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안녕하세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는 지구촌 특파원 11기 누에보입니다.
저는 과거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영화과의 수업을 듣고 있을만큼 영화를 사랑하는데요! 스페인에서 배우 유태오가 나오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광고하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스페인에서 한 번쯤 영화를 보고 싶었답니다. 마침 친구가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러 가자고 해서 바로 다녀왔습니다
저는 마드리드에 위치한 Cines Embajadores Rio라는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Cine Yelmo라는 체인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우리나라처럼 영화관 프랜차이즈 몇 개가 독점하고 있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저는 뭣 모르고 간 가까운 영화관이었는데 상영관 3개로 작게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스페인 곳곳에 이런 작은 영화관이 많은 것 같았아요 그리고 영화관이 1층에 위치한 것도 보통은 고층이나 지하에 있는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상영시간표는 신기하게 구글맵에도 업데이트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영화관 앞에 종이로 붙어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노인 분들이 영화관 앞을 서성이시며 일주일 간의 상영시간표를 확인하고 가시더라고요! 한국 영화관에서 일할 때 어르신들이 카운터에 오셔서 며칠 영화를 언제 하냐고 많이 물어보시곤 했는데, 그때 그 방식대로 이렇게 종이로 밖에 붙여놓는 것도 인터넷 사용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것 같네요!
영화관에 도착해서 충격적인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영화관은 팝콘을 팔지 않았습니다ㅠ 저는 영화관=팝콘 공식이 성립하는 줄 알았는데 모든 영화관이 팝콘을 팔지는 않나 봅니다! 간단한 젤리나 사탕류, 탄산 음료와 커피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외부 음식이 허용된다고 해서 근처 슈퍼에서 과자를 사서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대망의 영화표를 구매했습니다! 구매 방법은 한국과 같이 카운터에서 영화를 말하고 자리를 고르는 식이었습니다 이 영화관에는 키오스크는 따로 없었어요. 가격은 7유로! 한화로 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요새 영화 가격이 너무 올라서 1만 5천원은 줘야 하는 시대인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졌습니다 상영관 앞에 QR코드 리더기가 있다면, QR을 찍고 입장하면 됩니다!
참 쉬운 스페인 영화표 읽는 방법
Fecha: 날짜 cf. 스페인은 우리나라의 연월일을 거꾸로 씁니다 그래서 07-11-2023이라고 하면 7월 11일이 아니라 11월 7일입니다
Sala: 상영관
Fila: 열
But: 좌석
제가 관람한 영화는 스페인에서 11월 1일 개봉한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입니다. 스페인명으로는 "Vidas Pasadas"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패스트 라이브즈로 2024년 개봉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름이 따로 "전생"으로 번역되어 개봉되지는 않나 보네요! 여자 주인공으로 한국계 미국인 그레타 리, 남자 주인공으로는 우리도 잘 아는 배우 유태오가 출연합니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상영관이 준비 되었다고 해서, 티켓에 적혀 있는 상영관으로 입장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외화에 더빙한 영화도 일상적으로 상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과거 글을 못 읽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기도 하고, 독재 정권 시절 검열을 위해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어에 능숙하지 않다면, 외화 원어 음성에 스페인어 자막으로 된 것인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신중히 원어(영어, 한국어)에 스페인어 자막이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솔직하게, 생각보다 작은 영화관 규모에 상영관이 낙후되지 않았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너무나 깔끔하고 사람이 북적였습니다. 좌석도 넓고 편하고 팝콘을 팔지 않아 그런지 오히려 냄새도 안 나고 좌석과 바닥이 청결하더라고요! 한국 관련 영화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다니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컵홀더는 이렇게 팔걸이가 아니라 앞쪽 좌석에 붙어있었습니다. 하나하나가 신기한 것 투성이네요!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계 미국인 셀린 송 감독의 작품으로, 12살에 서로를 만나 사랑한 해성과 노라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노라는 12살에 가족과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는데, 노라는 성인이 되어 다시 한번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그리고 노라를 찾고 있는 해성을 페이스북에서 찾게 되고 서로 스카이프를 통해 연락이 닿고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민자와 정체성, 사랑 이야기가 적절하게 섞여서 잔잔하지만 흡입력 있는 영화였습니다.
미국 영화라고 들어서 영어를 들을 준비를 하고 갔는데, 대사의 80% 정도는 한국어였습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한 것도 많이 나와서 한국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더라고요
또한, 영화관에서 재밌었던 일! 대사 중에 "한국은 야근 수당을 주지 않는 곳이 있다"라는 대사가 나왔을 때, 한국인인 저와 제 친구는 가만히 영화를 봤지만, 급격히 스페인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야근과 야근 수당에 당황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별 출연 배우로 한국 사람이라면 알만한 가수가 등장했어요! 영화의 재미를 위해 누군지는 말을 아끼지만, 저와 친구만 웃겨했더라고요! 외국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같은 장면에서 다른 반응을 볼 수 있어 재밌는 것이구나 깨달았답니다!
다행히, 시기가 적절해서 스페인 영화관에서 한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만국 공통인 것 같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간 영화관이었음에도 쾌적한 환경과 친절한 직원들 덕분에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다만,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 같은 간식거리들을 맛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빠른 시일 내에 마드리드에 위치한 다른 영화관에도 방문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영화관과 스페인에서 핫한 신작 "패스트 라이브즈" 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은 해외에서 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여러분들의 해외 영화관 경험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댓글을 통해서 마구 알려주세요! 듣고 싶은 이야기나 질문도 댓글을 통해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스페인 지구촌 특파원 누에보였습니다. 저는 다음 글에서 기다릴게요 ¡Ch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