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27 각국의 음식을 나누는 International Day
이즈미르경제대학교에서는 International Day를 개최하여 각국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시간을 가집니다. 음식을 가져오고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터키 전통 무용을 보는 것이 오전
일정입니다. 오후에는 자국에 대해 간략하게 5~10분 내외로
발표를 하게 됩니다.
▲ International Day 포스터
문제는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틀 전에 알게 되어 할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당장 시험도 오늘 오후 6시에 있었고, 갑자기 음식을 하라고 하니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같이 지내고 마주한 정이 있으니 음식은 하고 1시에는 나오겠다고 했던 것이, 밤을 새며 밀린 공부를 하다 보니 또 발표자료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닭을 손질하고 기본 양념을 재워둔 상태
▲ 본격적으로 찜닭을 만드는 과정
오늘 아침 행사장에 가서 혹시 몰라 PPT를 만들어 두었는데 나를 첫번째 순서로 배치해주면 발표를
하고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니, 바로 저를 오후 2시 첫 순서로
배정해주었습니다. 결국 음식도 하고 발표도 하고 오후 2시
30분까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바짝 공부해서 나름 나쁘지 않게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 찜닭
간장을 양념으로 한 찜닭과 김치볶음밥을 만들었습니다. 모스크바에 갔을 때 혹시 몰라 한인 마트에서
사둔 김치, 원래부터 챙겨온 참기름과 고춧가루, 터키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간장과 각종 채소를 활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김치볶음밥은 파를 사용하지 않아 한국인 기준으로
조금 싱겁고 덜 맵게, 찜닭은 좀 더 짜고 달게 만들었습니다.
▲ 포장 완료
▲ 행사장
▲ 대한민국 국기와 준비한 음식
▲ 음식이 비워진 사진
의외로 반응은 좋았습니다. 맵고 고기를 먹지 않은 친구들은 볶음밥을 좋아했고, 간장을 기본으로 달고 짜게 만든 찜닭은 누구나 부담 없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조금
넉넉히 해서 남기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알맞은 양을 요리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터키에서 항상 느끼는 점은 한국처럼 일정이 구체적으로 계획되어 있지 않아 매우 여유롭게 행사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가하고, 식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친해질
수 있습니다.
▲ 꾸준히 노래를 불러주는 보컬 학생
꾸준히 노래를 불러주는 학생이 있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기도 하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 터키 학생들이 준비한 터키 음식
아쉬운 점은 60여명이나 되었고 훨씬 더 활발했던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에는 교환학생이 30명 내외로 적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파키스탄, 폴란드, 독일,
한국, 그리고 터키 음식만 맛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행사가 계획되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행사에 참석한 반 친구들과 함께
흥미로운 점은 국제학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수님, 학교 직원, 그리고 터키인 재학생까지 자유롭게 방문하고 음식을 먹어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 학생들은 알고 보니 Turkish Foreign Policy를 같이 듣는 학생이었습니다. 행사장에서 저를 발견하고 와서 인사를 건네주었습니다. 행사 덕분에 10주 만에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과 사진을 찍고 저도 서둘러 다시 공부를 하러 카페로 갔습니다.
이제 두 번째 중간고사도 다음주 월요일이면 끝이 납니다. 그리고 벌써 11주차에 접어드네요. 시험을 준비하면서 유학생활, 공부 방법, 여행기를 골고루 작성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