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비자 한번 리젝 후 드디어! 2차에서 합격했어요.
수요일에 인터뷰 했는데 이틀 만에 비자가 왔네요 ㅠㅠ
저처럼 비자 거절 후에 마음 고생 하고 계실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후기를 남깁니다!
먼저 제 상황은
20대 후반/ 여자 / 준학사 / 디자이너, 현재는 프리랜서 / 5월부터 약 3개월 장기간 미국여행
정~말 좋지 않은 비자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1차 때
'서류만 잘 준비하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혼자 준비했었고
지난 8월에 인터뷰를 봤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주황색 거절 용지를 받았습니다ㅠㅠ
현재 하고 있는 일, 학업 목적과 계획, 지난 미국 여행 등등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어요. 가장 중요한 인터뷰 준비에 소홀했던거죠.
그 후 여러 유학원을 찾아 헤매고 몇 군데 상담 받았는데
미국은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가라던 곳도 있고...
2차 신청이다 보니 상담비, 수속비도 어마어마했어요.
하염없이 유학사이트와 인터넷 검색하다가 하익수님을 알게 되어 상담을 받으러 갔고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해주시고
앞으로 어떻게 서류 준비를 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상담해주셔서 수속을 결정!
그 후 무려 3개월 동안 다시 준비했어요.
완벽한 서류 준비를 위해 오로지 비자에만 쏟았던 길고 긴 시간...
거의 사전 만한 두께의 서류가 완성되고,
하익수님과 2시간 가량 사전 인터뷰 연습했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예상 인터뷰 총정리하고 2시간짜리 녹음 파일도 20번은 들었어요.
랩처럼 달달 말할 정도로 아예 싹 다 외워버렸죠 ㅎㅎ
나중엔 직접 인터뷰 문답한걸 녹음하고 들어보면서
어색한 문장은 없는지, 말할 때 목소리는 정확한지, 답변이 너무 길지는 않은지 확인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수요일에 인터뷰를 했습니다.
1. 대기시간
8월 인터뷰는 오후라서 그랬는지 대사관 밖에서 줄 서는 것부터 인터뷰하기까지 거의 2시간을 기다렸어요.
이번 2차 인터뷰는 수요일 오전, 인터뷰 보기까지 30분 정도 밖에 안 걸렸어요.
2. 비자 인터뷰 절차
> 1층 창구에서 여권과 예약확인증 검사
> 안으로 들어가서 핸드폰 및 전자기기 맡긴 후 2층으로 올라감
> 예약확인증 검사 후 여권 뒤에 바코드 붙이고 줄 서서 대기
> 차례가 오면 기본서류 검사 및 지문인식
DS-160에 사진이 제대로 안 올라갔거나 문제가 있으면
도중에 나가서 다시 사진 찍거나 뽑아 와야 하니까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두세요.
* 사진 배경은 흰색/ 얼굴과 몸이 선명하게 나온 5X5
> 번호표 받고 의자에 앉아서 대기
이때 영사관들을 유심히 보세요.
어떤 영사관이 리젝을 많이 주는지, 오래 인터뷰를 하는지,
한국말로 인터뷰 하실 분들은 어떤 영사관이 한국말이 가능한지도 보시는게 좋아요.
통역관이 계시긴 하지만 말하는 그대로를 다 통역해 주시는 것도 아니라서
가능하면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전광판에 번호표 뜨면 해당 영사관에게 가서 인터뷰 시작
당연한거지만, 서류는 영사관이 요청할 때 바로 보여줄 수 있게 다 꺼내서 올려놓으세요.
가방에서 한참 뒤적거리면서 찾는 분도 있었는데 영사관이 매우 언짢은 표정이었어요;;
세세하게 서류 확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서류 잘 안보고 무조건 질문 위주인 경우도 있어요.
서류 안봐도 된다고 하면 건네진 마시고 영사관 향해서 서류 손에 들고 설명하세요.
내가 먼저 어필을 해야 영사관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요.
3. 인터뷰
그날 영사관은 네 분 나와계셨는데 그 중에 한 분이 1차 때 리젝 줬던 영사님이셨어요.
설마 또 걸리겠어? 했는데 또 걸렸어요 ㅎㅎㅎ
하지만 이전에 리젝을 준 영사와는 인터뷰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이미 멘트 연습도 다 해놨기에 당황하지 않았어요.
기본 서류랑 여권 확인 후에 다른 영사관에게 제 서류를 넘기셨는데
마침 그분이 내심 '제발 저분 걸렸으면...' 했던 영사님이라 속으로 되게 좋아했어요 ㅎㅎ
저는 I-20에 어학과정 병행이라고 되어있기 때문에 한국말로 인터뷰 했어요.
* 인터뷰 내용
DS-160 한참 동안 확인한 후
영사: 왜 갑자기 IT 대학에 가요?
나: 제가 한국에서 제품디자인 전공으로 준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데,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해당 전공 분야의 디자이너 선호도가 더 높고, 비전이 있다고 생각되어서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영사: 오케이. 근데 왜 석사 있는데 더 낮은 학사로 가요?
나 : 네? 아닙니다, 저는 석사가 아니라 준학사 학위인 Associate Degree가 있고,
학부 편입 하여 학사 학위 과정으로 가는겁니다. 낮은 학위가 아닌 더 높은 학위로 갑니다.
영사 : 아아. 오케이. 재정서류랑 성적표 주세요
나 : 학교에서 50% 장학금을 받고 현재 사업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와
지난 5년간 디자이너로 일한 저의 재정으로 유학자금을 낼 예정입니다.
영사: ( 끄덕끄덕하며 서류 확인 후 키보드 두드림 ) 근데 I-20 바뀌었어요?
나 : 아, 저번에는 편입 지원 전에 어학과정을 미리 공부하기 위해서 어학원 I-20를 받았었는데,
영사 : (말 자르며) 아 저번엔 어학원이었어요? 오케이.
잠시 키보드 두드더니 곧 리젝 용지를 꺼내 박박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시는 영사님!!
거절용지가 찢겨져 버려지는걸 보니 정말 속이 다 시원했어요 ㅠㅠ
그리고 그토록 기다렸던 그 말.
" 비자는 일주일 안에 도착할 거예요. I-20 공항 갈 때 꼭 가지고 가세요 ^^ "
감사하다고 우렁차게 말하고 실실 웃으면서 1층으로 내려갔네요 ㅎㅎ
자꾸 웃음이 나오는데 표정관리 하느라 힘들었어요.
1차 때는 질문도 많고 인터뷰도 오래했는데 그에 비하면 2차는 정말 금방 끝났어요.
힘들게 비자 받으면서 느낀 점은,
비자를 받는데 절대적인 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정도면 비자 받겠지~ 라는 생각은 좀 위험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ㅎㅎ
지나친 확신도 금물이지만 자신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종의 면접 같은 거니까 옷차림도 단정하게 입고, 눈을 마주치고 당당하게 말하고,
영사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짧게 말하지 말고, 뒤에 꼬리 질문이 따라오지 않게 합쳐서 길게 말하세요.
인터뷰가 길어질수록 비자 받기가 힘들어지니까요.
나름 자세하게 후기 썼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다들 준비 잘 하셔서 꼭 비자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