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피스 동료의 냄새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5년정도 미국에서 박사생활을 한 사람입니다. 요즘 우리 랩으로 온 중국 교환학생 때문에 죽을지경입니다. 저희가 공동으로 쓰는 대학원생 오피스가 있어서 그중에서 한 자리를 배정받아서 쓰고 있는데, 이놈은 진짜 샤워랑 빨래를 하는지 마는지 몸에서 퀴퀴하고 텁텁한 20년 방치한 집에서 날법한 곰팡이 썩은 냄새가 납니다. 제가 예전에 방치된 폐 축사를 한번 청소/철거해본 경험이 있는데 진짜 이 사람 1미터 반경내에 있으면 그때 맡은 냄새보다 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너무 오버하는 것 같다구요? 저는 인도인들의 역한 냄새도 견디면서 수업을 들은 사람입니다. 이건 보통 BO가 아니라 한 몇달 빨래 및 샤워 하지 않으면 나는 퀴퀴텁텁 시큼(암내로 추정)의 절묘한 조화로 잘못 들이키면 진짜 헛구역질 나올 정도입니다. 저희 오피스는 창문도 없고 제 자리는 제일 안쪽이라 환기도 잘 안됩니다. 그의 자리는 좀 멀리 오피스 입구 쪽에 있습니다.
이 친구가 처음에 왔을때 교수님이 다같이 그룹으로 점심을 하자고 하셔서 다 같이 자가용으로 학교 근처 레스토랑을 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이 사람이 우연히 제 조수석에 탔는데.... 한여름이라 엄청 덥고 남부라 에어컨이 필수인 동네인데... 바로 창문 네개 다 내렸습니다. 그 때 알았죠. 이거 장난 아니구나. 약 1마일 정도 되는 거리고 실제 탄 시간이 5분도 안됩니다. 왕복으로 대략 10 분정도.... 그가 앉았던 자리에서 퀴퀴한 냄새가 베어서 탈취재 들이붓고 햇빛 아래서 푹푹 쪄서 3-4 일 정도 지나서 냄새 뺐습니다. 정말 짜증났습니다..
그 이후로 자기가 근처 어디 마트 갈일 있다고 라이드 부탁하길래 바쁘다고 나중에 해주겠다고 몇번 둘러대니까 더 이상 부탁하지 않더군요.
여름이 와서 땀이 더욱 많이 나기 시작하니까 점점 더 힘들어져서.. 가끔 냄새가 심할때는 방독면 쓰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냥 대놓고 씁니다. 저희는 공대 특성상 HF, 황산, 염산, 오가닉 화학품 등등을 많이 쓰는데 차라리 후드에서 실험을 하면 했지 이 냄새는 못 들이키겠습니다. 정신 혼미해지는 수준입니다. 환기를 부랴부랴 하면 좀 나아집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를 들자면, 저희 오피스가 3층에 있습니다. 일층에 들어서면 계단을 통해서 삼층으로 올라올 수 있는데, 그가 먼저 오피스에 와있는 경우에는 일층에 들어서는 순간 일층 건물의 공간에서 그의 체취가 납니다. 마치 족적을 남기듯 말이죠. 그때부터 스트레스 지수 급 상승... 또 쓸데없이 엄청 열심히 합니다. 아침 7시반에 와서 밤 열시에 갑니다. 밥은 삼시세끼 싸오는데 그 음식들 냄새도 아주 예술입니다. 그런데 그 독특한 음식냄새가 차라리 향기로울 정도로 체취는 역합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너에게 냄새가 난다고 말하자니 실례 될 것 같고.... 아니면 나 없을 때 내 자리에 해꼬자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곳이 원래는 15명 정도가 배정이 되어있는 오피스이고 보통 7명 정도가 상주하고 일을 했었습니다. 이 사람 오고나서 다 딴데서 일합니다. 집에서 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건물에서 하는 사람도 있고.... 우연인지 저 혼자 남습니다. 저는 워크스테이션으로 작업을 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여기를 못떠나고 있습니다. 가스실에서 죽어갔던 유대인들의 심정이 이런것일까요?
한때는 제가 생활 패턴을 바꿔서 밤에 출근했었 습니다. 10시에 와서 밤새 일하고 아침에 가서 자고 이러는 패턴으로... 방학때는 그렇게 했습니다. 이제 개강하고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TA 일도 있고... 그래서 임시 방편으로 요즘은 저희 레이저 장비에서 쓰는 팬 + 덕트로 연결되는 가이드를 제가 장비에서 분리해서 오피스에 두고 있습니다. 그가 들어오면 대 놓고 문 활짝 열고 팬 가동시킵니다. 그 팬이 빨아땡기는 힘이 엄청나서 오피스 끝에 있는 저도 바람의 힘이 느껴집니다. 근데 소음이 엄청나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하나 샀습니다. 그래서 팬 키고 그 이어폰 끼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가 없으면 당연히 키지 않고 문닫고 쾌적한 상태로 일하다가 들어오면 바로 입구로 가서 팬 가동시키고 문 활짝열고 저는 이어폰 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면 인사도 하고 이랬는데 제가 이렇게 대놓고 한다음부터는 인사도 안하네요......
기뻤습니다. 인사한다고 가까이 오면 냄새 나니까요.. 입냄새는 덤.....
하아...... 진짜 언젠가 제가 다른 친한 오피스 동료한테 포스트잇에 정중하게 써서 익명으로 붙여놓을까 이랬는데 그 동료 말로는 그랬다가는 걔가 상처받고 누가 썼는지도 모르는 포스트잇 때문에 항상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어쩌냐고 그래서 하지 않았는데...
그때 그 동료한테 닥치라고 하고 그냥 썼어야 했는데...... 그 쉐끼는 냄새 때문에 이제는 그냥 집에서 일하고 저만 남겨져있고.
단 둘이라서 포스트잇 붙일수도 없고............ 아...... 진짜 빨리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서 갔으면 좋겠네요. 너무 힘들어요 박사생활 기간중 가장 큰 위기입니다.
긴 푸념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