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전 여기 있으면 안되는거 같아요
한국에서도 명문대생 아닌데, 어쩌다 탑스쿨 대학원에 유학오니깐 매일같이 넌 바보야 라며 두들겨 맞는 심정이네요.
제가 디테일에 엄청 약한데, 면접 때 뭔가 아는 척 하는걸 잘하는 거 같아요.
실제로 글을 쓰거나, 뭔가 자세한 지식을 출력하라고 하면 하나도 못하면서,
말로는 어물쩡 핵심만 살짝 건드리면서 상대방한테 내가 아는 듯한 인상을 주는.. 그런 거 있잖아요.
제가 그걸로 대학원 온거 같아요. 그리고 그걸로 장학금도 탔어요. 진짜 파고들면 하나도 모르는데, 머릿속에 남은 걸로 잘도 조합해서 아는 척 오짐.
공부할 때도 딱 아는척 할 정도만 암기하는거 같아요. 너무 자세한 개념은 어차피 못외울거야 하면서 슬쩍 넘어가고. ..
큰그림만 이해하고 넘어가고. .. 그래서 아무리 유명한 논문이라도 디테일을 무시하니 1저자나 교신저자 이름도 못외움.
다들 어떤 랩의 어떤 사람이 쓴 연구에 의하면~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저는 그런거 못해요. 외쿡 이름 외우기 힘들어여.
가끔 이런 가짜 대학원생 같은 제 모습에 혐오스러워요. 교회나 주변 학교 한인 대학원생분들 보면 얼마나 똑똑한지,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의 디테일들을 보면 정말 겉할기만 하는 저와 다른게 느껴져요..
하지만 다들 제 허당끼를 다 알아가고 있답니다.
이제 다들 제가 전공 관련해서 하나도 모를거라는걸 알고 아무것도 안물어봐요.
대학원 입학하고 시험이란 시험은 죄다 삽질하고,
퀄 시험을 위한 라이팅도 아주 개판입니다.
논문도 잘 안 읽히고, 토플 100점 언저리 수준 대의 라이팅으로 그랜트 포맷에 맞춰 글을 쓰고 있구요.
일단 주저리주저리 쓰고 교정 업체에 맡긴 다음 주변에 돌려야 겠어요.
그래멀리도 쓰는데 도움이 영 안되네요. 돈 줘도 관사만 고쳐줘요 제기럴.
어쩌다 로또로 맞은 gre 라이팅 4점 찍은 건, 어찌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치면 2점 나오려나.
진짜 퀄 떨어질까봐 너무 겁나요.
다행히 제 연구 주제는 순항중이고, 제 연구 몰입해서 실험하는건 재미있어요.ㅠㅠ
퀄 합격해도, 또 이제 제 논문 퍼블리시 할 때 또 글 안써진다고 징징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