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일기에도 썼는데 그래도 연령대가 비슷한 이곳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여기에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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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마흔을 바라보며 추운 지역의 어딘가에서 외롭게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습니다.
3살 연상의 여친은 한국에 있지요.
이제 4년차가 끝나가는 저는 2019년 여름 그녀를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보았지요.
아픔이 많은 여자에요. 그걸 알고도 저는 끊임없이 구애했고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었죠. 반짝반짝 빛나는 외모와 너무나도 좋은 성격의 소유자.
똑부러지는 그녀는 제가 그 이전에도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이상형의 소유자였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관계가 소원해 졌습니다. 워낙에도 일이 바빠서 연락에는 서로
연연하지 않았지만, 지난 가을 겨울부터는 통화도 톡도 잘 안되었지요.
며칠전, 저도 참고 있던 감정이 폭발했고, 그녀가 저랑 대화하던 중에
저와는 쓰지 않는 호칭을 은연 중에 쓰더라구요. 직감을 했습니다. 다그쳤지요.
그러더니 그녀가 썸을 탔다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화도 났지만 그녀 없는 삶을 생각해본적도 없기에 그러지 마라고 부탁했습니다.
며칠간 싸우기도 울기도 하면서 그녀를 다시 붙잡았지요.
그분과는 두세번 만나서 차마시고 밥먹은게 다라고 합니다.
믿어야지요? 한편으로는 서울에서 혼자사는 이제 40대인 여자가
차마시고 밥먹은게 다일리가요? 저도 압니다.
썸이 아니라 바람이었을거란걸.
그래도 믿고 싶지가 않네요. 끝까지 잡아 두었습니다.
그 사람과 더 이상 만나지 않을거라고 합니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믿어주고 다시 만나야 할지? 다시 무슨일이 생길 일이 클지?
서로 몇달간 몸과 마음을 합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의심으로요.
눈으로 보지를 못했으니 그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외로워서 두세번 만나서 차마시고 밥먹었다? 믿어지지가 않아요.
우리의 나이차. 결혼해서 같이 출국하자 했을때 자기 일 때문에 안된다던 그녀.
우리집에서의 반대. 서로 나이는 들었는데 이루어 놓은 것 없는 경제환경.
결혼을 하더라도 딩크로 살고 싶다는 그녀.
요새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저도 설거지를 하는게 아닌지.
참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