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양천·강남구 등 3개구(區)에 있는 중학교 출신학생들이 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 등 서울시내 10개 특목고에 입학한 올 신입생의 3분의 1(36%)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이 27일 부두완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2008학년도 특목고 신입생 출신 중학 현황'에 따르면, 6개 외국어고(대원·대일·명덕·서울·이화·한영)와 3개 과학고(서울·세종·한성), 서울국제고 신입생의 출신지(졸업 중학교 기준·서울 이외 지역 제외)는 노원구가 271명(12.1%)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269명·12%), 강남구(259명·11.5%)의 순이었다.
이어 송파구(169명·7.5%), 서초구(148명·6.6%), 도봉구(118명·5.2%), 강동구(103명·4.6%)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학교로는 양천구 중학교들이 강세였다. 신목중(52명)·월촌중(42명)·목일중(37명)·신서중(36명)·목동중(35명) 등 양천 지역 학교가 1~5위를 차지했으며, 대청중(강남구·34명)·경원중(서초구·29명)·여의도중(영등포구·25명)·불암중(노원구·24명)·노곡중(도봉구·22명) 순이었다.
부두완 서울시의원은 "은행네거리(노원), 목동(양천), 대치동(강남) 등 대형 학원가와 가까운 지역에 있는 중학교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라며 "지역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학교에 수준별 수업을 활성화시키는 등 공교육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편차가 여전하긴 하지만 그 격차는 꾸준히 완화돼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외국어고의 경우 학교가 위치한 곳에서 가까운 중학교 출신들의 비율이 높았다. 강서구 내발산동 명덕외고의 경우 강서·양천·영등포구와 인근 경기 고양·부천지역 중학 졸업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강동구 상일동 한영외고도 송파·강동 지역 학생들이 다수였다. 도봉구 창동 서울외고는 노원·도봉·강북구 등에서 온 학생들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과학고는 외고에 비해 지역·학교별 편차가 훨씬 작았다.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서울 국제고는 고른 분포를 보였다. 숭인중(동대문구)·중암중(마포구)·중화중(중랑구)·상신중(은평구) 등 12개교만 2명의 합격자를 냈고, 합격자를 낸 나머지 학교는 모두 1명씩이었다. 유봉여중(강원 춘천), 신흥중(전남 순천), 삼우중(전북 완주) 등 지방 학교 출신 학생들도 많았다.
고등부는 과학고가 수상자의 68% 였으며 중등부는 서울 신목중(75명), 고등부는 서울과학고(417명)가 가장 많은 입상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림피아드는 수준이 높은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대부분의 준비생이 사설학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공교육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 입상자 서울 경기가 압도적=본보가 최근 3년간 한국수학올림피아드와 6개 과학올림피아드 입상자를 분석한 결과 정보올림피아드만 응시할 수 있는 초등부는 전체 입상자 145명 중 서울이 45명(31%)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는 27명(18.6%), 경북 12명(8.3%), 부산과 경남이 각각 9명(6.2%)이었다.
중등부 입상자 6447명 가운데 고양시와 성남시를 중심으로 한 경기지역 중학교 출신이 2448명(38%)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2289명(35.5%), 인천 431명(6.7%), 부산 253명(3.9%), 대전 251명(3.9%)이었다.
고등부는 입상자 2227명 가운데 서울이 829명(37.2%)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514명(23.1%),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있는 부산이 252명(11.3%), 경남 126명(5.7%)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중등부의 경우 강남구 469명(20.5%), 양천구 322명(13.2%), 노원구 271명(11%), 송파구 221명(9%)의 순으로 입상자가 많았고, 고등부는 서울과학고가 있는 종로구가 424명(51.1%), 한성과학고가 있는 서대문구가 190명(22.9%), 강남구 75명(9%) 순이었다.
이처럼 올림피아드 입상자가 수도권 등에 편중돼 있고 사설학원의 도움을 받는 학생이 많아 수도권 이외 지역의 교육청이나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을 확충해 지방의 수학 과학 영재들에게도 고른 교육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영재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단위학교별 영재교육 프로그램도 확충해 공교육이 수학 과학 영재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대 오세정(물리학) 자연과학대학장은 “올림피아드가 선행학습보다 수학, 과학적 창의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며 “단위학교에서 과학적 호기심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시하고 국가가 우수한 과학영재를 우대하는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별 입상자=고등부의 경우 과학고 재학생의 입상 실적이 두드러졌다. 고등부 전체 입상자 2227명 중 과학고는 1514명으로 68%였고, 일반고 432명(19.3%), 영재학교 186명(8.4%), 자립형사립고 78명(3.5%), 외국어고 17명(0.8%) 순이었다.
3년간 최다 입상자를 낸 곳은 서울과학고로 417명(18.7%)이었고, 경기과학고 293명(13.2%), 한성과학고 185명(8.3%), 의정부과학고 139명(6.2%), 경남과학고 100명(4.5%) 순이었다.
일반고는 △서울 영동고 14명 △경남 용호고 14명 △서울 경기고 12명 순이었고, 자사고는 △민족사관고 66명 △상산고 4명 △포항제철고와 해운대고가 각각 3명이었다. 외고 중에서는 △용인외고 5명 △고양 명덕외고 각각 3명 △대원 안양 한영외고 각각 2명이었다.
중등부는 △서울 신목중 75명 △서울 대청중 71명 △경기 정발중 61명 △서울 단대부중 54명 △서울 목일중 53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물리학회 김승환(포스텍 교수) 부회장은 “고교는 수학 과학에 관심이 많은 과학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학교는 여전히 학교 효과보다 지역 및 사교육 효과가 크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공교육의 틀 안에서 영재교육을 강화하는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피아드 서울과학고 1위=1988년부터 2007년까지 수학 물리 화학 정보 생물 천문 등 6개 분야 국제올림피아드 동상 이상 입상자 실적을 분석한 결과 모두 363명이 입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 호주에서 열린 제29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처음 나간 한국은 1992년부터 매년 10∼20명의 입상자를 배출했고 올해는 31명이 입상했다.
20년간 입상자 중 서울과학고 출신이 1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과학고 33명, 한성과학고 24명, 한국과학영재학교 22명 순이다.
서울지역 일반고 27곳, 서울 외 지역에선 15곳이 입상자를 배출했다.
올해는 6개 분야에 총 31명의 선수가 출전해 모두 입상했다. 금메달 16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3개 등이다.
서울과학고 박완규 교무부장은 “국제 올림피아드는 우수한 과학영재들에게 도전 욕구를 불어넣고 있다”며 “올림피아드를 거친 선배들이 매년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 성적의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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