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9월부터 미국에서 공대 박사과정을 시작해 지금은 코스웍을 끝내고 지도교수 매칭을 하고있는데요. 저희는 1년차때 지도교수를 정하는 시스템이긴 한데 연구분야랑 실적 같은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가 입학하고부터 계속 어필했던 교수님이 있었습니다. 아주 젊으시고 올해 막 테뉴어 따면서 부교수되신 논문 한참 찍어내는 라이징스타시고, 랩미팅도 9월부터 들어갔었구요. 이제 실험실에서 실험을 시작한지 한달정도 됐는데 알고보니 엄청나게 마이크로매니징 하시더군요.. 첫날부터 바로 깨달았구요. 랩투어시켜줄때부터 정리정돈이 안된 캐비넷들을 보여주며 저보고 이거 정리하라고 하시더니 랩투어 끝나고 교수님 오피스가서 면담하는데 중간중간 "내가 아까 정리정돈하라는거 기억하지?" 라면서 집요하게 강조하시길래 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연히 바로 정리했고 다음날 또 개인미팅을 가지자고 하셔서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내가 어제 하라했던 정리정돈 했니?" 라고 하셔서 저는 좀 당황한 낌새를 보였구요.
그리고 연구시작하고부터 일주일에 개인미팅을 2번씩 가지고 진짜 하나하나 뭐했는지, 뭐할건지, 어떻게 할건지, 어떤 프로토콜을 쓸건지 꼬치꼬치 캐물으시며 지도를 하시는 스타일인걸 알았고, 툭하면 저 없을때 실험실 와서 제가 뭐했는지 하나하나 점검하십니다. 그리고 그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을 미팅때 얘기하십니다. 어제는 제가 오후에 실험실에 올때까지 기다리고 계시다가 제가 실험하러 돌아왔을때 실험하는 공간이 organization이 잘 안되어있다면서 실험하는 동선을 효율적으로 하라고 30분동안 연설하시더군요..
제가 1년차라 바짝 쪼으려고 그러시는걸까요 아니면 이런 지도스타일이 미국에서 정상인가요 ㅠ 아직 젊으시고 이제 막 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셔서 그런지 실적을 위해 직접 실험실에 오셔서 실험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하십니다. 저는 이 모습에 사실 반했었거든요.. 참고 견디면 배울건 분명히 많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너무 숨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아직 1학년인것도 있고 하니 아니다싶으면 다른 지도교수님께 갈까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합니다..차선으로 생각해둔 수업때 친해진 교수님 다른분 계신데 이 교수님은 연세도 꽤 있으시고 굉장히 유머러스하시고 대학원생들을 통해 알아보니 지도학생들을 그냥 방목하는 스타일이라 혼자 스스로 잘하는 스타일이면 편하다고 들었어요. 저보고 우리랩 들어올 생각없냐고 얘기도 몇번 하셨었구요. 대신 대가도 아니고 논문에 욕심이 있으신 분도 아니라 걸립니다.
이미 박사과정 중에 있는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린 교수님 두분다 미국에서 박사를 하신 유럽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