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서 외고를 나왔구요..집은 예전부터 많이 어려웠었어요. 아버지가 남대문에서 장사하시다 사기를 당하시고 여러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하지만 하늘이 도우셨는지 이처럼 가난한 저에게 기회를 주셔서 미국 유학까지 왔습니다. 지금은 top LAC 다니고 있구요. 거의 90% 이상의 aid 를 받고 있어서 조금의 수업료, 항공료, 책값, 용돈 정도만 지출됩니다. 사실 매일매일 감사한 삶이고 불평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인데도 자꾸만 힘든 소리가 입에서 나와서 여기에라도 적으면 저와 비슷한 상황이셨던 분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글을 씁니다.
저희 집은 8년째 아버지께서 직업이 없으시구요 (허리를 다치셔서 힘으로 하는 일은 못하시고..가끔 아르바이트 하시는 정도입니다.) 어머니는 보험설계며 이것저것 하시지만 매달 생활비와 월세내기도 힘들죠. 어머니도 체력이 강하신 편이 아니라서 가끔은 한달씩 몸져 누우실때도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 헤쳐왔는지 정말 생각만 해도..하하..그래서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과외며 학원 강사 일이며 가계의 반을 책임져왔어요. 1학년 끝나고는 집에 오니까 월세며 모든 공과금이 밀릴대로 밀려있는 상황이더라구요..그래서 1년을 휴학했어요. 그 1년동안 4000만원 정도 벌었는데 그저 생활비하고 밀린 빚 갚고..월세 보증금 올려주고하니까 남는건 전혀 없더라구요. 그동안 아버지 새롭게 시작하시라고 공인중개사 학원도 끊어드리고 아버지 시험도 붙으시고 해서 뭔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버지 뚜렷한 직장이 없으시네요. 2학년 마치고 여름방학 때도 SAT 학원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그래도 남는 돈은 전혀 없었어요.
그러는 새에 지쳤나봐요 2학년, 그리고 이제 3학년 1학기를 했는데 학점은 그저 그래요. 로스쿨도 장학금을 받아야 할텐데 그 수준에 턱없이 못미치는 학점을 맞았네요..사실 저번 학기에는 돈이 없어서 교과서도 하나도 못사고..알바도 많이했고..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방학 때마다 인턴쉽하는 것이 부러웠어요.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학원 강사일을 해야 했거든요. 강사 일을 함으로써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어서 감사했지만 그래도 필요한 공부나 인턴쉽을 하면서 저의 장래에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어요.
앞으로 3학기가 남았어요. 될 수 있다면 summer 도 들어서 gpa 를 최대한으로 올리고 싶지만..아마도 여름에는 또 한국에 와서 SAT 가르쳐야 될거에요. 지금 막막해요..저에게 정말 로스쿨 입시마무리 될때까지 그러니까 앞으로 2년동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 제공된다면 저는 GPA 도 올리고 LSAT도 잘봐서 제가 원하는 로스쿨 갈 자신이 있어요. 지금까지는 항상 집 걱정 (항상 집세가 밀려있고 제 명의로 발급되어있는 카드 몇장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을 하느라고 공부에 많이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사실 핑계일 수도 있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로스쿨이라는 목표가 확실하지 않았던 1,2학년때는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정말 절실하게 로스쿨에 가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교과서 살 돈도 없고 불 안들어 오는 방에서 램프살돈도 없어서 백열등 하나 켜놓고 공부해야 하고 방학 때마다 진을 빼가며 일을 해야 되는 거면..앞이 캄캄해요. 이렇게 꿈이 좌절되는거는 너무 슬플 거 같아요..
오늘 은행에 갔어요. 혹시 소액 대출 가능한지해서요..2월에 Spring 이 시작되는데 지금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어서요..이번학기에는 교과서를 꼭 사고 싶어서요..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핸드폰에 매일 스팸문자로 오는 대출상담 당일 얼마 가능 이런 데라도 연락하고 싶더라구요. 그 얼마 안되는 돈 있으면 교과서도 사고 summer school 도 듣고 알바 안해도 되고..내가 가고 싶은 law school 갈 수 있을텐데.
우리 가족에 대한 원망은 안해요. 예전엔 아버지 원망 많이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구요. 다만 앞으로 제가 우리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은 사실상 제가 직장만 잡으면 앞으로 계속 제가 부양해야 할 거구요. 제가 12살 어린 동생이 있거든요. 그 애도 제가 책임을 져야 할 거구요..그래서 law school 가고 싶어요. 근데 지금 그 희망이 꺼질듯 깜빡이니까 힘들어요. 제가 이름 있는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humanities 전공이고..인턴쉽경력도 없어서 학부 졸업 후에 취직이 잘 되지는 못할 거에요. 아마 학부 후에 돈을 벌고자 한다면 학원쪽으로 빠지게 될 거에요. 왜냐면 학원이 가장 돈을 많이 주니까요...왜 다른 사람들처럼 econ같은 걸 전공하지 않았나 후회도 들지만..그래도 좋아하는 걸 공부했다는걸 위안으로 삼고 있어요. 그래서 law school 은 저에게 정말 only shot 이에요. 근데 그것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여러분들께서는 저와 같은 경제적으로 극도로 궁핍한 상황에서 공부해야 되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럴 때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