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53_독일 역사박물관, 페르가몬 박물관
▲ 독일 역사박물관
▲ 시기별, 주제별로 구성된 독일 역사박물관
유럽의 주요 국가의 역사를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럽사도 알게 됩니다. 수많은 전쟁에 참여하고 화해하고 엮여오며 발전한 곳이 유럽이기 때문입니다. 독일도 그렇습니다.
신성하지도 않고 로마도 아니며 제국도 아니다?
독일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성 로마 제국은 서로마 제국의 황제가 교황의 권위를 빌어 신성 로마 제국에게 계승되었다는 정통성을 확립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제후가 황제를 선출하는 방식, 합스부르크 가문을 비롯한 수많은 제후국이 난립하는 모양새를 두고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볼테르는 신성 로마 제국을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 신성 로마 제국의 최대 전성기를 이룩한 카를 5세
▲ 종교개혁을 이끈 마르틴 루터(왼쪽)
하지만 신성 로마 제국은 카를 5세 때 유럽의 주요 지역을 영토로 삼았고,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스페인 합스부르크로 분리되면서도 그 명맥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종교 개혁과 이로 인해 발발된 종교 전쟁 속에서도 신성 로마 제국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헝가리, 체코를 여행하면서 언급했던 것처럼, 쇠락한 제국과는 별개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는 지속적으로 동유럽 일대의 패권을 장악하고자 애썼습니다.
▲ 신성 로마 제국을 해체한 나폴레옹
▲ 독일 연방이 의논된 빈 회의
황제가 된 나폴레옹에게 패배하고 제국은 해체되었지만 , 신성 프로이센이 등장하여 제2 독일 제국을 천명하는데, 이는 신성 로마 제국을 제1의 독일 제국으로 염두해 둔 정치적 수사입니다. 빈 회의에서 독일 연방이 제시되어 독일 제국의 초석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독일 연방의 주요 국가는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였습니다.
비스마르크 외교의 핵심은 프랑스를 고립시키는 것, 하지만
이후 프로이센은 보오전쟁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제압하고, 보불전쟁으로 프랑스를 격파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제2 독일 제국을 선포하였습니다. 철혈재상이라 불렸던 비스마르크는 프랑스를 고립시키고 러시아와 협력하여 유럽의 세력균형을 꾀하고, 그 상태에서 독일의 지위를 인정받는 비스마르크 체제를 구상하였습니다. 오스트리아, 독일, 러시아가 맺은 3제 동맹도 유럽에서 프랑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대외정책의 일환이었습니다.
▲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
▲ 비스마르크의 외교정책을 따르지 않았던 빌헴름 2세
하지만 새롭게 즉위한 빌헴름 2세는 호전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여 영국과 러시아와 갈등을 빚었습니다. 결국 사라예보 사건으로 황태자가 암살당한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지지를 받고 세르비아를 침공하였고, 세르비아를 러시아가 돕고, 러시아와 프랑스를 향해 독일이 선전포고를 선언함으로써 1차 대전은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이 발발한 해의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전쟁은 몇 년 동안 지속되었고, 이때부터 생겨난 개념이 바로 총력전입니다. 야전에서 싸우는 방식에서 참호전으로 바뀌면서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미국이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러한 맥락입니다. 결국 독일의 무제한 잠수한 작전을 좌시할 수 없었던 미국의 참전으로 연합국은 승리하고 독일은 패배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징벌적이었던 베르사유 조약
1차 대전에 패배한 독일이 내야 하는 배상금은 굉장히 가혹했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는 “화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징벌적이었고, 독일의 회복을 막기에는 지나치게 관대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제2 독일 제국 이후 들어선 바이마른 공화국은 민주적인 헌법,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혼란을 조금씩 극복해나갔습니다. 문제는 1929년 세계 대공황이었습니다.
대공황으로 바이에른 공화국은 곧 몰락했고, 히틀러가 권력을 차지했습니다. 유럽의 국가들은 적극적인 팽창을 추진하는 히틀러를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자국이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피했습니다. 그래서 히틀러는 라인란트 재무장(벨기에, 프랑스 서부 일대로 독일의 침략을 경계하여 설정된 비무장지대), 안슐류스, 뮌헨협정과 그에 따른 체코합병을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히틀러는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제2차대전은 개시하였고, 프랑스까지 나치 독일에게 항복하자 유럽에는 영국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2차 대전의 종결
이때 히틀러는 당시의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계산으로 소련을 침공하였으나, 소련은 끝까지 공세를 버텨냈고, 미국의 참전으로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이어진 독일의 항복,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의 항복이 선언되면서 2차대전은 종결되었습니다.
▲ 베를린 장벽처럼 조성된 전시관 내부
2차대전 후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분리되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양국은 수십 년간 단절되었습니다. 냉전의 상징이 되었던 베를린 장벽도 전시관에 잘 구현하였습니다. 장벽을 형상화하여 전시관 중앙에 배치하여 실제 장벽처럼 공간을 구성한 것입니다.
중근동의 유물도 많이 보관하고 있는 베를린 박물관 섬
▲ 아슈타르의 문(Ishtar Gate)
베를린에는 박물관 섬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중근동의 유물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꼭 방문해야 할 곳은 페르가몬 박물관입니다. 페르가몬 박물관에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문이었던 아슈타르의 문은 수도 바빌론의 동쪽 문으로 원형을 복원하여 박물관에 전시해 두었습니다.
▲ 아슈타르의 문(Ishtar Gate)
성벽이 앞으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 성문으로 도착한다 하더라도 높게 오른 성문을 돌파해야 합니다. 미관상으로만 푸른색으로 화려한 것이 아니라, 아슈타르 문은 그 자체로 요새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밀레토스의 시장문
아슈타르의 문처럼 통째로 옮겨온 밀레토스의 시장문입니다. 밀레토스는 이오니아 문명, 오늘날 터키 해안가에 있는 도시였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에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알렉산드로스 의 페르시아 정벌 때에는 헬레니즘 제국의 영토에 속했습니다. 이즈미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잇는 섬이기 때문에 괜히 반가웠습니다.
물론 독일 역시 문화재 약탈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스만 제국과 우호적이었던 독일 제국이 어쨌든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양도받은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바빌로니아의 성문과 밀레토스의 시장문이 온전하게 이송되어 베를린에 복원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여행을 마치고 이즈미르로 돌아갑니다.
전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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