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을 공부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을 위한 조언
들어가며
토플을 응시하는 수험자들의 연령대는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실제로 수험장에 가 보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수험생부터 30~40대이신 분들까지 계십니다.
과거에는 외국어 고등학교 입시, 대학 영어 특기자 및 재외국민 전형 때문에 토플 응시자들의 상당수가 미성년자였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대학 어학 특기자 전형의 축소로 인해 토플 시험에 응시하는 미성년자 수험생들의 수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전에 제가 잠시 서울의 한 지역에서 토플 감독관으로 일하며 느꼈던 점은 여전히 미성년자 수험생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체 인원의 대략 1/3 이상이 초, 중,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고등학생 때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입시를 준비하며 토플을 시작하였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토플 과외 등을 하며 토플에 응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 토플을 응시하며 느꼈던 점과 어른이 되어 느낀 점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차이점을 위주로 토플을 준비하는 초, 중, 고등학생 분들께 다소간의 어드바이스를 드리고자 합니다.
본론
제가 고등학생 때 토플을 처음 접하고 느꼈던 점은 ‘정말이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토플은 제가 그 때까지 경험했던 다른 언어 시험과는 근본부터 달랐습니다. 수능 영어나 토익의 경우 리딩, 리스닝 영역만 평가하며 어느정도의 문제풀이 스킬, 속칭 ‘꼼수’가 통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토플은 스피킹, 라이팅에서 템플릿이 있다고는 하지만 토익처럼 꼼수가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토플의 난이도가 극악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시험 지문 자체의 길이나 난이도 이외의 이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1) 한국의 학제와 차이가 있음
현재는 다소 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때에는 논술이나 에세이 등 글쓰기 수업이 학교에서 거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논술 전형이 있어 대비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학교보다는 사교육의 테두리 내에서 실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따로 논술 전형을 대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토플에서 요구하는 두괄식 형태의 작문이 매우 생소하였고, 초반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스피킹도 마찬가지입니다. 독립형 스피킹 문제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제한된 시간 내에서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하며, 이는 대체로 토론 수업에서 체득, 학습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제가 어릴 때에 일반적인 한국의 중, 고등학교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피킹도 상당히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습니다. 토플 질문에 대해 한국어로 바꿔 대답해도 마찬가지로 까다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이는 영어 실력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답변을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2) 문제 자체가 대학생 이상의 수험생에게 유리
토플의 문제 유형이나 내용 자체가 post-secondary 교육을 이수한 수험생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토플에서 다루는 여러가지 학문 주제들과 캠퍼스 상황은 미성년자로서는 굉장히 생소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사학, 경영학, 사회과학, 심리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의 향연은 훌륭한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초반 진입장벽을 확실히 높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만일 미성년자 토플 수험생인데도 불구하고 위에 적힌 이슈들이 전혀 애로사항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면 정말 우수한 축에 드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통은 위 사항들 때문에 고전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위의 요인들은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면 자연스레 알게 되어 개선되는 사항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조급하게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이 약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대학생이 되기 이전에 토플 고득점을 받을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어드바이스를 드리고 싶습니다.
1) 두괄식으로 논리 전개하는 연습
특히 스피킹, 라이팅에서 두괄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소 언어습관을 보면 예시-부연설명-주장의 방식, 즉 미괄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플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주장-부연설명-예시의 순서, 즉 두괄식으로 말해야 합니다.
두괄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되어 무시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답변의 컨텐츠만큼 중요한 것이 그 컨텐츠를 담고있는 논리적 구성입니다. 제가 영어강사로 일할 때, 토플 스피킹에서 20점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항상 4~5점이 모자라 실패하셨던 학생 분이 계셨습니다. 다른 학원에서 서너 달을 수강하시다가 결국 안되어서 저에게 수업을 들으셨는데, 단 일주일만에 목표점수를 달성하셨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였기 때문에 저는 그 학생 분의 전달력(발음, 억양 등)에 있어 피드백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단 하나 교정해 드린 것이 있다면 미괄식을 두괄식으로 바꿔드린 것입니다. 단순히 논리전개하는 방식을 두괄식으로 변화시킨 것만으로 점수가 급상승한 것이었습니다.
2) 리딩, 리스닝 요약 연습
리딩, 리스닝 문제를 풀고 나서 간략히 요약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주 효과적입니다. 대략 1분정도로 요약하면 되며, 주제와 근거, 그리고 예시 위주로 summary를 하면 됩니다. 스피킹, 라이팅과 연계되어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배경지식도 장기기억으로 전환되어 상당히 유용합니다.
결론
토플의 문제 내용이나 유형은 미성년자에게는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면 자연스레 실력향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고득점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 두괄식으로 논리전개 하는 연습, 2) 리딩, 리스닝 요약 연습을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며, 혹시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