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후반아줌마예요.
이곳에 들락날락하면서 울고 불고 했던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 5년만에 처음 들어와 본것 같네요.
여기는 다들 이십대나 삼십대 초반쯤이 많이오겠죠?
나는
한국서 학부, 석사받고, 미국서 박사학위받다가
미국서 같이 공부하던 남자친구와 서른중반에 결혼했어요.
그뒤 미국과 한국서 이일저일하고 아이도 낳고. 최근 교수에 임용되어 짐정리를 시작하다.
그래서 오랜만에 고향과 같은 헤커스에 놀러왔어요.
생각해보면 어느순간이건 막 살았던적도 없고
열심히 살지 않은 적이 없지만
정말 우울하고, 초라하게 여겨졌던 적도 있었어요.
능력밖에 일로 힘들기도 했고
뭔짓하나....목표를 잃은 적도 있고
남과비교하면서 나를 괴롭혔던 적도 있었지요.
건강을 잃기도 했었고...
사람을 잃기도 했었지요.
집안에 금전적이 문제도 생겼었고.
어드바이저랑 문제도 있었고.
체어가 뻑하면 TA들 모아놓고. TA쉽짜른다고 협박하고. ㅎㅎ
그냥 오랜만에 여기오니까..드는생각인데..
내가 유학시간중...좀더..순간순간 즐겁게 살것을.
그렇게 매순간 두려워하면서. 악을 쓰면서 살지말고.
젊음을 만끽하고. 배짱부려가면서 살것을...싶은 마음이 드네요.
어짜피 지나고 보니
될일은 나중에 다 되고.
안될일은 여찌해도 안되던데.
뭘그래 안달복달. 볶으면서 살았나싶어요.
저도 스트레스 무지받는 여자라.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고. 난리도 아니었었지요.
그렇게힘들고 스트레스받던 유학시절인데
요즘와서 보니. 1.99불짜리 커피한잔 놓고. 숙제하던 것도 은근히 그립네요.
밤새도록 그레이딩하고. 오피스아워에 학부생들이랑 노닥거리던것들.
그때는 정말....힘들었는데. 숙제도 너무 어렵고. 지치고..학부생애들도 민하고 무섭고..ㅠ.ㅠ
동기들은 너무나 경쟁적이고. 치이고. 외롭고.
그 시절이 힘든건 잘 아는데.
조금만 즐겨봐요. 그렇게 자기자신에 투자하면서 살수있는 시기는 그때뿐이고.
그럴 여건이 되는것도 정말 행복한 일같아요.
안되는 일이 있음 어때요. 안하고 후회하는거 보다는 낫고.
또...안되더라도...우습게. 다른방향으로 새길이 보일때도 있더군요.
그냥 나를 놓지만 마세요. 느리게라도 붙들고 계셔요.
지나가던 언니, 누나가 낙서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