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부 꽤 했고, 좋은 회사 다녔고...공부 잘해서 얻을 수 있는 benefit은 다 얻었던 사람입니다.
외국체류는 어릴 때 2년, 대학원을 미국 아이비리그로 왔고, 졸업 후 계속 미국에 7년째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많은 유학생들을 봐 왔는데
한국에 갈 때마다 아이들 유학보내시고 싶어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아서
몇가지 tip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가장 좋은 나이에 대해서.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만,
저같은 경우 초등학교 4학년때 영국에서 2년간 주재하신 아버지를 따라 살다 왔습니다.
당연히 현지 학교에 다녔고(1년간 매우 힘들었고) 6학년 2학기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이후로 영어 공부를 해본적은 거의 없습니다.
중3때 문법 좀 외워줬던 것 말고는...
토익 980점이고, 유학올 때도 와서도 꽤 쓸모 있었습니다. 영어 그 자체 때문에 고생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 동생 만 4살에 왔다가 6살에 갔습니다.
결론적으로 읽기 쓰기를 못하는 나이에서의 영어 공부는 현지체류든 어학연수든 별 쓸모가 없습니다.
읽기 쓰기를 할 줄 알아도, 별도로 자기가 영어책을 보고 영어로 대화를 많이 해서 잊어버리지 않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무의미합니다. 돈낭비하지 마세요. 여기에 와서 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때 여기서 날고 기었던 애들, 한국가면 반년이면 다 까먹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조숙해져서 여자애들은 초3, 남자애들은 초4 정도에 와도 늦지 않습니다.
기간은 최소한 2년 정도로 잡아주시고요.
물론 단기체류를 생각하실 때입니다.
부모님 직장 관계 때문에 잠시 오시는 경우라면 최고겠지만 그게 안되는데 꼭 영어를 현지에서 가르치고 싶다는 부모님,
일단 썸머캠프든 친척집에 여행(이럴 때 아무리 친동기간이라도 공짜로 해달라고는 하지 마시고요)이든 1-2달 와보라고 하세요.
한국에서는 미국만 오면 뭐든 해결될 것 같지만
미국도 문제가 없는 곳은 아니고 또 아이 성격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아이인지 아닌지 한번 시범삼아 해보세요.
너무 어릴 때 영어 가르치면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 한국말도 제대로 못한다
2. 발음 버린다
한국의 많은 영어 교육기관의 미국인들...그분들이 어디서 뭐하다 온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그나마 미국인에게 배우면 낫지만 한국인 영어선생님들...그분들의 발음 믿으시나요?
강남의 유명한 영어 유치원 다니는 조카들이 영어하는 걸 들어봤는데, 물론 우리 클 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벌써 굳어져버린 발음이 안타깝더라구요.
저는 외국갈 때 아버지께서 발음 버릴까봐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영어 한마디 안 가르치셨습니다.
지금도 어릴 때 단2년 살다왔다고 하면 미국인들이 놀랍니다. 거의 외국인 액센트가 없다구요.
두번째, 도시.
결론적으로 큰 도시일수록 한국사람이 많고 한국사람이 많으면 엇나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전에 제가 필라델피아에서 5년을 살았는데, 걸출한 유펜이라는 명문대가 있지만
거기 한국학생들 밤에 BMW몰고 무리지어 한국술집 한국노래방 다닙니다.
고등학생들도 그런 곳이 있다는 거 알죠...가끔 형아들이 데리고 가기도 하고요.
도시가 크면 직항이 있고(필라델피아는 없습니다만) 한국슈퍼나 가게들이 많아서 편한 부분이 있는 대신
아이들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는 아주 안 좋은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인, 아니 동양인 하나 없는 백인동네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 시골에서는 미국인들이 평생 동양인 한명 못 본 경우들도 많습니다.
인디애나쪽(퍼듀라는 좋은 대학이 있지만)만 가도 벌써 슬금슬금 낌새가 보인답니다
(물론 인종차별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굉장히 다르기도 하고 민감하기도 해서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인종차별...까지는 아니더라도 선입견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래도 고소득/고학력자들은 예의라도 바르죠...그렇지 않으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한국인들이 적당하게 있으면서 백인이 majority인 동네로 유학보내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에서 제가 살아본 도시 뉴욕, 필라, LA쪽은
한국인도 많고 한국술집도 많고, 만화방도 있고, 난리죠.
필라델피아는 흑인이 50% 이상이고 위험한 도시입니다.
세번째, 부모님이 같이 오실 수 없다면
제발 유학원 말만 듣고 아무한테나 보내지 마시고, 믿을수 있는 사람들한테 보내세요.
가장 좋은 건 믿는 친척이나 가족에게 돈 넉넉히 주시고 맡기는 겁니다.
(공짜나 다름없이 맡아달라고 하는 건 무리인 거 아시죠? 여기 사는 분들은 또 여기 생활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어디든 애들 다 차로 모시고 다녀야 하고, 하다못해 놀이터에서 놀라고 해도 어른이 꼭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처럼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놀다오라고 내보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한국분들은 애 하나 맡는게 별거나 싶을지 모르겠지만, 여기분들은 한국에서 자꾸 애들 보내겠다는 사람들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공짜나 다름없이 맡아줬다가 결국 크게 의상하는 분들 많습니다.)
아무리 친척아이라도 남의 식구가 와 있으면 반찬 하나도 더 신경쓰이게 되기도 하죠.
우리애들이면 대충 냉장고에 있는 거 해줄텐데...아무래도 손님이니까요.
그러다보니
미국에서 (한인) 홈스테이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생계형으로 하시는 분들의 경우 집이나 동네가 그리 좋은 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보내지만
대개 저렴한 홈스테이일수록 좋지 않은 동네, 안 좋은 집, 음식도 안 좋은 경우가 많죠.
저도 예전에 뉴욕에 한인민박 여행왔다가 굉장히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짐싸서 도로 나갔죠)
백인동네라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유색인종이 많은 동네보다는 백인들이 많은 동네가 좋죠.
아무래도 그런 경우에는 먹는 것도 좋은 재료보다는 싼 재료인 경우가 많고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침 점심은 간단히 먹는 경우도 많고요)
지금은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