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10월 시험본 학생입니다. 필력도 부족하고 좀 늦은 감도 있지만 양해부탁드립다 ^^
일단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보니 한국 토플하고는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제 케이스가 많은 분들한테 적용하기는 좀 그렇다는 점 유의하고 읽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1. 토플 시작 전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공부해왔고 또 캐나다에서 지난 1.5년동안 있다보니 많은 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케이스라고 보기는 힘들것 같아요. 토플의 경우 캐나다 오기 전 짧게 해커스 Toefl Actual Test 문제집으로 독학하기는 했었습니다만 그때 했던 것이 지금 시험이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 모의고사 점수들이랑 최근 것들 비교해보니, 차이가 좀 많이 납니다 ㅎㅎ. 캐나다에 있던 동안에는 따로 토플공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시험 전 목표점수는 110점 이상, 좀 희망적으로 잡으면 115점이었습니다.
2. 공부기간/교재
시험 신청은 8월달쯤 했지만 공부는 솔직히 말해서 2주전부터 시작했습니다. 토플뱅*(혹시 몰라 *처리 했습니다) 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주로 이용해서 공부했는데, Actual test 2개(처음 시작할때, 시험 전날)와 Section test 10개 정도, 그리고 추천문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시험 전날 해커스 Toefl Actual Test 리딩편 조금 뒤적거리기는 했는데 말그대로 Actual Test 문제집이다보니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3. 섹션별 공부: Listening
진짜 리스닝에 경우에는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토플뱅* 두번 모의고사 봤을때도 둘다 30점이 나와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뭐 노트테이킹해라 이런 뻔한 조언을 드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팁들은 저보다 더 잘 설명해주실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1.5년 전과 비교를 해보자면 전반적으로 토플 리스닝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예전에는 지문이 길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다소 생소한 주제가 나오면 당황하기도 했는데 그런 점은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다만 저는 그 1.5년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공부를 해왔고 많은 분들이 토플 시험 하나 보려고 해외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일겁니다. 제 선에서 드릴 수 있는 도움이 될만한 팁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영어에 대한 exposure를 최대한 높이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미드 같은 것을 보라는 것보다도 Toefl 리스닝의 분위기와 유사한 매체들(팟캐스트, 다큐멘터리, TED 강의)을 꾸준히 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겠지요. 딱 하나만 더하자면 노트테이킹할때 다 적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기보다는 키워드와 강의 흐름 중심으로 적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키워드: 관련 팩트 + 학생이나 교수의 첨언(있을 경우)"의 형태로 저는 주로 노트테이킹 했습니다. Abbreviation은 꼭 standard한 표현 쓸 필요없이, 어차피 노트테이킹이니 본인이 편한 표현 쓰면 좋습니다.
4. 섹션별 공부: Reading
토플 리딩이야말로 제가 가장 포커스를 맞췄던 섹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Actual test 2번, Section test 8번 보는 동안 한번도 25점 이상이 안나왔습니다. 25점은 딱히 고득점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도 좀 많이 걱정하기도 했고, 시험 전날 본 모의고사에서 22점이 나와서 내심 긴장을 하기는 했습니다. 가장 어려워했던 유형들은 Sentence simplification 하고 Sentence insertion이었습니다. Sentence simplification 유형의 경우 4개의 보기 중 1~2개 추려내는 것 까지는 쉬웠는데 남은 것들이 다 그게 그거 같고,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해서 힘들었습니다. 팁이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그냥 같은 유형의 문제들 최대한 열심히 풀었습니다. 풀다보면서 느낀것은 문장의 부가적인 사족보다는 핵심 내용이 정확히 보기에 존재하는지 일차적으로 체크하고 그다음에 부가적인 디테일들이 맞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었다는 정도였습니다. 워낙 부가적인 내용도 잘 살렸고 핵심내용도 약간 애매하지만 잘 전달한 것 같은 보기들이 많기 때문에 핵심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 보기들을 제거하면서 정답률이 좀 더 높아졌던 것 같아요.
Vocabulary 문제의 경우, 제가 워낙 단어장 같은 거를 좋아하지도 않고, 만들어놔도 안써서, 딱히 그런거는 안했습니다. 다만, "어 이 단어 저번에도 지문에서 본 것 같고, 좀 많이 나오네?"하는 단어들만 꼭 외었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많지 않은 이상 그 많은 토플 vocab 외우는게 쉬운 일도 아니고, 그 공부를 해도 시험날 재수가 없으면 틀리는 문제가 Vocab 유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단어"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많은 유형을 다 짚고 가기는 그래서 크게 두가지 정도 이렇게 요약해봣는데, 다른 유형 관련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장담은 못하지만 답변 달아보겠습니다.
5. 섹션별 공부: Writing/Speaking
라이팅/스피킹 섹션은 워낙 영어로르 오래해왔다보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모의고사를 보고 관련 글들을 읽다가 많은 분들이 format을 외워라, outline 외워서 내용을 채워라 식의 조언들을 남겼길래 도대체 얼마나 효과적인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format, outline이라는게 딱히 특별하다기 보다는 시험보다가 패닉하지 않기 위한 장치로 느껴지더라고요. 결국에 라이팅/스피킹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내용요약 아니면 찬반정리인데, 영어로만 자주 안할뿐이지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많이 해봤을 내용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본인이 어느 정도 라이팅/스피킹에 자신이 있다, 적어도 뭘하고있는지는 알고 있다, 정도 되는 사람들은 꼭 format이나 outline의 형태에 집착하기보다는, 상식적인 흐름으로 내용 정리해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리 내가 자신이 있어도 한가지 주의할 점은 라이팅 2번문제(opinion 묻는 문제)에서 꼭 꼭 꼭 Intro-Body[Paragraph 1, 2, 3(optional)]-Conclusion의 4/5 paragraph essay 형식을 지키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있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essay 평가할때 채점관들이 가장 까다롭게 채점하는 것이 plagiarism/citation하고 format 입니다. 이미 준비하시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실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서 강조해봤습니다.
라이팅에서 그래머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기는 할텐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쉽되 grammatically correct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겠지요. 물론 간단한 형식의 문장들만 계속이어지다보면 글이 단조로워지겠지만, 괜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겠지요. 사용하는 vocabulary역시 괜히 자주 사용해보지도 않은 단어 끼워넣기보다는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단어 위주로 하는게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내가 욕심이 있어서 어려운 단어도 사용하고 싶고 다양한 문장들을 써보고 싶다면 미리 시험전에 연습해서 확실히 내것으로 만들면 됩니다. 혼자 공부할때 proofreading은 바로 Grammarly 돌리지 말고, 스스로 찾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Grammarly가 정확하고 편하지만, 실전 실력을 키우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6. 시험날 + 시험결과
시험은 홈에디션 말고 시험장에 가서 쳤습니다. 아침 7시반 시험인가였는데 사람이 7명도 채 안되서 확실히 편하기는 했습니다. 시험장에서 노트테이킹 종이, 펜, 헤드셋 외에도 청력보호 헤드셋을 주더군요 ㅋㅋㅋ. 여기만 그런건지 아님 한국도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한 것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좋겠더라고요. 리딩/리스닝 시험 난이도는 솔직히 말해서 토플뱅*나 문제집 모의고사보다 쉬웠습니다. 단순히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캐나다 토플의 난이도가 한국 토플보다 낮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에 수월히 보기는 했습니다. 나라별 난이도 차이가 있다 없다는 워낙 말이 많은 주제다보니 조금 첨언하자면, 지문의 난이도 자체는 비슷했지만 적어도 한두문제 정도는 있었을법한 까다로운 문제들이 적었다는 점, 그다음에 vocab 문제는 확실히 모의고사에 비해 수준이 낮았다는 점, 한국에서도 운에 따라 충분히 있을법한 정도의 차이들이지, 대단한 차이는 아니였습니다. 스피킹/라이팅 세션의 난이도는 그동안 봐왔던 모의고사 수준이었습니다. 리딩/리스닝 점수가 그날 시험 종료 직후 바로 나오는 것은 참 좋더군요. 예전에는 바로 안나왔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있었던 것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시험 결과는 한 2주후인가 받았습니다. 30/30/27/30 받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잘 봤다고 생각했고, 잘 해온 스피킹이 깎인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목표점수보다 높게 나와서 재채점 신청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전반적으로 시험날 관련해서는 시험 전에 든든하게 식사하시고 시험 당일날 뭘 공부한다기보다는 단어장 만들어놓은게 있으면 한번 읽는 정도. 어차피 뭐 시험장 들어가면 공부할 시간도 없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셨고 정말 컨디션이 안좋은 경우 제외하고는 본인이 현실적으로 예상하는 점수 +/- 5 점 밖으로는 잘 안나가니 긴장하기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7. 기타 잡생각들
Q. 단기간 공부하고도 고득점이 나올까요?
A. 단기간 공부하는 거라면 결국 본인 영어실력 싸움이지 않을까 싶네요. 토플 자체가 유형이 다양하지는 않아서 실력이 되고 본인이 부족한 부분 위주로 공부하면 어느정도는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오래계신분들이나 영어 잘하시는 분들은 조금만 모의고사 풀어보면 잘 나올겁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시험을 단기간 안에 봐야하고 점수만이 목적이라면 format만 지켜도 점수가 금방 올라가는 라이팅/스피킹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겠지요.
Q. 더미 구별은 어떻게 하나요?
A. 저도 모릅니다.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어떻게 구별하시는 분들 있기는 하던데, 그냥 다 열심히 푸시는 게 좋겠죠. 괜히 더미인줄 알고 대충 풀었다가 망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Q. 전혀 모르는 분야의 지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A. 시험보다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지문이 나왔다면, 아마 주변에 있는 사람들중 절반 이상도 아마 전혀 모르는 분야일겁니다. 이렇게 생소한 분야에 관한 지문을 주고 설명도 안해주면 영어시험이 아니고 도전골든벨이 되기 때문에 지문에서 다루는 main idea가 처음 보는 것이더라도 다 설명을 해줍니다. 단어나 term 자체에 겁먹기보다는 방정식에서의 미지수처럼 생각하고 풀어나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예를 들어 지문에서 "Sequential turbochargers used in the vehicle allows for a more continuous and predictable delivery of power compared to the traditional turbochargers that deliver power in a more abrupt manner." 내가 "turbocharger"가 뭔지는 몰라도 이거를 X라는 미지수처럼 생각하면, "이 자동차에 쓰인 sequential X라는게 뭔지는 몰라도 힘을 갑작스럽게 전달하는 전통적인 X에 비해서 더 부드럽게 힘을 전달하는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요.
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 부족한 글 끝가지 읽어줘서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됬다면 좋겠네요.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원하는 토플 점수 꼭 이루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