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36_마드리드 근교 세고비아 당일치기 여행
원래 스페인은 카르타고의 영토였습니다. 유명한 한니발이 바로 이 지역을 기반으로 로마를 침공했습니다. 포에니 전쟁을 거쳐 로마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한 이후, 이베리아 반도는 히스파니아로 불리며 로마의 속주로 재편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국의 주요 지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현제 중 트라야누스와 하드리아누스가 바로 히스파니아 출신이기도 합니다.
오현제 중 한 명인 트라야누스가 건설한 세고비아 수도교
굳이 로마 이야기를 하는 것은 트라야누스가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정비한 황제이며, 바로 그가 건설한 수도교가 세고비아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교는 고지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었으며, 지금까지 완벽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로마의 저력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실제로 트라야누스 시기 로마는 군사적 진출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내치와 외정 모두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 세고비아 수도교
실제로 로마는 공공 인프라에 대한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했던 나라였습니다. 이스탄불, 로마를 거쳐 세고비아에서 로마 유적을 보게 되자 과감하게 마드리드 포기하고 세고비아 당일 여행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이곳이 TV에 나왔던 곳이라고 합니다. 새끼돼지구이요리가 명물이라고 하니 한 번 먹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멀리서 찍은 세고비아 수도교
현재 세고비아의 랜드마크는 수도교입니다. 이곳을 경계로 구시가지를 오고 갈 수 있으며, 수도교 바로 옆에는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점도 입점해 있습니다. 수도교를 한 번 둘러보고 가볍게 햄버거를 먹은 후, 구시가지로 들어가서 여행을 재개하기에 좋은 공간입니다.
외적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해 건설된 세고비아 성벽
로마가 멸망한 후 게르만족과 이슬람 세력과 끊임없이 세력을 과시했고 이슬람 세력이 1492년까지 남아있었던 곳이 바로 이베리아 반도입니다. 그런 만큼 오랜 시기 이슬람 세력에게 저항하며 전쟁을 벌였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 세고비아 성벽을 걸으면 찍은 사진
도시를 둘러싼 성벽이 바로 그것입니다. 레온-카스티야 왕국의 왕이었던 알폰소 6세는 적극적으로 이베리아 반도의 패권을 차지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세고비아를 점령하고 성벽을 세웠습니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성벽을 따라 도시를 걸으면서 도시 내부는 물론 수도교도 멀리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도시 외곽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중세 시기 카스티야 왕국의 왕들이 가장 좋아했던 성, 세고비아 알카사르
▲ 세고비아 알카사르
알카사르는 스페인어로 성이라는 뜻으로 주요 방어 요새로 스페인 곳곳에 지어졌습니다. 세고비아, 톨레도, 세비아에 그 원형이 남아있습니다. 이사벨라 1세가 1474년 여왕으로 즉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사벨라 1세는 콜럼버스를 후원했던 바로 그 여왕이며 동시에 페르난도 5세와 결혼하여 레콩키스타를 이루어낸 인물입니다. 스페인 제국을 이끌었던 펠리페 2세도 이곳에서 네 번째 왕비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알카사르 내부
▲ 알카사르에서 찍은 세고비아 풍경
그 후 카를로스 3세는 1764년에 알카사르를 왕립 포병학교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런 만큼 무기의 방과 왕립 포병학교 박물관도 알카사르 안에 있습니다. 입장권을 살 때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세고비아 대성당
▲ 세고비아 대성당 전경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된 세고비아 대성당은 알카사르와 가깝습니다. 그래서 군사적인 거점으로 활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이 성당은 높이 33m, 종탑까지 포함한다면 90m에 달하는 높은 건물입니다. 다만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로만 종탑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하여 굳이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 세고비아 대성당 내부
▲ Altar Mator(Main Altar), Choir(Coro)
내부는 설명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지도와 함께 번호가 장소마다 붙어있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배당 본당과 성가대가 착석하는 곳도 쉽게 짐작하고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탑을 둘러보지 않더라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꽤 오래 걸립니다. 다른 성당과는 다르게 시간을 넉넉히 안배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당을 마지막으로 다시 도시를 둘러본 후, 마드리드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세고비아
버스로 한 시간이면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버스 배차는 자주 있지만, 일찍 매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침 일찍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산 후, 도착해서 마드리드행 버스를 미리 구입한 후 세고비아를 둘러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정류장에서 매표기로 구입한 버스표
갈 때는 급한 마음에 직원에게 직접 표를 샀지만, 세고비아에서는 매표기에서 버스표를 샀습니다. 세고비아의 수도교와 구시가지, 알카사르와 대성당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고비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색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벽 안쪽에서 구시가지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벽 바깥을 걸으면서 도시 외곽을 찍으면서 걸었는데, 황토색으로 가득한 풍경을 직접 담을 수 있었습니다. 마드리드에 간다면 세고비아, 그리고 다음에 이어 다룰 톨레도를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 세고비아 구시가지 외곽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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