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게시판을 통해 많은 분들 사례를 참고하였는데 ^^ (거의... 몇년치를 다 본듯해요.)
댓글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ㅠㅠ. 자랑스러운 이야긴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제 경험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써봅니다.
우선 저는 적지않은 나이에 미혼 직장인이고 석사과정으로 가을에 진학합니다.
처음엔 암것도 몰라가지고. 필수서류라고 하는 확인증들과 아이투웬티만 딱 들고 갔어요. ㅜㅜ...
그때는 백인 안경쓰신 분이 걸렸어요. 그분은 그렇게 딱딱한 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제가 직장인이래놓고 소득증명원도 안가져온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꼬였고, 결국엔 주황종이 일번에 체크당했는데. 저는 사실 거절된다는 생각을 못해봤어서 그냥 변명도 없이 털레털레 돌아왔네요.
(그때 물어본건, 언제졸업했냐, 무슨일하냐,누가 서포트하냐 등등 이었고, 너는 싱글에 인컴증명도 안되서 돌아오는걸 알 수 없다. 라고 얘기 들었네요. 근데 그분이 그래도 나쁜분은 아닌게 다음에 와야 되냐고 물어보니 너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서류가 필요하다라고 팁도 주셨네요...)
그리고 집에와서 후기들을 싹다보니 제가 조건이 좋은 상황은 아니었는데 준비는 하나도 안해갔었더라구요. 이 학교 붙을려고 토플부터 인터뷰에 온갖 준비를 한게 갑자기 생각나면서 못가면 어쩌나싶어 엄청 무서운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대행사에도 연락해봤으나 비용이 저한텐 너무나 비싸서 할수없이 혼자 준비했어요. 그리고 어떤 분이 댓글 남기신 걸 봤는데 석박사 정도로 가는 분들은 자신이 제일 전문가이다! 라고 쓰신걸 보고 살짝 용기도 났구요.
준비는 사실 DS160은 중요한지 모르고 그냥 거절 당일날 바로 똑같이 써서 인터뷰 예약해버렸구요.
(그럼에도... 2주나 텀이 생기더라구요. 요즘 많긴 한가봐요.)
서류는 많이 준비했습니다. 제 소득증명/원천징수/경력증명/재직증명/졸업증명/성적표/합격편지/심지어 다른학교 합격편지들 싹다/ 장학금레터/ 재정보증인이신 아버지 서류들/ 각종 보험/ 적지만 제 통장증명/ 제명의로된 전세집 계약서(?...이건 안해도될듯...)/ 로컬텍스페이먼트 서류/ 건강보험납부영수증은 무려 2007년부터;;;...
인터뷰 날인 오늘 아침!
온갖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밤도 꼴딱새고 바로 출발했어요. 저번엔 오후에 했는데 오늘은 엄청 일찍 도착했어요.
인터뷰 시작하니 9시 10분 정도. 창구가 엄청 많이 열려있던데...
영사들은. 저 거절하신 백인안경 할부지. 동양계 머리길고 날씬한 여자분. 레게머리 흑인 여자분. 또다른 안경쓴 백인남자분. 맨안쪽 분은 안보였음. 그리고.... 악명높은; 이마에 사마귀 있으신 분...스킨헤드 + 이마에 점...바로 그 영사... 딱 알아보겠더라고요.
설마 저 영사가 걸리진 않겠지... 하며 기다리는데. 사실 다른분들도 다 사무적으로 보였어요.
(지난번에 갔을 때 약간 통통하신 아시아계 남자 영사가 있었는데 표정도 좋고 비자 팍팍 잘 주던데. 오늘은 안보였네요.)
여튼 제 차례가 되서 불이 들어왔는데 그 이마 점(사마귀?) 영사님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혹시 나는 세번 인터뷰 봐야하는 운명인가... 주황종이 들고있는 사람은 나뿐인데 어찌 내가 딱 저사람이 걸리냐 진짜 .... 싶더라구요..... 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
바로 인터뷰 내용 올릴게요.
영: (의외로 먼저) 굿모닝!
저: 굿모닝!
영: 영어 할줄 아나?
저: 잘한다. (그냥 잘한다고 했음)
영: 굿. 서류 줘. (서류받고 주황색 종이와 모니터를 열심히 봄) 너 학생이냐.
저: 아니다. 나는 ++에서 +년동안 +++로 지금까지 일해왔다.
영: 너는 지난번 왜 거절되었는지 아느냐?
저: 지난번에 정확한 서류를 하나도 안가져와서, 나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영: (아이투웨니 보면서) 너는 마스터로 가는구나 그럼 학사는 언제했나.
저: ** 년도에 졸업했다.
영: 오래되었네. 그다음에 계속 일했나.
저: 계속 (같은직업으로/그치만 두번 옮김) 일했다.
영: 나도 석사있음. 나는 학사 졸업하고 일년뒤에 바로 석사 갔는데 너는 왜 이때까지 석사 안가고 기다렸나?
저: 나는 학사졸업하고 어디어디에서 무슨 일을 했었고...
영: 너는 내가 왜 안가고 기다렸냐 묻는데 왜 딴소릴 하냐? (화냄;;) 묻는거만 말해라!!!!!!!
저: (진짜 뭐라해야될지 갑자기 기억안났음. ㅠㅠ 약간 더듬대다가 말했어요) 사실 내가 가는 석사 프로그램은 일 경험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어플라이해보니 진짜로 인터뷰에서 일 경험 물어보고 많이 필요했다. 그러므로 나는 그걸 위해 일을 계속 했었다.
영: 그렇군. 아이투웨니 보니까 너는 장학금을 엄청 조금 받는군.
저: (사실 그거보다 열배는 더 받는데 아이투웨니가 잘못됨. 근데 그거 말하면 아이투웨니 다시 받아오라고 또 보낼까봐 그냥 수긍하기로함) 응 나 장학금 조금받는다.
영: 그럼 누가 이 많은 돈을 낼라고.
저: 우리 아버지가 내주실거다.
영: 느네 아버지 뭐하시는데.
저: 은퇴하셨고, 패밀리 비지니스가 있어서 그거 하셔오셨는데, 부동산을 관리하신다. (부동산 발음 왜케 어렵죠 -_-)
영: 아버지 인컴증명 줘.
저: (인컴증명 주면서) 여기엔 부동산이나 다른 자산이 안나와있는데 재산세 증명이나 건강보험료를 재산에 맞게 전부 내시니 봐줄래?
영: 내가 달라는 서류만 줘!!!!! 그런건 내가 모르는 서류고 처음봄! 왜 달라는거 말고 딴거 언급하나! (또화냄... ) 그리고 너네 아버지 인컴이 이거뿐인데 너를 어떻게 서포트한다고 그러냐!!!!!!!
저: 세이빙이 많으시다. (영사는 보여달라고 안하고 표정안좋음... ㅠㅠ )
영: (제가 펼쳐논 서류 보더니) 너 인컴 증명 보여줘 거깃네.
너는 이 인컴으로 어떻게 이 학비를 다 낼거냐. 모자랄거같다. 많이!
저: 나 학비만큼 못버는거 인정한다. (그냥 다 순순히 인정하기로 했어요......) 부모님이 나머지를 도와주실거다. 교육에는 서포티브하시다.
영: 근데 너 2년 전에 졸업하고 그다음에 뭐했냐?
저: 내가 언제 2년전에 졸업했댔냐. 나는 **년에 졸업했다니까?
영: 맞다.
(............우와 이거 트릭 질문... 이었나요.)
영: 그럼 니 성적표 보여줘.
저: 여기 성적표다. (그저그럼. 3.6/4.5)
영: (갑자기 키보드 막 뚜드림.....)
영: 니 비자는 승인되었다. (인상만 쓰다가 갑자기 웃으면서 ;; 주황색 종이는 옆에 버리고 여권챙김)
니 비자는 일주일 내에 패키지로 받을거다.
저: 오케이.
영: 너는 인컴이 많지는 않지만 어쨋든 내가 너를 인터뷰 해보니 너는 인크레러블 한 사람이다. 가서 혹시 돈이 모자르게 되면 다시 오도록 하고, 파트타임 잡을 하는 건 안된다. 알겠지? 가서 굿럭이고. 땡큐. 해브어 나이스 데이.
저: 오 땡큐 해브어 나이스데이 투.
시간은 얼마 안지난 거 같은데 엄청 길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받았네요.
저한테 불리한 서류만 보는 거 같았는데 솔직하게 말한걸 그냥 좋게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여튼 제가 느낀 저 영사의 특징은
의외로 인사도 먼저 하고 잘 받아줌. (굿모닝 정도 하시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달라는 서류 말고 다른걸 어필하거나 안물어본 걸 설명할려고 하면 화냄. 그렇지만 묻는말에 순순히 대답 하면 잘 수긍해줌. 솔직하게 말하는 걸 원하는 거 같으니 일관된 대답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음. 비자 주기전까지 표정은 계속 무서움. 그러나 발음이 정확하고 잘들려서 알아듣기 비교적 쉬운듯함. 서류는 자기가 본적없는(?)건 안보는 듯. 의외로 덕담도 함.
여기까지 오늘 비자 받은 후기이구요.
정규 유학과정 가시면서 너무 겁먹으실 필요도 없지만. 서류나 등등 확실히 챙겨가시면 그만큼 자신감도 생기시고 당당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들 저처럼 고생말고 한번에 잘 받으시고요. 혹시나 저처럼 거절 경험 있으시더라도 솔직한 자세로 잘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받으시길 바랄게요.
2주동안 한이 맺혀서 ㅠㅠ 구구절절...엄청 길게 썼는데. 혹시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제가 아는대로 말씀드릴테니 댓글 달아주셔도 좋구요. 다들 즐거운 유학생활 하시고 다녀와서도 성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