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전 영역 만점자의 노트테이킹 비법
들어가며
저는 영어특기자로서 대학 입시를 치르면서 토플의 모든 영역에서 30점
만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에 마이 베스트 스코어(일명
마베스) 제도가 있었다면 120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때는 마베스라는 신박하며 아름다운 제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최고 점수는 117점(30 30 30 27)이었고, 이 점수를 받고 입시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사실 토플 공부를 막 시작했던 초기에는 노트테이킹의 중요성에 대하여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명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그 때에는 노트테이킹이라 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노트테이킹보다는 ‘노트 낙서’ 내지는
‘괴발개발 무언가를 적은 것’ 정도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쓰고 나서 저 스스로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토플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저는 노트테이킹의 진정한 의미와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토플의 각 영역(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별로
노트테이킹의 방법을 약간씩 다르게 하면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토플의 각 영역별로
노트테이킹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팁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본론
리딩
리딩 영역에서도 노트테이킹이 필수인지 아닌지 찬반양론이 존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리딩에서는 노트테이킹을 전혀 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한 필수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번 칼럼에서 적어드린 바 있듯, 리딩에서는 ARE(Argument, Reasons, Examples)만 머릿속으로 잘 정리하고 구조화 시켜 둔다면 따로 노트테이킹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초반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문단의 main idea가 무엇인지 정도만 필기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 둔다면 특히 오답률이 높은 summary 문제에서 실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Main idea를 필기하는 것을 넘어 더 많은 내용을 적어 두는
것은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리딩 영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시간 안에 글의 요지를 파악하고 문제를 풀어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맞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실들을 필기하며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번에 많은 양을 읽으며 노트테이킹을 하는 것보다 지문 읽기와 노트테이킹을 병행하는 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 2~3문단씩 끊어
읽고 바로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풉니다. 한 문단에 대해 문제가 대체로 1~3문제씩 출제되기에 두 문단정도 읽으면 3~4문제 정도를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저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리스닝
1)
내용을 ARE 구조화 하면서 듣고 필기하기
리딩에서와
마찬가지로 ARE를 생각하며 내용을 머릿속에서 구조화 시키며 들으면 정말 도움이 됩니다. 우선 이렇게 하면 기억에 무척 잘 남습니다. 또한 리스닝에서 제시된
각종 사항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정답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무작정
들리는 단어를 적기보다는 ARE에 해당되는 사항 위주로 필기를 하면 상당히 효율적인데, ARE 부분에서 문제가 빈출되기 때문입니다.
2)
스펠링이 기억 안나면 한글로 적기
때로
리스닝에서 스펠링이 기억이 나지 않거나 지명, 인명 등 각종 복잡한 고유명사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 때는 망설이지 말고 한글로 적기를 추천 드립니다. 제가 과거
토플 초보였을 적, 스펠링을 망각했을 때나 복잡한 고유명사가 들릴 때 긴장해서 얼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그 이후의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차라리 한글로 바로 적은 후 다음 내용에 집중하는 편이 좋습니다.
스피킹
1)
명사+동사 위주의 노트테이킹: 명사+동사 위주로 노트테이킹을 하면 좋습니다. 제가 토플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명사만 적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빠른 필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막상 답변을 할 때 알아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명사를 나열한
노트를 보면서 ‘이게 무슨 뜻이더라?’하며 해독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게 됩니다. 반면에 명사 뿐만 아니라 동사도 같이 적어주면 답변하기가 무척 쉬워집니다. 의미파악이 수월하게 잘 되기 때문입니다.
2)
축약어 사용: 발화 속도가 다소 빠른 편이기
때문에 축약어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보통 단어의 첫 음절 정도만 필기하는 방식을 많이들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professor의 경우 prof로 적는 것이지요. 몇몇 학원에서는 축약어 리스트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사견으로는 굳이 각종 축약어를 암기까지는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치기(많은 문제를 들어보는 것)를
하면서 본인만의 축약어를 개발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3)
노트테이킹 후 간소화: 스피킹에서 노트테이킹을
하고 난 후에 그것을 간소화시키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보통 스피킹 통합형의 lecture 문제에서는 여러 개의 포인트와 예시가 제시됩니다. 이를
60초간 전부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와 예시만 동그라미 등 표시를 해놓고 간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저는 예전에 토플
초보 시절에는 이를 간과하고 모든 포인트를 60초라는 짧은 시간 내에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과욕 때문에 항상 답변을 제대로 완결내지 못하여 점수가 감점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시간초과를 하는 것보다 노트 필기한 내용을 간소화해서 중요한 포인트 내지는 예시만 간결하게
요약하여 답변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