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집을 나서려고 신발을 신을 때였다. 바퀴였다. 필자는 미국와서 바퀴를 처음 봤지만 우리집 안 에서는 처음 봤다. 실로 역겹고 죽여버리고 싶었다. 오만방자하게도 이 새끼는(바퀴1) 배를 까고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똥 같이 알을 까놨다!!!!
오늘은 오전에 summer lab TA를 가야해서 일찍 출발해야 했지만 나는 이성이 마비됐다.
간신히 정신줄을 부여잡고 사진부터 찍었다. (아파트 관리인에게 보여주면 군말 없이 바로 해결해준다.) 우선 고무장갑을 끼고 키친타올 5장을 뜯어 침착하게 바퀴1을 잡으려고했다. 그러자 갑자기 이 새끼가 자다 일어났는지 꿈틀대며 움직였고 필자는 놀라 놓치고 말았다. 아직도 손에 바퀴1의 기억이 남아있다. 필자는 개xx야 소리치며 그자리에서 오른발로 즉사 시켰다. 그 후 침착하게 알을 집어 비닐봉지에 넣고 바퀴도 집어 넣었다. 우선 락스를 그 자리에 뿌리고 키친타올로 열심히 닦았다. 소름이 돋았다.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침착하기로 했다.
'그래. 뭘 해야할지 생각하자'
하지만 TA에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초기대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은 나는 곧장 매니저가 있는 오피스로 갔다. 참고로 필자는 2주전 앞집 문앞에 바퀴0가 배까고 있는 모습을 발견 곧 바로 신고하여 페스트 컨트롤을 하도록 했다.
"좋은 아침. 어때?"
"안 좋아!"
"왜 그래?"
"이거 봐봐 미칠 것 같아 나"
"알았어 바로 페스트 컨트롤 해줄게 오늘 집에 있을꺼야?"
"아니 없어. 확실하게 해줘 2주전에도 내가 이야기 했잖아. 나 진짜 진짜 진짜 진짜(리얼리 한 8번함) 싫어해. 오늘 제대로 안 해주면 나 잠 못자"
"응 걱정마"
(대답은 잘해요)
학교에 와서 중국인 TA에게 물어봤다.
"너희 집에 바퀴있어?"
"응"
"나 아침에 봤어. 나 공황상태였어. 넌 어떻게 해?"
"ㅋㅋㅋ 그냥 냅둬. 놔두면 언젠가 사라질꺼야"
"뭐? 어떻게 그냥 냅둬 너 그럼 안 잡아?"
"응 나는 자주 봐 그냥 놔둬 나는"
"그래?ㅋㅋㅋㅋ(더이상 말 섞지 않아야겠다고 필자는 생각했다.)"
TA가 끝나고 오피스에 다른 대학원생에게 물었다. 필자의 오피스에는 필자포함 3명의 그레쥬에이트 스튜던츠가 있다. 한명은 인도 친구로 살생을 하지 않는다. (정보 얻을 수가 없다.) 다른 한명은 집에 바퀴가 없다고 한다. 최근에 한번 본적이 있는데 날아다녀서 엄빠를 새벽에 불러 잡게했다고 한다. (상황이 나와 다르다). 하여 필자는 유학생들의 네이버, 해커스 게시판을 뒤졌다. 역시 바퀴박멸 고민이 의외로 많았다. 구글 웹사이트도 뒤졌다. 한국 네이버도 뒤지고 다음도 뒤졌다. 그 결과 몇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1. 내가 본 바퀴1은 집바퀴인 것 같다.
2. 아마도 현관에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외부에서 들어온 것 같다. 앞집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3. 민간요법의 바퀴약은 효과도 약하고 뒷처리만 더 힘들다.
4. 젤타입의 바퀴약이 좋다.
5. 알의 부화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력하고 광범위한 살충제가 필요하다.
뭐든 싸움은 선빵필승인데, 바퀴1에게 선빵을 맞은 관계로 나는 철저하게 대비하기로 했다. 일과가 끝나자 마자 필자는 바로 홈디포로 향했다. 우선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격을 위해 fogger을 구입했다. 그리고 젤 타입의 바퀴약을 구입했다. 나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어적인 덧이나 지뢰류의 콤뱃과 레이드 제품은 구입하지 않았다. 약 $18을 지불했다.
우선 집에와서 젤 타입을 여기저기 뿌렸다. 아파트 직원들이 이미 다른 종류의 젤 타입을 뿌려놨지만 확실히 하기위해 더 뿌렸다. 내가 구입한 젤타입 무기는 바퀴가 먹어야 죽이는 건데, 내일가서 감히 우리집에 얼씬도 못하게 내 쫒는 젤 타입으로 구입할 생각이다. fogger를 쓰기 위해 웬만한 것들은 냉장고에 집어넣어 뒀다. 냉장고도 코드를 뽑아야하는데 약 10시간 정도 꺼놔도 괜찮을지 의문이다. 또 하나의 걱정은 가스경보다.
-필자는 음식을 하다 여러번 태워먹으면서 가스경보를 종종 울렸다. 그 우렁찬 소리에 처음엔 당황하였으나 이내 침착하게 경보기 앞에서 부채질을 하는 경지에 다다랐다.
내일 학교에 다녀와서 데이터를 얻은 후 후기를 계속하여 올리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긴 싸움이 될 것 같다. 조언을 해준다면 감사히 받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