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합니다.
당췌 면허 이야기로만 얼마를 질질 끄는건지..
제가 바로 지난번 남겼던 글은 끝맺음이 약간 이상했는데요..
사정이 있었습니다.
무려 2시간에 걸친 글을 다 마치고 확인 버튼을 눌렀더니
두둥!!!!!
헉!! 뭐야??? 다 날라간거야?
장장 2시간에 걸쳐 쓴 글이 한 순간에 다 날라가버리다니요,,
재빨리 '뒤로' 버튼을 눌러 보았습니다.
눈 앞이 몽롱해지고 정신이 혼미하네요.
다리에 힘이 풀리고 의자에서 일어설 수가 없네요.
에이씨~ 확 삐뚤어져 버릴까?
한 두어시간 방황하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네요.
다행히 다 날라간건 아니구요..
반 정도는 남아있더라구요.
그나마 그게 어디냐..
'수정'버튼을 누르고 거기에 약 한 시간 가량 더 보태쓰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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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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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틀 방황하다....
다시 키보드를 잡습니다.
지금도.. 확인버튼 누르기가..너무너무 두려워요.
저 화면이 다시 뜰까.. 가슴이 조마조마 합니다.
와이프와 저 화면 중에 더 무서운걸 고르라면
주저없이 저 화면을 택하겠어요.
만약 제가 이 게시판에서 사라진다면..
하지 말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와이프 이야기를 계속 일삼는 저에게 분노한 wife님께서 제 아이디를 삭제시키셨거나
굳이 운전중에 경찰차 사진 찍으려다 잡혀갔거나
아니면..이 글을 쓰고 확인 버튼을 눌렀는데 저 화면이 또 뜬 겁니다.
결과는 한 번 운명에 맡겨보죠.
아무튼 지난 번 글은 다행히 남아있던 그 반이구요,
오늘 그 나머지 반 이야기 다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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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제게 다시 물었습니다.
"...합격했어?" 그제서야 저는 마치 너무 쿨하다 보니 처음 질문은 못 들었다는 듯이
'아..시험? 응. 합격했어.' 조용히 대답하고는 곧바로 실기시허장으로 향해버렸습니다.
배꼽빠지게 웃던 그녀, 이럴리 없다는 듯 멍하니 저를 쳐다보네요.
그래..너는 그렇게 나를 존경하면 되는 거야..
나는 그 이름도 위대한 '남편'이라구!!!ㅋㅋㅋ
캬~ 그 때 와이프 표정을 카메라에 못 담은게 한이네요. 한.
제가 실기시험장이라고 했는데 사실 실기시험장이란 건 없구요.
그냥 이런 주차장이에요.ㅋㅋ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감독관과 함께 제 차가 주차되어 있는 주차장으로 갑니다.
사실 저는 이 때 차가 없으므로 저를 픽업해주신 분의 차가 되겠죠.
제가 먼저 차에 타면 감독관이 앞에서
헤드라이트 켜봐라, 깜빡이 켜봐라, 경적 울려봐라. 브레이크 밟아봐라. 이런 요구를 합니다.
만약에 이런 운전에 필수적인 장비들 중에 하나라도 고장이 있으면 실기시험 못봐요.
꼭 가기전에 점검하셔야 합니다.
저희 와이프 제 공부실력에 감동한 탓인지 멍하니 따라오다 감독관에게 제지를 당하네요.
"You're not allowed to be here!!"
그래..그게 바로 남편과 부인의 차이야!!ㅋㅋㅋ
남편만이 자동차에 탈 수 있지!!
감독관이 이런 것들을 다 점검하고 나면 차에 탑니다.
애석하게도 제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차에 태워준 여성은 저희 와이프가 아니라 감독관 아줌마였네요.
서서히 후진을 해서 도로로 나갑니다.
감독관 아줌마가 사거리에 다다를 때마다 직진해라, 우회전해라, 좌회전 해라. 알려주네요.
운전 중에는 실수를 해도 절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끝나고 나서 뭐라고 하죠.
주행시험을 모두 마치고 나면 원래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요..
시동을 끄고 나면 감독관이 뭘 잘못했는지 지적해줍니다.
그 때 지적사항이 3개 이상이면 탈락이구요,
필기시험과 달리 실기시험은 하루 한 번 밖에 응시를 못하십니다.
떨어지면 다음날 다시 오셔야 되요.
저의 경우는 저를 픽업해주신 분이 목사님이셨는데
워낙 똑똑하신 분이고 이렇게 사람들 픽업을 많이 해주시다보니 코스를 다 외워놓으셨더라구요.
저야 뭐 국제 운전면허증이 있으니 그 분이 알려주시는 대로 코스를 2번이나 미리 돌아봤답니다^^v
결과는 Perfect 합격!
목사님마저도 한 가지도 지적받지 않았다는 제 말을 믿지 못하시는 눈치시더라구요^^
저의 아내는 어떻겠습니까?ㅋㅋㅋ
이번 면허 사건을 토대로 땅에 떨어진 남편으로서의 권위를 확실히 세우는 군요.
그러면 잠시 주행코스를 돌아볼까요?
한국과 다른 것들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stop 사인입니다.
물론 한국에도 정지신호는 있죠.
북한에도 있답니다..ㅋㅋ
(안 서면 아오지 탄광 보낼 기세ㅋㅋ)
미국에선 이 stop사인에서 안 서면 무조건 벌금입니다.
일단 이 stop사인이 보이면 무조건 멈추셔야 합니다.
당연히 면허시험 도중엔 100% 지키셔야 겠죠?
하지만 실제로 누가 그렇게 다 지키나요?
실제 운전 현장에서 stop사인이 보인다고 해서 다 멈추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놀라운건 절반 이상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이 stop사인을 지킵니다.
대단한 선진 의식이죠.
특히 왼쪽에 four way라고 쓰여 있는 stop 사인은 반드시 서셔야 되요.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에 있는 사인입니다.
반드시 먼저 온차가 먼저 갈 수 있도록 모든 방향에서 오는 차들이 한 번 멈춰선 뒤에
눈으로 혹은 손으로 어느 차가 먼저 갈지 결정한 후 움직이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요,
Speed limit 입니다.
뭐 이거야 당근 중요한 거죠.
오늘 계기판을 유심히 보니 30마일은 약 40~45km 정도 되더군요.
보통 도로는 45마일이 제한속도에요. 약 60~70km 죠.
미국 지도 유심히 보신 분은 알겠지만 여긴 도로가 전부 사다리처럼 생겼어요.
곡선도 거의 없이 수직 수평 교차로로만 도로가 되어 있어요.
남북을 잇는 도로들은 개인적인 이름이 있구요, (참고로 저는 Metcalf 라는 도로에 산답니다.)
동서를 잇는 도로들은 119th street, 158th street 이런 식으로 숫자가 매겨져 있어요.
다른 주들도 같은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것만 주의하셔도 내가 동서남북 어느쪽으로 가고 있는지 대충 감은 잡으실 수 있을 거에요.
어떤 분들은 5마일 초과하는 것은 경찰이 잡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건 뭐 경찰마다 다를테고,
아무튼 면허시험 볼 때는 과속은 금물입니다.
오른쪽에 이런 표지판이 자주 보이니 항상 속도 확인하는 것 잊지 마세요.
전에 말씀드린 대로 20마일 초과하면 현장에서 연행되요^^
다음으로는
이렇게 생긴 표지판인데요.
왼쪽 차선에서는 무조건 좌회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 영어 잘하죠?^^v)
RIGHT LANE MUST TURN RIGHT라는 표지판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실선과 점선구분은 합니다.
점선은 차선변경을 할 수 있는 차선, 실선은 차선 변경을 할 수 없는 차선, 다들 아시죠?
여기서도 그 구분은 하는데요
가장 안쪽 차선, 혹은 가장 바깥쪽 차선으로 운전을 하시다가 이런 표지판이 보이시면
좌회전, 혹은 우회전 하실 것이 아니시라면 얼른 차선 변경을 하셔야 합니다.
조금 있다가 실선이 점선으로 바뀌면서 앞쪽 차선이 막혀버리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좌회전 할 때 비보호인데요. 사진으로 보시죠.
저는 지금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려고 대기중입니다.
두 신호등 사이에 있는 표지판에는 LEFT TURN YIELD ON GREEN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쉽게 말해 비보호인데요, 그렇다고 좌회전 신호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좌회전 신호가 뜨면 좌회전 하면 되구요
그냥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맞은편에서 차가 오는지 확인해서
차가오면 가만히 계시구요, 차가 안 오면 그냥 좌회전 하라는 뜻입니다.
면허시험 코스마다 이 신호는 무조건 포함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좌회전 신호가 걸리셔서 통과하면 운이 좋으신 것이구요,
만약 위와 같은 상황에서 좌회전시 초록색 불이 들어와 있는데 맞은편에서 차가 안온다!(오면 기다리시구요)
그러면 무조건 얼른 가셔야 합니다.
거기서 지체하시면 탈락! 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제가 경찰차 다음으로 두려워하는 바로 스.쿨.버.스.입니다.
미국은 인권의 나라인거 아시죠?
그 중에서도 아이들의 인권은 정말 최강입니다.
다 큰 학생들이 다니는 중고등학교 앞에도 이렇게 길 건너는 거 도와주는 사람이 늘 있습니다.
아무튼 다시 스쿨버스 사진으로 돌아가셔서 버스 옆면을 잘 보시면 stop사인이 달려있는거 보이시나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있을 때는 그 표지판이 옆으로 삭 펴집니다.
그러면 그 앞뒤 맞은편에 있는 모든 차들은 그 자리에서 정지.
그 표지판이 다시 접혀질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천천히 움직여서 추월해서도 안되죠.
이걸 어기면 엄청난 벌금은 물론, 구속까지 당할 수 있다네요.
여기서 애들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납니다.
이런 인권 때문인지 운전면허 심사 규정중에
코너를 돌 때 너무 인도쪽으로 가까이 붙어서 돌지 말라고 하네요.
혹시라도 사람을 칠 수 있으니까.
이것도 지적받으면 3가지 중에 하나로 들어간답니다.
이렇게 실기시험을 마치구요.
합격하신 분들은 사진을 찍습니다.
가운데 걸어가시는 여자분 말구요,
저 뒤에 파란천 앞에 서 계신 흑인 여자분 보이시지요?
합격하셨다고 그냥 얼굴에 미소가~~
그나저나 이 사진 찍을 때
저는 남한에서 온 간첩도 아니고 참...ㅋㅋ
거기에는 사진이 들어가 있구요.
실제 운전면허증은 약 2주 안에 우편물로 배달됩니다.
이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은행 계좌를 트기 위해서는 사진이 들어가 있는 두가지 신분증이 있어야 합니다.
이곳 캔사스에는 정말 수십개의 은행이 있는데요
그 중에 social security number 없이 계좌를 열어주는 곳이 딱 두군데 입니다.
그 두군데 은행은 다음시간에 말씀드릴게요.
드디어 면허를 마칩니다.
다음 시간부터 은행부터 시작해서
경매장에서 차사기까지 얼른 속도내서 진행하도록 할게요.
그래야 garage sale 도 얼른 소개해드리고,,
참고로 운전하다보니 제가 이전에 소개해드린 축구장에서 애들이 축구를 하고 있더라구요.
옆에선 소프트볼 경기도 하고 있고요, 비가 무척 많이 오는데 말이죠.
마침 제 디카에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길래 동영상으로 촬영을 한 번 해봤습니다.
비 쫄딱 맞으면서요..ㅠ.ㅠ
그것도 얼른 보여드리고 싶네요.
이제..드디어..
공포의 확인버튼을 누를 차례입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럼..안녕히 계세요..
(두근두근) 확인 버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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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ㅇㄴㅁㅇ냐머ㅐㄹ으재ㅡ냄푸ㅑ애머ㅑㅈ더ㅐ랴ㅡㄴㅇ미;너임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당장 help@gohackers.com 으로 메일을 보냈죠.
친절하게도 바로 답장을 주시더군요.
2번, 3번은 아니죠.
제가 직접 쓴 글인데다가 용량도 아직 많이 남았다고 뜨니가요.
문제는 1번인데,
제 글에 금칙어가 될만한게 있던가요?
문단별로 쪼개서 수십번 글을 올려본 후에 드디어
그 금칙어를 찾아냈습니다.
그거슨 바로..
ㄷㅗ ㅇ ㅜ ㅁ ㅣ 입니다.
아니, 도우너님(금칙어다 보니 이렇게 살짝~ㅋ) 이게 말이 됩니까?
왜 도우너라는 호칭이 금칙어인가요?
이거 때문에 제가 맘 고생한 걸 생각하면..ㅜ.ㅜ
님이 저를 다크호스라고 불러주시지만 않았어도
도우너님한테 저 삐질 뻔 했습니다.
암튼 수고하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