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엑시터에서 올라온 형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엑시터 대학교가 너무 그립더군요.
정말 공기 좋고, 물 좋은 ,,,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3층 이상의 건물도 잘 없는 아주 예쁜 유럽 마을이었습니다.
그래서 엑시터 대학교와 관련된 내용을 제 칼럼의 지면을 할애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엑시터
엑시터는 잉글랜드 남서부 데본 주의 도시로 런던에서 버스(코치)로 약 4시간, 기차로 약 2시간 반 정도 이격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엑시터는 드넓게 펼쳐져 있는 녹지와 역사적인 건축물로 유명합니다. 중세 로마 시대의 성벽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여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입니다.
또한, 엑시터에는 12세기에 지어지기 시작한 엑시터 대성당(Exeter Cathedral)이 도시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서,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자주 찾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이 곳 앞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도 합니다.
2. 기숙사 (Birks Grange Village)
저는 엑시터에서 학교를 다닐 당시 Birks Grange Village라는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이름처럼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이었습니다.
대학원생들만 사는 동도 있었고, 학부생과 같이 사는 동도 있었습니다.
일부 기숙사 건물은 가족들이 함께 사는 큰 기숙사 공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숙사의 유일한 단점이 하나가 있었는데요.
바로 캠퍼스 중심으로 가려면 이 무시무시한 언덕을 항상 올라야 했다는 겁니다.
이름은 "카디악 힐(Cardiac Hill)"이라고 불렸고요.
Cardiac이 심장과 관련된 단어라고 하는데, 정말 이 언덕을 자주 오르면 심장병 걱정은 줄어들 것 같았습니다.
저는 매일 학교 정상(학교가 화산 지형에 지어져서, 그냥 산입니다.)에 위치해 있는 헬스장에 개근을 했는데, 그 때마다 올라가게 됐습니다. ㅎㅎ
영국의 겨울은 꽤나 추운 편인데, 덕분에 워밍업이 잘 됐습니다.
학생들이 이 곳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눌러서 구글 리뷰를 확인해주세요. ^^
3. 캠퍼스 고양이
심장이 멎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저희 학교에 "나폴레옹"이라는 유명한 캠퍼스 고양이가 있다고 들어서, 이 친구가 그 친구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근데 학교 캠퍼스가 워낙 넓어서인지, 캠퍼스 고양이가 한 두 마리가 아니더라구요? 천국이었습니다.
카디악 힐이 이 녀석의 주 서식지였습니다.
저에게는 카디악 힐을 매일 오를 이유 중 하나기도 했습니다.
난간도 잘 타고 참 다재다능합니다.
가끔씩 기숙사 공용 공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4. 아랍.이슬람학 연구소 (Institute of Arab and Islamic Studies)
제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공간입니다.
제 대부분의 수업이 이 곳에서 진행되었고, 안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항상 이 곳으로 출퇴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엑시터 대학 박사 과정 졸업자이기도 한 UAE 샤르자 국왕 셰이크 술탄 빈 무함마드 알-까시미 박사께서 2001년 기증하셨습니다. 거기다가 최근에 추가로 또 기증을 하셔서 연구소 건물이 확장될 거라고 들었습니다.
내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이렇구요.
저는 항상 저녁 먹기 직전까지 공부하고 기숙사로 내려왔었는데, 그 때마다 보이는 해질녘 풍경이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이 복도에서 대부분의 소셜 행사들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현재 보시는 것과 같이 전시회들도 진행이 됐었구요.
당시에 난민 관련한 사진전이 진행되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ㅋㅋ
엑시터는 정말 하늘이 예쁜 날이 많았어요.
정말 제 카메라로 다 담지 못해서 안타까울 정도로 예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5. 포럼
포럼은 학교 캠퍼스 정중앙에 위치해있는 공간입니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찾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포럼에는 마켓플레이스 같은 교내 마트부터, Pret, 스타벅스 등의 카페 및 식당들까지 위치해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포럼에는 학교 도서관이 위치해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공강 시간이나, 평소에 공부를 하기 위해 이 건물을 찾습니다.
형한테 듣기로는 최근에 이 공간이 Just Stop Oil 단체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ㅋㅋ
건물 내에 큰 공간이 위치해있기 때문에 다양한 행사도 이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인도 학생들이 이 곳에서 디왈리 행사를 하기도 했고,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 학생들이 이 곳에 모여 이프타르(단식 기간 동안 해가 진 이후 다 함께 모여서 먹는 첫 끼)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포럼 건물은 우리로 치면 학생회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Students' Guild 건물과도 이어져 있습니다.
이 곳에는 카페와 앉아있을 공간들이 많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찾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6. 스포츠 센터
정말 제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건물입니다.
학교 캠퍼스 정상에 위치해있어서 올라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운동이라는 농담이 있었지만, 저는 정말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그동안 동네 헬스장으로도 만족하던 저였는데, 이 곳을 다니면서 헬스장을 보는 눈이 너무나도 올라갔습니다.
글자 한 자 안 읽고 넘어가는 날은 있어도, 헬스장을 거르는 날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시설이 너무 좋았고, 쾌적했습니다.
엑시터 대학교 자체가 학생들의 건강과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경험상 스포츠 센터가 캠퍼스 내에서도 건물이 제일 괜찮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스포츠 센터로 와서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정말 서로 신경쓰지 않고, 각자의 무게에만 집중하여 운동하는 정말 멋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영국인들의 헬스장 문화도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덤벨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꼭 끝나고 소독을 하고 가져다 놓더군요.
아마 코로나 시기를 거쳐서 더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센터의 쾌적함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음에 엑시터를 방문하면 1일권이라도 끊어서 들어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제 첫 유학지이기도 했던 엑시터는 제 개인적으로 정말 잊지 못할 곳입니다.
다음에 형이 놀러오라고 하셨는데, 만약 진짜 방문하게 되면 더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