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사실 이글을 네이트 판이라는 곳에 글을 올렸는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이곳에다가 복붙하게 되었습니다.
이해주세요.
저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나이는 25살이에요.. (전문대 간호과 다니다가 안맞아서 다시 수능 보고 대학을 입학해 나이가 많아요... ㅠㅠ )
지금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고 좀 특별하게 부모님께서 저 혼자만 보내신 것이 아니라 남동생도 같이 보내주셔서 지금 같이 어학연수 중이에요.
부산에 지방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재학생이고, 추가로 덧붙이면 교직이수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3학년 마치고 지금 미국에 어학연수를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미국에 오기 전에 한국 생활이 많이 답답했었습니다.
뭐... 본론을 말씀하기 전에...
제가 어떻게 살았는 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1. 저는 초, 중, 고 모두 왕따와 은따로 지냈어요.... 20대에 들어서도 저는 왜 그렇게 친구들한테 많은 놀림을 받고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때는 전교생이 저를 알 정도로 많은 애들이 저를 싫어했어요. 훔치지도 않은 물건도 제가 훔쳤다고 오해 받기 일쑤고, 화장실에 누가 똥을 싸놓고는 치우고 가지 않았는데, 그것도 항상 제가 오해를 받고.... 제가 한 날, 이쁘게 치장하고 가면 모두가 놀리고, 아줌마 같이 생겼다고도 놀림 받고... 초등학교 때는 정말 집단 따돌림이었고...
중고등학교 때는 친구랑 그냥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사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제가 조금만 말 실수해도 친구들 모두가 저와 절교를 하길 원했고... 그 친구랑만 절교하면 문제 없는데 다른 친구들 마저 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아 그냥 혼자서 지내는 날이 많았고 그렇게 별다른 추억없이 제 학창시절을 보냈네요.
2. 부모님께서는 항상 저에게 삶을 정해주셨어요.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에게 단 한번도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봐주지 않으셨어요.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음악이나, 미술 이런데에 관심이 많아 예술이나 영화 분야에 발을 들이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게 아빠를 엄청 화나게 했었던 일이었는지 엄청 혼났었습니다. 무슨 돈도 안되는 직업을 하려고 하느냐, 무조건 교사 아니면 간호사만 되라고 삶을 정해주셨어요. 워낙 옛날 사고 방식을 가지신 분들이라..... 무조건 현실만을 직시하길 원하시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그렇게 존중해주셨던 분은 아니셨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간호대학을 갔고, 제 성격에 너무 안맞아 자퇴를 하고, 다시 수능을 봐서, 꿈에 그리던 영상학부를 합격했는데도, 아버지가 영어영문학과를 가서 교직이수하면 그만큼 좋은 삶이 없다고 그 쪽으로 가라고 말씀하셔서 결국 아빠말 듣는게 효라 생각하고.... 또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영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3. 저는 항상 새로운 삶을 꿈꿨어요. 초등학교 때는 중학교 올라가면 친구들도 많이 사귀겠지, 중학교때는 고등학교 올라가면 좀 더 나은 삶이 있겠지, 고등학교 때는 제가 한번 전학했었는데, 전학하면 그 곳에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겠지, 대학교를 가면 좀 더 달라지겠지... 등등 항상
다음에는 괜찮아 지겠지라는 꿈만 꾸고 살아왔는데 그 꿈이 저의 인간관계로 인해 자꾸만 밟혔어요. 대학교를 갔더니 제가 아무래도 친구들 보다 2살 많으니까 애들이 저를 너무 깍듯이 대하고,
저는 굳이 그렇게 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항상 친구같은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대학 친구가 그렇게 의미 있는 친구로 사귈 수도 없을 뿐더러, 아무래도 2살 더 많다 보니.... 왠지 모르게 동기들 사이에서 소외감도 많았고... 남들은 미팅도 하고, 소개팅도 하고 그러는데 저는 그런게 없어서.... 캠퍼스 생활 낭만도 없이 3년을 우울하게 보냈어요....
4. 미국에 오기전에 ....미국 오는 거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남을 뒷담화 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말이 어떻게 와전이 되어서 과 친구들이 오해를 하여 제가 남을 뒷담화하고 다니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 갑자기
저한테 "나이를 거꾸로 쳐먹었느냐, 니가 언니면 다가," 등등... 무슨 고등학생이 방과후 옥상 가자는 것도 아니고 골목길에 저를 몰아붙여서 두 동생들한테 다짜고짜 그 얘기를 듣고는 정말 집에 와서 펑펑 울었습니다. 대학와서도 인간관계에 이리 치이고 살아야 하냐면서.... 막 스스로 내 입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침대에서 배개를 부둥켜 안고 목놓아 펑펑 울었습니다.
5. 물론 저도 정말 소중한 몇 안되는 친구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초등학교 때 저를 따 시키던 친구 중 한명이 지금은 둘도 없는 10년 지기가 되었고(지금은 서울에 거주해서 방학아니면 보기 힘들어요...), 고등학교 때 제가 너무 힘들어서 맨날 등교길에 울다가 제 어깨를 토닥거려주던, 반장(영국에 유학간 친구에요) 이었던 친구도 있습니다. 재수학원 다닐 때 제가 너무 좋다며 따라다녀준 1살 어린 친구도 있습니다. 그 친구들한테 정말 팩트만을 이야기 하는데, 그 친구들은 다행히도 전 아무 잘못이 정말 없고, 너한테 단지 소중한 인연이 늦게 찾아올 뿐이라며 항상 응원해줍니다.... 하지만...
6. 그래도 저는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이 없습니다. 겉은 내향적인데 속은 언제나 외향적으로 놀고 싶어하거든요. 저도 친구들과 정말 여행도 한번 가보고 싶었고, 카페에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닌 같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단 한번도 없었어요. 엄마는 항상 주말에 어디 놀러가시느라 제가 20대 되고 나서는 알아서 뭘 해라고 하시며 저를 소홀해 하시는 건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제가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아버지는 회사가 경기권에 있어서 주말가정이고, 동생은 대학교가 대전에 있어서 집에서는 저랑 엄마뿐..... ㅠㅠ )
집에 혼자 있는게 너무 답답해서 혼자 어디가긴 갈 때도 있는데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 눈치보이고... 지하철을 탈 때도 다른 애들은 자기 친구들끼리 어디어디 놀러가는게 부럽고, 애들끼리 쇼핑하는 것도 부럽고, 바닷가에서 사진찍고 노는 것도 부럽고.... 우스운 소리겠지만... 저는 남자친구가 있는 친구보다 그냥 친구들과 추억 많이 쌓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지금껏 말한 대로 한국생활이 때론 끔찍하고 때론 답답하고....
언제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아 우울한 마음이 컸던 제가...
미국에 오니까... 모든 게 좋았어요....
1. 미국은 정말 혼자 다녀도 아무렇지 않은 게 좋아요. 물론 그렇다고 맨날 혼자 다니는 건 아니지만 눈치도 안 보이고, 오히려 혼자서 뭔가 하는 애들이 너무 많으니까 정말... 여기는 그런거에 신경 안쓰는 구나 싶어서 그런 점이 너무 좋았어요.
2. 다 원하는 삶을 사는 친구들.... 제가 사실 대학 부설 어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거의 대학교를 다니는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 여기서 만난 친구들 모두 전공이 뭐냐고 물으면
우리처럼 점수맞춰서 들어간 애들은 전혀 없고, 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어요. 뭔가 걱정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그 걱정도 스트레스로 생각은 안하는 것 같아요.
3. 제가 있는 지역이 인종이 다양해서 그런지... 인종차별이 없어서... 여기서 그런 힘든 점을 겪은 적은 없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모습이 너무 좋고... 한국에서는 저랑 눈마주치면 인사하기 싫어서 다들 피하기 일수인데도 여기 미국은 예전에 한번 본 사이더라도 마주치면 격하게 저를 껴안아 주고 너무 반가워 해주고... 그런게 너무 좋았어요. 사실 미국 지나친 개인주의는 맞아요. 근데 그 개인주의라는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각자 할 일은 각자 알아서 한다는 의미에서 개인주의지 이기적인 개념은 전혀 아니거든요.
4. 부산에 비하면 여기는 시골인데도... 뭔가 아늑해요. 날씨도 항상 온화해서 제 마음이 너무 따뜻해요. 한국에서는 혼자 지내면 너무 답답할 미칠 노릇이었는데 여기서는 혼자 지내도 너무 좋아요.
정말 이렇게 지내다가 여기서 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ㅠㅠㅠㅠㅠㅠ
5. 사실은 그게 저의 실질적인 문제이나 고민이거든요.
결국엔 이 나이에 편입을 해도 될지.... 저는 사실 원래 전공을 바꾸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부모님이 절대 절대 안된다고 하셨고... 근데 여기가 그렇게 명문대가 아니라도 설령 여기 영문학과 졸업장을 갖더라도.... 아마... 한국에 돌아가도 큰 혜택이 없을 것이고, 미국에 계속있는다고 해도 영문과 나와서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까는 생각도 들고....
6. 부모님은 제가 미국에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너무 이해못해주세요.
그게 제일 힘들어요. 한국인은 무조건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는 주의에요.
7. 저희 아빠가 제안하셨거든요. 만약 편입이 되면 제가 일단 한국에 빨리 돌아와서 2학기 때 복학을 하고, 반학기 마치고, 다시 미국에 돌아가서 1~2년 이내로 미국에서 졸업을 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남은 반학기를 마치고, 교사 자격증을 그 때되면 받을 거니까, 임용고시를 치든, 사립학교에 들어가든 무.조.건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는 결론을 내리시고 저한테 말씀해주셨어요. 근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설령 가능해도, 저한테는 너무 과분해요. 전 올해는 정말 또 미국에서 시간을 다 보내고 싶거든요..............
결론은...
제가 지금 너무너무 힘들고 혼자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부모님께 일단은 말씀드렸어요.
아빠 말대로 하자니, 너무 저한테 버거운 일이라, 그렇게 하느니 편입을 해서 미국에 사는 건 포기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국에서 빨리 졸업을 해서 여기로 다시 오든 ....
근데.... 문제는 그냥 한국에 잠시라도 있는 거 자체가 너무너무 싫어졌어요.
한국 가고싶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불법으로 체류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렇게 하면서 까지 불효 짓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여기다 글을 써서 조언을 구하고 싶네요.
너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에게 어떤 말씀이라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