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빠르게 세번째 글을 이어가려고 컴터 앞에 앉은 워커홀릭입니다.
지난번 GMAT에 대한 두 번째 글(링크)이 지금 보니 많이 부족했네요. 오늘 추가 보완할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담당자님께서 GMAT 시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및 시험 당일 일화를 요청하신 건, 아무래도 그 지점을 메우고 싶은 필요성도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당 게시물의 연재 데드라인은 한참 후이긴 하지만, 아직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생생할 때, 글을 조금 적어보도록 하죠. 채찍질을 해주시는 지인분들에게 감사의 말씀도 전합니다. 아래 경험은 철저히 제 시각에 입각한 내용입니다.
도서
우선 책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입문서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시험 출제자가 발간하는 책자라면, 문제도 상당히 귀하구요. 그런데요... GMAT 책, 공부 할 게 GRE보다 적다고 했는데, Official Guide 책을 구매하시면 상당히 두껍습니다. 저는 (원망스런) 1달 고득점 신화의 친구가 “이것도 선물!”이라며 건네준 책이었습니다. 받을 때는 두껍기는 했지만, ‘에이 저 친구도 했는 걸~’ 이러면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헤어지고 가방에 넣어서 집에 오는 길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이렇게 무거운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공부할 분량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암시하는 부분이었죠.
시험 영역
쉬운 것부터 먼저 말씀 드리는 게 낫겠죠?
AWA (Analytical Writing Assessment)
글쓰기를 먼저 설명 드리겠습니다. 제목 자체가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지문이 주어지고 주장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도 주어지지만 대개의 경우 빈약합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지문의 Conclusion이 과연 얼마나 합당한 지를 판단하고, Alternative explanation이라고 불리우는, 반박 가능한 포인트들에 대해 2~3개 적어주시면 됩니다. 30분이라는 시간 안에, 엄청 거창하게 이야기 할 것도 없고, 템플릿을 외우고 가서 항상 5점을 받고는 했습니다.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에 크게 투자를 안 했던 거 같습니다.
IR (Integrated Reasoning)
30분 동안 12문제가 주어집니다. 표랑 글을 함께 보고 푸는 난이도의 편차가 큰 시험 문제입니다. 이 영역도 쉽고, 사실 중요도가 떨어집니다. 저는 만점인 8점을 가장 많이 맞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첫 시험에서도 8점이었고, 마음의 위로만 조금 했네요... 뒤에 이어서 설명될 Math와 Verbal 섹션에 비한다면, 딱히 이 영역도 공부하고 가야하나 의문이 남기는 합니다. 단순한 것들만 잘 맞춰도 크게 점수 구간에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요, 평소 제가 적은 글에 비하여 온도 차가 크다고 느끼지 않으셨나요?
네, 사실 뒤에 지옥불 난이도 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앞에 두 부분에 큰 힘을 쏟기 보다는 기초만 챙기고, ‘제대로’ 힘써야 할 곳에 올인하라는 의미였습니다. 대충 하는 건 역시 없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선택과 집중이 있을 뿐… 이 문제는 첫번째 글(링크)에서 여러번 강조했으니 넘어가보죠.
(You only live once...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You live only once...라는데요?)
Quantitative Reasoning
그래도 좀 더 수월하다 느끼시는 분들 이 많은, 중간 불 난이도의 Quantitative Reasoning부터 다루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Math라고 부르는 영역은, 31문제를 62분에 풀면 되니 문제당 2분 정도 잡으면 됩니다. 다만, 20초 정도에 눈으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5분 정도까지 소모하는 시험문제들이 나옵니다. 종종, 시험 Set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는 Math가 망할 수도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던 것 같아요. 이 영역은 앞으로 소개할 끝판 왕에 비해서는,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과목일 겁니다.
처음 GMAT에 입문하며 다행(?)으로 생각한 것은, 동양인들은 대부분 Math 영역이 다른 외국인 분들보다는 점수가 높으며, 특별한 공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실제로 아무런 준비 없이 51점 만점 중 49점이 나왔을 때, 크게 걱정을 안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51점이고 아니면 50점이라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고등교육과정을 마치신 분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일일 겁니다. (수학이 세계적으로 강한 편이죠.. 네덜란드/홍콩 등 경쟁국들이 있다고 들었으나…!)
Problem Solving이 단순 계산문제지만, 도형이 나와서 수식을 외워야 하고, 생전 처음 보는 이등변 삼각형의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한다는 점 외에는 그렇게 어려운 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Data Sufficiency의 경우에는 i, ii 특정 정보가 주어졌을 때, 보기의 지문의 참/거짓 판별 유무를 확신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기에,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하고 방심하면 큰 코 다치는 영역입니다. 음수, 0, 양수 등의 성질부터 온갖 개념들을 빠르게 다뤄야하는 만큼, 기초 강의를 들으시는 것도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수학이 기본기가 탄탄하고 사고가 좋다고 하더라도, 푸는 요령을 다루는 선생님들의 강의는 충분히 돈을 주고 수강할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시간이 금인 우리 직장인 분들에게는요. Math 영역은 사실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오답 노트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수학은 막판에 오답노트만 많이 만들고, 나중에는 그 오답노트들만 계속 봤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 Verbal을 생각하며 호흡을 골라보겠습니다.
저는요… 사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유학을 도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1년을 미룬 건 저에겐 나름 승부수 였지만, 언제나 상황이 제게 호의적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를 누가 예측 할 수 있었겠냐만은… 언제나 인생은 타이밍이죠.
GMAT 시험을 미루고 유학을 미뤘던 판단을 제가 했으니 책임도 제가 져야했을 뿐, 쉽지는 않았습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시험 점수가 나오지 않을 때는 저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중2병 같은 게시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이유는, 제가 걸어온 이 모든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성공한 몇몇의 케이스로 여러분이 착각 하는 게 싫습니다. 수많은 실패들이 기록되지 않아, 이 공간에 남지 않을 뿐... 그들의 성공 신화도 이면에는 이런 고뇌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루지 못하면 이런 걸 제 친구들에게 보이는 것이 얼마나 쪽팔리는 것인데, 저도 쉽게 적진 않았습니다.
Verbal Reasoning
외국인들에게 Math가 어렵다면, 그들에게 Verbal은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일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한국남자인 저에게는,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65분의 순간들일 거 같습니다. 방독면을 벗고 버텼던 5분과 비교하라면 저는 사실… 후자는 한 번 더 할 수 있는데, 전자는 다시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만큼 마음의 짐을 주는 것은 Verbal 영역일 거에요. 36문제를 65분 안에 푸는데, 저는 단 한번도 끝까지 풀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험에 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33문제만 제대로 풀고 나머지는 찍자… 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Critical Reasoning은 그나마 제가 이 영역에서 가장 자신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별다른 수업을 듣지 않았을 때도 정답률이 가장 괜찮았고, 항상 딴지 걸기 좋아하고 논리를 보강하거나 약화 시키는 걸 좋아했던 저는, 수업 시간에 제일 정답을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들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다 맞지는 않았지만, 다 맞기를 기대하고 보는 시험이 아니니 CR에는 그렇게 힘을 쓰기 보다는 문제 유형들을 살피며, Weaken, Strengthen, Infer, Bold 등등 문제를 보면 바로 유형을 파악하여 답을 찾는 데 주력했습니다. 시간을 지키는 싸움이었으니까요.
Reading Comprehension은 그냥 토플의 매운 맛 정도로 생각이 들었지만, Critical Reasoning을 먼저 들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문단 간의 관계나 주어진 보기가 화자의 생각을 약화 시키는지 강화 시키는지 등의 문제도 토플과 다르게 출제되기에, CRC라고 부르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다만, 일전에 언급 했듯, 모르는 영역의 모르는 어휘가 많이 나왔다고 해도 겁먹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생소하고 어려운 지문을 맞이했다면, 축하 드립니다! 고득점에 문 앞까지 왔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면 됩니다. Verbal에서 난이도를 이만큼 어렵게 낼 수 있는 영역은 사실상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고득점을 위해 꼭 멘탈을 챙기셔야 합니다. 지문은 어려워도 답을 찾는게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entence Correction 영역은 1분 30초 안에 풀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주어진 문장을 읽고 군더더기가 없으면 바로 A를 고르고 넘어가면 좋겠지만, 더 좋은 문장이 있을 수 있기에 모든 보기를 펼쳐봐야 합니다. 나중에 실력이 쌓이고, 문법이나 유형 등을 알게 되면 제 경우에는 평균 1분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사실 오답노트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건 Quant가 아니라 SC 영역입니다.
모든 보기를 분석해서 해체하며 어디가 왜 틀렸는지 씹어먹을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GMAT과 작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SC가 가장 싫었지만,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제 영어 실력을 가장 높여준 과목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SC를 뽑을 것입니다.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물론 주변에 많이 징징 대긴 했지만, 전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동생에게 당시 많이 말했던, 아래 문구는 사실 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으니까요.
저는 이 이야기의 끝이 "He (also) believed he could, so... he did."와 같은 담백한 문장이 되길 바랐습니다.
언제나.
시험 당일 후기는…
분량 조절 실패로 다음 주에
이어서 연재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시험을 좀 많이 봤습니다. 한
회 분량이 나올 거 같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는 지인 분들이 대략 30분
정도 계신데, 그분들의 카톡 내용을 살피고 조금 더 상술해 주었으면 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도
다루면서 4번째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끝으로,
요즘 핫한, 클럽하우스 때문에 하루가 사라진 느낌이네요. 경험을 나누는 게 저는 참 즐거운 데, 저기엔 그런 분들이 엄청 많이 모여 계시는 거 같더라구요. 나중에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지금 이 시간에도 인터뷰로 마음 졸이고 있을 2021 입학 동료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재밌겠다...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어드미션을 받은 곳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항상 긍정적이냐구요?
저는 고3 수험 시절, 3월 모의고사 때 뒤에서 1등에 가까울 때도 다른 잘 하는 친구들보다 제가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는 어릴 때라 지금처럼 저 스스로를 믿지는 못 했지만... 저보다 어른인 부모님과 선생님을, 부족한 저를 믿어주는 그 분들을 믿어보기로 했던 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를 믿지 못 하시겠다면, 여러분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한 번 믿어보세요.
2021년 2월 5일
오전 2시 34분
세번째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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