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운이 좋게도 호기심만땅소녀는 이동 중 열차 연착이 길어야 한두 시간이 고작이었습니다.
남들 5시간, 10시간, 18시간 연착 얘기를 들으면 놀라 나빠지언정 믿지는 않았습니다.
허나 바나라시만큼은 쉽게 들여보내주지 않겠다며 심술 궂은 신이 장난을 합니다.
예정 도착시간 10시, 실제 도착시간 2시, 숙소로 이동하고 배정 받고 뭐하고, 첫 식사시간은 PM 5시!
배에서는 무언가를 달라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몸은 몸대로 힘들어 바닥으로 가라앉고,
인도에서 거쳐야할 필수관문 중 하나,
1. 노숙 3. 연착 3. 표예매,
이렇게 하나 치릅니다.
▶ 아야르카페
주소 Dasaswamedh ghat Rd.
Open 8:00~21:00
고돌리아 시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우리네의 남대문&동대문 시장 골목 같고
50년이라는 전통은 가지고 있으나 버젓한 간판 하나 있지 아니하며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어물어 찾아야 하는 상황!
어렵게 찾은 보람이 있는 듯 맛은 좋습니다.
인도 현지식이 주메뉴이며 특히 직접 우려내는 커피와 짜이 맛이 일품,
현지인들이 주고객으로 일부러 찾아온다고 합니다.
가게가 낡고 허름해서 들어가고 싶지 않게끔 생겼으며 서빙해주는 할아버지의 무표정&시크함이 대면대면,
그렇지만 터줏대감답게 맛은 굿굿굿! 게다가 주문한 음식이 맞는지 모를 정도로 무언가를 자꾸 주십니다.
▶ 라가카페
주소 CK 10/53 Chowk
바라나시에 정착한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식당입니다.
마니까르니까가트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로 설치된 간판 덕분에 미로 같은 골목길임에도 찾는데 어렵지 않았습니다.
식당내부는 마치 아트 갤러리처럼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며
한국책도 있고 인도식 카펫과 사진, 목공예작품 등 흥미로운 물건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식당이다보니 한국인 비율이 가장 높고 그 외로도 한국에 관심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들립니다.
여러 한국 식당을 다녔지만 이곳의 맛이 가장 좋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한국인 부부가 항시 상주하는 것은 아니나 인도주방장의 솜씨도 한국인 못지않게 뛰어나며(물론 가르쳐주셨겠지만)
메인 음식만 내어주는 인도 식당과는 달리 밑반찬 퍼레이드는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리운 고향의 맛? 잊고 있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그 외로도 무료로 배낭을 보관해주며 무선인터넷 사용 가능, 10% discount,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가장 좋았던 건 조금 오래 머물러도 눈치 주지 않는다는 사실!
인도 식당은 좁기도 하거니와 먹는 즉시 빈그릇을 치우기 때문에, 아주 잠깐이라도 앉아있으면 뻘쭘하덥니다.
▶ 모나리자
주소 D 29/11 Davanthpura, bengali tola lane
Open 7:30~
바라나시는 아침 일찍 문 여는 가게가 많지 않습니다.
이유인즉슨 하루 일과 중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겐지스강에서 몸을 씻는 일!
그리하여 시장도 8시, 가게도 8시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영업 준비를 합니다.
일전에 시원라시가 SOSO 하다 말씀드렸는데 개인적으로 이곳 커드&라시가 더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얼려 살얼음이 아사삭- 달지도 않고 시큼하지도 않아 먹기 좋덥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 주메뉴가 한국음식, 특히 김치볶음밥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 시원라시
아래와 같은 기구를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음료를 제조합니다.
바라나시에 유제품이 발달한 이유는 힌두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힌두교 예식에서 우유, 버터, 버터를 정제해 만드는 기름인 기 ghee는 신상 다음으로 중요한 예물입니다.
때문에 암소의 중요성이 어느 도시보다 강했고 유제품 제조법 또한 수천 년에 걸쳐 대를 이어 전승된 것입니다.
인도에도 전기 가전제품이 있으며 생과일쥬스전문점에서는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드&라씨 만큼은 직접 만듭니다. 전통도 전통이고 정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위적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자연적 힘으로 만드는 손길, 참으로 귀합니다.
▶ 바티까 레스토랑 피자리아
주소 Assi gaht
Open 8:00~15:00 18:00~21:00
아시가트 부근, 전망 곳에 위치하고 있는 야외 레스토랑입니다.
가트 중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곳으로 바라나시에 머무는 외국인들과 여행자들의 밀집지입니다.
근처에 대학도 위치하고 있어 젊음이들이 상당하며
특히 미술학과가 알아주는데 그림 연습&실습 나온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그려내는 필체가 가히 일품입니다.
더러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또 어떤 이는 공연하는 사람들을,
또 어떤 이는 다른 차원의 세상을 상상하며 예술을 창조해내고 있었습니다.
피자리아의 주 메뉴는 피자와 애플파이로, 화덕에서 구워내어 도우는 바삭하고 소스는 강하지 않으며 담백하다고 합니다.
▶ 보조하니마리
주소 11A esplanade, beside KC Das
Open 12:00~21:00
시내 중심, 큰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입구가 작아 눈 크게 뜨고 살피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고 맙니다.
벵갈 요리 전문 레스토랑으로 벵갈의 채소, 육류 커리를 비롯해
새우, 게, 생선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해물커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명한 곳이다보니 대기시간은 기본이요, 배달도 가능하며 식당 자체는 작고 분점도 꼴카타에 8곳이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으로 대형 메뉴판이 걸려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종류가 어찌나 많고 조리법이 얼마나 다양한지, 무얼 먹고 어떤 걸 선택해야할지 어안이벙벙-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되는 커리 국물과 재료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상이합니다.
가장 기본으로 많이 먹는 것이 마살라징그리(새우)와 크랩!
하지만 비주얼을 보고나면 어이상실,
이유인즉슨 바나나잎 위에 손크기의 반만 한 새우 하나 덩그러니, 국물이 자작하게 얹어 나옵니다.
새우는 애피타이저 같고 국물에 밥을 비벼 먹습니다.
허접한 볼품과는 달리 소스는 맛있습니다.
하지만 해물탕 같은 푸짐한 한 상차림을 기대했다 먹다만 것 같은 음식이 나와 참으로 황당스러웠습니다.
절대 놀라지마세요!
▶ 새우탈리
주소 Mirza galib St
Open 11:00~14:00
인도 전역을 동틀어 가장 맛있다고 소문난 탈리집!
쉽게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하고 있지도 않으며 영업시간도 고작 3~4시간, 종업원들은 영어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맛난 탈리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얼음의 소중함!
강렬히 내리쬐는 태양 아래 단단히 얼은 얼음
힘없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잠시 잠깐 머무를 조금의 여유도 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홀연히 가버립니다.
길따라 골따라 그렇게 사그라져갑니다.
그렇게 귀하고 귀한 얼음, 인도에서 프랜차이즈 아니고서는 쉽게 볼 수 없습니다.
고급 레스토랑도 사정은 매한가지,
어쩜 그들은 얼음의 강렬한 쾌감을 모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1의 인도가는 길 여행을 마치고 델리공항에 도착하여 얼음이 동동 띄워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여행 중 딱 한 번 얼음을 보았기에 지금 이 순간 얼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 그 어떤 보물보다 귀하고 대단했습니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되기 마련이요, 설사 그 환경이 열악하다 할지라도 살아지덥니다.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 감사가 또 다른 감사로 이어져 살아있는 것 모든 것에 대해 감사, 그저 세상 모든 것이 고맙덥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모든 것에 대한 감사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어진 환경에 리셋모드, 다시 적응될 테니까요.
하지만 기억할 수는 있습니다. 몸은 적응해도 마음과 영혼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