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막학기 재학 중인 대학생입니다.
전공은 화학공학이고, 학교도, 학점도, 스펙도 다 괜찮아요. 전공을 살리면 취업이 어렵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화학공학에 큰 뜻이 없어요. 전공 공부하면서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냥 하라는 거 하고 대학생활 즐기고 하다 보니까 눈 깜짝할 새에 졸업이네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전략기획이에요. 경영컨설팅 회사나 기업의 전략기획팀에 입사하고 싶어요. 그런데 문제는 너무 바늘 구멍이고 뛰어난 분들도 많아서 저처럼 관련 스펙이 없는 사람이 바로 들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이번 취업 시즌 때 대기업 두 곳에 서류를 넣어봤어요. 한 곳은 전공을 반 쯤 살려서 엔지니어 직무로 넣었고, 한 곳은 PM 직무였어요. 역시나 엔지니어 직무만 붙었는데, 서합 후 인적성 준비하면서 현타가 엄청 오더라구요. 내가 이걸 진짜 원하는 게 맞나 하구요. 어쨌든 공부에 집중을 못했으니 합격을 못했고, 불합격했을 때 저도 모르게 약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기획 쪽으로 대담하게 못 갔던 또 다른 이유는 왠지 공대보다는 전문성이 떨어져 보였어요. 공대가 상경계 보다 막 전문성 있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그 문턱이 화학공학보다는 낮고, 그래서 또 사람은 많은데 그 속에서 제가 저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잘 살아남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자신감 문제였어요.
그러다 플랜트를 설계하는 경진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때 설계에 필요한 많은 데이터들을 다루면서 데이터 분석이 저와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공 수업 중에도 수치해석 과목이 있었는데, 모든 평가항목에서 만점을 받아서 교수님이 본인 연구실로 대학원 오라고 영입도 많이 하셨구요. 그래서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이랑 경영 쪽 같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관련 커리큘럼을 찾아보니 많은 해외 MBA에서 MSBA(Master degree of business analytics) 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코스는
1. 1년 준비 후 바로 MSBA 진학 -> 해외 취업(STEM 학위일 시) -> 한국에서 기획자, 경영 컨설턴트, 또는 데이터 분석가로 취업
2. 엔지니어로 먼저 취업 -> MBA, MSBA 또는 사내 직무 이동을 통해 커리어 전환
3. 바늘구멍이라도 전략기획팀 취업 도전, 대학원 가고 싶으면 후에 회사 지원 프로그램 도전
이렇게 있는데 1번을 가장 하고 싶긴 해요. 그래도 2번 같은 경우에는 하고 싶지 않은 업무라도 후에 MBA에 지원할 때 대기업이면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이건 좀 부수적인 질문인데 이번에 MIT Sloan MBAn을 한번 지원해볼까 하는 고민도 드네요. 이번에 코로나로 GMAT/GRE, 토플 시험을 안내도 되는 유일한 학교인데 제가 아직 점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랭킹 1위 MSBA라서 사실상 붙은 확률이 거의 없을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지인들은 혹시 모르는거고 또 떨어져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1년간 준비하면 더 괜찮을 것 같다는데, 또 준비할 게 많아서 그냥 그 시간에 내년 지원할 목적으로 시험 준비하는 게 더 나을까 싶기도 해요.
뒤늦게 진로를 변경해서 고민이 많아 주절주절 길게 쓰게 됐네요. 이런 고민들을 거쳐서 진로를 결정하게 됐는데, 옳은 선택일까요? 맞다면 이 진로를 위해서는 어떤 코스가 최선일까요? 지나가다 조언 하나씩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