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시험에서 라이팅 독립형 limited를 받고 6/29 시험에서 good으로 올랐습니다. (14점 -> 25점)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거의 노력 없이 생각의 전환만으로 라이팅에서 많이 점수가 올랐다 생각해 약간의 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 글을 남기려 합니다.
이 게시판의 여러 글과 댓글들로 감사한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 나름대로의 후기를 올립니다.
6/1에 처음으로 토플 시험을 치고 라이팅 독립형에서 limited가 뜨는 바람에 재채점을 신청할까, 재시험을 칠까 고민하던 중 재시험을 선택했습니다. 먼저 재채점을 포기한 이유는, 비용적 문제, 낮은 확률, 재채점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기간 등이 있습니다. 최근 라이팅 독립형 채점 기준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저 역시도 좀 납득하기 어렵게 6/1 시험 당시 limited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제가 유별나게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은 케이스의 분들이 여러 분 계셨던지라 이게 채점 오류가 아닐 수 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저 채점 기준이 조금 엄격해지거나 약간 바뀌어서 그랬던 것 아닐까 싶어 재채점에서의 승산이 낮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재채점 신청 후 3주 정도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해서 이 부분 역시 토플 점수가 급하게 필요했던 저로서는 부담스러워 재시험을 선택했습니다. 혹시 라이팅 독립형 재채점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참고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재시험 선택 이유를 씁니다.
사실 6/1부터 6/29까지는 4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지만 대학생인지라 기말고사와 과제로 6월을 거의 다 날리다보니 말 그대로 재시험이지 새롭게 공부한 것은 거의 없고 시험 직전 2~3일 정도만 감 살릴 겸 공부했습니다. 그러니 라이팅에서 11점이나 점수가 오른 건 새로운 공부나 지식의 획득 덕분이 아니라 그저 생각 전환 정도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토플 시험 직전 가지고 있던 생각은 "라이팅에서 그냥 최대한 현실성 있게 쓰는 것밖엔 답이 없겠다" 이거였으니까요.
6/1에서는 기본 구조를 이용했습니다. 이유1+통계자료+이유2+사례로요.
6/1 주제는 인기 있는 명소를 여행하는 게 좋다는 주제에 대한 찬반이었습니다.
저는 반대 입장을 선택했고 1)여행에서의 휴식을 즐기기 어렵다.(통계자료-사람들이 인기가 덜한, 덜 알려진 여행지를 여행할 때 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통계), 2)덜 알려진 곳에서 새로운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사례-내 친구가 언제 한번 서울(잘 알려진 명소)이 아닌 전주(덜 알려진 여행지)를 여행했는데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만족해했다.)와 같이 적었습니다. 서본결도 완벽하게 지켰다 생각하고 통계자료와 사례도 명확히 제시해줬다 생각했는데 왜 limited가 떴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다가 이 게시판의 어느 게시글에서 차별화, 구체화에 대한 글을 읽고 제가 기존에 유지하던 통계자료, 사례 구조를 버렸습니다.
우선 6/29 시험에서 제가 작성한 답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주제는, 고등학생의 흥미를 높이려면 수업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을까? 1)기술 활용, 2)또래 그룹 활동, 3)세상에서의 예시 들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나름대로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저는 3번째 방법을 골랐고 다음과 같이 작성했습니다.
이유1- 방과후, 반복학습을 할 수 있다.
사례1- 내가 고등학생 때 경제 수업을 들었는데, 거기서 열등재라는 개념을 배웠다. 선생님께선 햄버거가 열등재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셨다. 수업 후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집에서 할머니께 용돈을 받게 됐고 나의 budget이 증가해 나는 평소에 햄버거를 먹던 것과 달리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여기서 나는 햄버거가, budget이 늘수록 오히려 소비를 덜하게 되는, 열등재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실생활에서의 반복학습은 기술활용이나 또래그룹활동에서 얻을 수 없는 효과이다.
선생님께서 예시를 언급해주신 덕에 나는 수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반복학습을 할 수 있었고 더 흥미를 가지게 됐다.
이유2-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사례2- 위의 사례에서처럼 선생님께서 열등재라는 개념의 정의를 먼저 설명하셨을 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햄버거라는 예시를 들어주시면서 나는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더 잘 이해할수록 더 흥미는 높아진다.
사실 이 날은 컨디션도 안 좋았고 6/1 시험에서 낮은 성적을 받고 나서 얻은 우울함과 스트레스 때문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본 시험입니다. 그래서 라이팅에서도 그냥 하고 싶은 말만 주저리주저리 쓴 것 같고 결론은 "내가 ~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위의 이유들 때문이다."라고 겨우 한 문장 적어주고 나올 정도로 시간 배분도 못했어요. 그리고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첫 근거에 비해 두 번째 근거는 좀 양적으로나 뭐로나 부실하구요. 심지어 근거 1과 근거2는 꽤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엔, 이전 시험과 달리 조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구체화, 차별화, 명료화였습니다.
1) 구체화
문제에서 '고등학생의 흥미'라고 했으니 내 사례도 '고등학생 때'로 맞춘다.
햄버거, 파스타와 같은 직접적인 단어를 언급한다.
실제 사례로 느껴지도록 열등재의 개념을 적어준다.
2) 차별화
왜 3번 방법이 효과적인지, 왜 1,2 방법으론 그 효과를 비슷하게 달성할 수 없는지 명시적으로 적어주는 겁니다, 대단히 설득력이 있진 못하더라도 "이거는 1,2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거야"라고 말이라도 해주라는 겁니다.
3) 명료화
사실 두 번째 근거 '이해를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를 높인다'는 것과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더 잘 이해할수록 더 흥미는 높아진다"라고 언급을 해주었습니다.
설득력의 문제가 아니라, 명시적으로 상관관계를 딱 언급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득력이 있어보여도 "그래서 ~인 것이다"와 같이 분명한 언급이 없으면 점수가 깎일 위험이 있는 거죠.
저는 토플 라이팅에 대해서 한국말처럼 누가 듣기에도 대강 말이 되면 인정해주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채점 기준이 있는 이상은 최대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써주는 게 점수를 깎일 위험을 줄여줄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모두가 동의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시더라도, 그 근거가 왜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그 사례가 왜 이 주장이랑 연관 있는지, 왜 다른 입장의 주장은 효과적이지 않는지 밝혀주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통합형에서도 fair->good으로 점수 상승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제게 독립형 limited->good의 점수 상승은 꽤 큰 의미였습니다.
(통합형 점수 상승은 reading이나 listening의 단어를 패러프레이징한 덕분에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정신이 없어서 주저리주저리 두서없이 횡설수설 말을 늘어놨지만 여러분들도 시험 현장에서 조금만 더 신경 쓰셔서 초등학생을 이해시킨다 생각하시고 차근차근 여러분이 제시하시는 근거나 사례들의 의미를 밝혀주시면 더 나은 점수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는 통계자료가 왠지 못미더워서 그냥 버렸습니다. 서본결 분량 정확히 못 지키고, 이유 1, 2 분량 차이 꽤 나고, 근거가 그렇게 좋지 못해도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명료하게 써주면 good 나오더라구요. 그냥 정말 수학 공식이나 문제 풀이과정 증명하듯이 깔끔하게, 이야기의 내용보다는 논리구조가 명확하게 중요포인트를 언급해가면서 작성하시면 큰 감점 없이 최소한 fair는 받으시지 않을까 싶어요. 앞서 언급했듯 그리 뛰어난 글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good을 받은 거 보면 여러분들도 논리구조만 차근차근 밝혀주신다면 저보다 더 좋은 등급의 good을 받아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