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47 트라브존 여행 5편, 영어모임 참석, 마무리.
셀림 1세인가 셀림 2세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박물관 가는 길
카페에서 나온 후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이 박물관에서는 역대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 오스만 제국의 간략한 역사, 그리고 그 중에서도 셀림 1세에 대해 조명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영어로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그림과 사진, 지도와 유물을 참고하면서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스만 제국 시기 유물들
▲역대 술탄들
그러다가 여기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셀림 1세가
슐레이만 대제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셀림 1세는
슐레이만 대제의 아버지이고 셀림 2세가 슐레이만 대제의 아들이라고 정정해 주었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평은 완전히 다릅니다.
▲3대륙에 걸쳐 서유럽을 위협했던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
우리가 흔히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에 대해 간단히 다룬다고 하면 콘스탄티노플 정복을 이루어낸 메메드 2세, 제국 최대 전성기를 이끈 슐레이만 대제, 대제의 아버지인 셀림 1세가 이룩한 술탄-칼리프 체제를 꼽습니다. 그 이후 슐레이만 대제의 아들이 셀림 2세는 최초로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연약하고 무능력한 술탄으로, 이때부터 제국의 쇠퇴가 시작됩니다.
흔히 알고 있는 하렘의 밀실 정치도 바로 이 시기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친구가 약간 머쓱해하며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냐고 묻길래 지난 학기 때 시험에서
나도 틀려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틀린 문제 덕분에 오히려 기억을 더 잘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오스만 제국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보자
▲먼저 의상을 입고 사진 촬영을 부탁한 아이세누르
▲결국 저도 입고 같이 찍었습니다.
전시관 위로 올라가면 간단하게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양하고
입지 않았으나 친구가 먼저 입어보며 거듭 권하길래 민망함을 무릅쓰고 결국 입게 되었습니다. 막상 또
입으니 사진을 한 장 남겨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같이 옷을 입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영어모임 참석, 함께한
저녁 식사
드디어 오후 4시가 되어 영어회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의
다른 스터디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한 후, 질문지를
꺼내 영어로 질문을 하고 그게 대한 답변을 번갈아 가며 주고받는 형식으로 주어졌습니다. 보통 8명 정도 참석하는 스터디에 오늘은 20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이렇게 모이게 되면 서로 어색해서 모임이 잘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서로 잘 모르다 보니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했지만 아무래도
다같이 저녁까지 먹으러 가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였습니다.
▲계속 질문을 주고받으며 쉴 수 없었던 저녁 식사
그래서 인원을 나눈 후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때부터 질문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왜 터키를 왔는가, 터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기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가, 공부해 본 소감,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등 구체적인 질문들이 만이 쏟아졌습니다. 물론
가끔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개의치 않고 하나하나 조리 있게 답변해 주었습니다.
▲트라브존 피데와 아다나 케밥
트라브존 피데와 아다나 케밥을 38리라(약 7800원)에 구입하여 같이 나누어 먹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세누르는 집에 가야 합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공항으로 가야 했기에 공항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공항까지 동행해준 고마운 친구들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 두 명(사실은 커플)이 흔쾌히
자신들이 공항까지 함께 가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었는데 끝까지 자신들이 우기는
바람에 다시 한 번 돌무쉬(터키의 작은 버스)을 탈 수 있었습니다. 더 고마운 것은 요금까지 선선히 자신이 지불하며 괜찮다고, 정말
편하게 생각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육교 위에서 찍은 야경
▲공항 앞에서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종종 보았지만 이 친구들은 아직도 기억이 남습니다. 특히 남자친구였던 터키인의 눈빛이 정말 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들어갈 때까지 공항 앞에서 기다려주고, 마지막까지 인스타그램으로 조심히 이즈미르에 도착하라고 메시지를 보내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지금도 종종 스토리나 포스팅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텅 빈 트라브존 공항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밤새 수속을 기다리면서, 평소에도 그랬던 것처럼 공부도 하고 미리 해커스어학원 원고도 작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월요일 새벽 6시가 되어 비행기를 타고 이즈미르에 도착했습니다. 이상으로 트라브존 여행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