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는 위의 정량적인 내용들만으론 드러나지 않는 제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수학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경험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문과를 전공했으나 재수를 하면서 이공계열 공부에 흥미를 뒤늦게 가졌습니다. 학교 특성상 99프로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문과를 택했기 때문에 저도 전혀 고민없이 문과를 택했었습니다. 재수를 시작하며 좀 여유가 생기자 이전까지는 저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과학이나 수학을 공부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 때 와서 계열을 바꾸는 건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학에 오면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재수시절을 보냈습니다. 물론 대학교 1학년 땐 새내기 생활을 나름대로 즐기며 잠시 쉬느라 바로 그 계획을 시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배운 물리는 공통과학 물리내용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1학년 겨울방학부터 고등학교 물리 인강을 듣고 2학년부터 공학물리1,2와 미적분학과 벡터해석 등의 수업들을 들으며 제 흥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탐색 결과 산업공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고, 이 학문을 대학원에서 공부하기 위해선 수학을 잘 알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더 공부해보고 싶었고 3학년에 올라와서 처음으로 수학 전공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요. 그 당시 강의하시던 교수님께서 너무나도 신세계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수학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서 다른 수학 전공 수업들을 들으며 수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부모님께선 제가 수학 공부를 하는 데에 굉장히 많이 반대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문과 출신에, 대학원 진학 등과는 거리가 먼 길을 택하셨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 제가 공부를 계속 하는 데에 걱정이 많이 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몰래 수학 공부를 했고, 한 번은 친구 만난다는 white lie를 하고 대학생 수학 경시대회를 치르고 온 적도 있습니다. 별로 준비를 못하고 응시한 거라 마음을 비우고 치고 왔는데 운 좋게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문과 출신으로서 제가 아주 자신 있어 하는 공부도 아니고, 주변에 굉장히 뛰어난 학우, 선배 분들 또한 많아서 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험 결과에 연연하기보단 배우는 내용 자체에서 더 흥미를 느끼려고 했고, 어느새 수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학부 마지막 학년 1학기까지만 해도 여전히 산업공학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했습니다. 수학과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기 시작한 건 학부 마지막 학년 여름방학에 CSE 인턴을 하면서였죠. 그래서 학부 마지막 학기에 남은 경영전공 학점들을 듣고 자교 수학과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을 다니면서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생각이 좀 많아졌고, 좀 더 일찍 유학을 나가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석사 지도교수님께서 오히려 빨리 나가는 걸 적극적으로 권장해 주셨습니다. 저는 사실 리스크테이커가 아니어서 처음엔 조금 주저했지만, 두 달 간의 고민 끝에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그 당시 제게 진심 어린 조언들을 건내시고 용기를 주신 몇몇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연구 실적도 없고 공부만 해왔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진학할 수 있겠다는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20곳 정도의 학교에 지원을 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지원한 학교들 모두 가고 싶었던 곳들이었고 어느 학교를 가든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부할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비교적 수학 공부를 늦게 시작한 제가, 또 복수전공을 하느라 수학 공부에만 오로지 집중하지 못했던 제가 소위 탑스쿨에 가서 어릴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아온 imo 출신이나 고등학교 때 이미 수학 전공 공부를 한다는 과고 영재고 출신 등의 수학 천재들과 함께 공부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겁쟁이 같은 마음으로 몇몇 학교들에는 수학과로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참으로 오만한 생각이었다는 걸 지나고 나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산업공학이라고 결코 쉬운 분야도 아닐 것이고 저는 더군다나 그 쪽 분야에서 마땅히 연구라고 할 만한 것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데, 좀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짧은 유학 준비 기간과 경험/정보 부족에서 나온 판단 실수입니다. 하지만, 이번 입시를 거치면서 그런 제 선택을 반성하기도 했고, 제가 정말로 더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좀 더 확실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탑스쿨들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데에 대한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보통은 유학을 가기 위해 한 우물만을 꾸준히 파는 데에 반해 중간에 전공을 바꿔서 지원하는 저로선 이미 너무 감사한 결과이기도 하고요.
여기까지가 제 학부 신입생 시절부터 작년 말에 유학을 지원하기까지의 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지원하실 분들께, 뒤늦게 이과 공부를 시작하기를 주저하시는 분들께, 혹은 전공을 바꿔서 유학을 지원하는 분들 등께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여름부터 해커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gre 학원에서 뵈었던 훌륭한 강사님들뿐만 아니라 고해커스 게시판에서 얻은 소중한 정보들은 제가 작년에 유학을 지원하는 데 단단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귀차니스트에 할 일 미루기 대왕인 저 또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었습니다. 수학과나 응용수학과 지원 정보가 많이 없지만, 그동안 그래도 훌륭하신 선배님들께서 정성껏 써주신 합격수기가 몇 개 있는데 제가 지원할 때 참고하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에 지원하실 분들께서 좀 더 쉽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해당 링크를 몇 개 올리려고 합니다. 혹시 문제가 될 시 알려주시면 이 부분은 삭제하겠습니다.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p=8&type=url&where=subject%7Ccontent&keyword=%EC%88%98%ED%95%99&uid=15969
https://www.gohackers.com/?m=bbs&bid=admission&p=9&uid=16313undefined
https://m.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type=url&where=subject%7Ccontent&keyword=applied+mathematics&uid=16263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type=url&where=subject%7Ccontent&keyword=%5BMathemaics-Phd%5D+%EC%9D%BC%EB%8B%A8+UC-Davis+admission%28%EC%88%98%EC%A0%95%EC%A4%91%29&uid=16455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p=4&type=url&where=subject%7Ccontent&keyword=%EC%88%98%ED%95%99&uid=16794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p=6&type=url&where=subject%7Ccontent&keyword=%EC%88%98%ED%95%99&uid=16335
https://www.gohackers.com/?c=prepare/prepare_info/admission&p=3&uid=17110undefinedundefined
https://m.gohackers.com/?m=bbs&bid=admission&p=4&type=url&uid=17536
수학 쪽 박사 과정 지원 정보가 별로 없다고 하지만, 이렇듯 그동안 여러 선배분들께서 노력해주신 덕분에 자료가 조금 누적되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정보들을 제공해주신 선배님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지원하시는 분들, 이번에 출국하시는 분들, 또한 이미 출국했거나 한국에서 열심히 연구에 정진하고 계신 선배님들, 모두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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