 이것저것 건드린 것은 많은데 아무것도 저널 페이퍼로 만들이 못했다는 것 (컨퍼런스는 여러번..)
서툴고 경험없는 제가 이겨내기에는 너무 힘든 현실입니다. 다른 교수님이 었다면 나를 잘 거두어 주셨을까..
이렇게 부족한 난데 어떻게 퀼과 프리림을 왜 나를 합격시킨건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퀼도 너무잘봄 얼떨떨)
학과에서 매년 TA도 주시고 금전적으로나 주변 인물들은 저를 도와주시는데 기대에 부흥못하는 제가 너무 싫어요.
제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라이팅이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학부때 철학을 복수전공하기도 했으니까요.
박사가 되기위한 그 무언가가 없는 건가요. 나의 부족함이겠죠. 남을 탓할수는 없어요.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지금이라도 1-2년 내에 졸업만 할수 있다면 좋겠어요.
교수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성공해야 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그냥 계속 연구 할수 있으면 좋겠어요. 안되겠죠.
석사 논문정도는 다음달에라도 발표할만 큼 있는데 스트레스, 불안감에 잠시도 집중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옆에서 가깝게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하면 페이퍼가 되겠다"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열심히 해봐야 항상 비난하고 숨겨뒀다 자기 혼자 페이퍼 내버리는 교수 밑에서 "잘"해내기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지난 일중에 예를 들면..
어떤 실험을 해야했어요. structure 를 지어지게 하고 물품을사고 그런것들은 지도교수님이 하셨습니다
돈써야하는 일이니까요, PI 오더했어요. (사실 여기부터 문제 입니다. 학생들이 계획서를 올려서 실험을 계획하는거 아닌가요?)
뭐 여기까지는 나름 생각이 있어서 하는 거라고 칩시다. 다 지어졌어요. 저는 이때부터 투입됩니다.
분석방법이며 심지어 뭘 들여다볼지 목적도 없는 실험에 내던져져서 시키는대로 하기는 했는데..
처음부터 방향성 없었던 일이고 제가 계획한 일도 아닌데 그걸 제가 처리해야하는 모양이 되었어요.
아 물론 어떤 실험 주제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박사생이 계획하고 하는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싶었어요.
하지만 이 문제는 계획중에 제가 발언권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실험이 다 끝나기도 전에 지도교수는 자기가 무슨 아이디어가 났다며 빨리 끝내라고 재촉에 재촉을 했습니다.
저 모르게 학생들 빼고 비밀리에 자기가 실험을 합니다.
그러더니 "너가 하는 실험은 이제 relevant 하지가 않아. 왜냐면 내가 한 실험을 보렴"
뭐 이런? 이해가 되시는지요?
무슨 일을하면 랩에서 같이 하는 거 아닙니까. 보통 그 결과를 가지고 실험을 이끈 학생이
페이퍼를 쓰고 공동저자가 되고 교수님이 마지막 저자고 그런게 보통의 일의 순서 아닌가요?
아무리 교수님 아이디어였어도 학생들 배울수 있게 학생들이 실험하고 교수님이 1저자로 이끈다고 해도 말이에요.
왜 자기 학생이랑 경쟁을 하는 건지 알수없었어요. 왜 이런일이 저한테 떠넘겨 진건지 알수가 없어요.
모두 다 자기공으로 돌리도 다른 모든사람들이 하는 일은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아요.
물론 처음부터 제가 자주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했으면 이런일이 없었을것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지도 몰라요.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런 시스템이 아니었어요. 글이 길어지네요...
남탓하고 싶은데 남탓하기에는.. 생각해보닌 저는 그냥 저 알아서 잘하면 되는 건데 그걸 못하는 바보 인가봐요.
근데 다른 학생들은 교수님이 어떤 방향성을 주시잖아요? 저도 정말 누가 방향성을 도와주면 잘할것 같아요.
방향성이 아니래도 "너는 이렇게 못하지>?? 내가 하는거 봐라~~~~" 하면서 약올리는 지도교수만 없었다면
더 잘했을 것 같아요. 잘하고 싶어요. 열심히 하고 싶어요.
나 진짜 열심히 했는데 왜이렇게 되었을까요? 제가 못난거겠죠.
그래서.. 뭐가 힘드냐구요? 그냥 다... 일이 안풀이는 것 후회하는것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린것
생각만큼 자랑스러운 연구를 한게 아니라는 것 그냥그런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논문으로 졸업할 것이라는 생각
평생 똘똘하고 열심히하는게 내 자아였는데 그것에 반대되는 것이 내 박사 논문인것
첨부터 정신차리고 잘 할 걸..
물론 담주에 커미티 교수님과 만나서 상의하면 뭔가 나올것 같기도 해요. 저도 이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거든요.
모든게 어렵기만한 ABD의 한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