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는 중국의 각종 브랜드 네이밍에 관한 재미있는 얘기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한자는 주로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지요. 그래서 알파벳이나 한글처럼 소리를 조합하여 마음대로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표음문자와는 다르게, 소리 표기에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한자는 수십 만 자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한자는
5000자 정도라고 하고 10000자 정도 알면 지식층 수준이라도 하네요.
그런만큼 외국의 지명이나 인명 등을 표기할 때 상당한 어려움이 많습니다. 통일되지 않은 경우, 이곳 저곳에서 쓰이는 한자가 다르기도 하구요 ㅎㅎ
특히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브랜드 이름을 어떻게 중국어로 표시할 것이냐는 향후 중국 시장 내에서의 성공 여부와도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한자의 뜻을 중요시 하는 중국인들이니 만큼, 소리만 비슷하게 표시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좋은 뜻으로도 풀어내느냐가 관건
이거든요.
이러한 전략을 가장 성공시켰던 것은 다름 아닌 "코카콜라"였습니다!
(모든 사진 출처: image.baidu.com)
코카콜라는 중국어 발음으로 "커코우컬러" 정도로 표시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가구가락이죠 ㅋㅋㅋㅋㅋ
코카콜라가 처음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지었던 코카콜라의 중국어 이름은 "蝌蝌啃蜡 (커커컨라)"였습니다. 별 생각없이 발음만
비슷하게 지었던 거죠 ㅎㅎㅎㅎ 그런데 저기서 "커커"라는 것은 개구리나 두꺼비의 올챙이를 뜻하는 단어로써, 처음 이 음료를 접한
중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이 시커멓고 달달한 맛의 음료가 개구리나 두꺼비와 관련있는 음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자 코카콜라 본사 측에서는 350파운드의 상금을 걸고 네이밍 공모를 하게 되었고, 당시 영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한 상하이 출신 교수가 "커코우컬러"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당선이 되었고, 이 사례가 중국 상업계 브랜딩 네임 사례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커코우컬러"라는 단어가 발음 상으로도 영문과 비슷하고, 즐거움, 복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한자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중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게 되어버린 것이죠...
일단 콜라라는 음료 자체를 "컬러"로 코카콜라가 선점해 버리는 바람에, 후발 주자였던 펩시도 중국 진출 시 "컬러"라는 이름을 따라서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펩시콜라는 "바이스컬러"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에 밀려 철수해 버렸지만, 중국에서는 나름 선점하고 있는 프랑스의 유통업체 까르푸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우리나라 발음으로는 "가락복"ㅋㅋㅋㅋ 이지만, 중국어 발음으로는 "짜르어푸"로 발음이 매우 흡사하고, 뜻으로 봐도 "가정이 즐겁고 복되다"라는
뜻이니....마트의 이름으로써 이거보다 좋은 이름이 있을까요 ㅋㅋㅋㅋㅋ
참고로 우리나라 이마트도 중국에 진출하면서 지은 이름이 易买得 (이마이더), 손 쉽게 살수 있다, 라는 뜻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뭐, 나쁘진 않은데 아무래도 까르푸보다는 좀 약한 느낌이 없지 않네요 ㅎㅎㅎㅎ
이렇게 완벽하고 성공적인 사례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뭐 딱히 저렇게 완벽한 네이밍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평범하게 가야겠죠.
스타벅스의 중국어 이름은 星巴克 (싱바커) 입니다. 그야말로 '스타'를 별 성자로 번역하고, 벅스를 바커라고 음차한 것에 지나지 않죠...
스타벅스의 인기에 비하면 뭐 이름이 좀 평범하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인기는 나날이 올라갑니다 ㅎㅎ
아예 발음을 포기하고 뜻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발음이 너무 길어서인지 아예 발음 유지를 포기하고 뜻으로 가버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국어 이름은 微软(웨이루안)입니다. 그냥 들어서는 전혀 마이크로소프트라고 생각을 할 수 없지만, 가만 보면 "웨이"는 우리가
미시, 거시할 때 "미" 자이고, '루안'은 연약하다 할 때 연 자입니다. 그야말로 Micro와 Soft를 따로따로 한자로 바꿔버린거죠 ㅋㅋ
애플은 그냥 애플입니다. 苹果 (핑궈) ㅋㅋㅋ 그냥 사과에요.
특이하게 브랜드 명을 그냥 중국어로 번역해버린 사례도 있어요...첨에 갑골문이 뭔가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오라클은 그냥 저걸 중국어의 갑골문이라는 뜻으로 회사명을 삼았습니다. 중국인들이 갑골문을 워낙 좋아하니 그랬던 것일까요.
갑골문을 영어로 번역할 때 Oracle Bone이라고 번역한다고 하네요....
위 사진은 실제로 기업의 브랜드 네이밍을 해주는 사이트에서 구글의 중국어 이름을 정했던 사건을 다룬 기사를 캡쳐한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에는 이렇게 브랜드 네이밍을 전문으로 해주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참고로 구글은 중국에서 谷歌(구거)라고 불리는 데, 이것도 2000여 개의 후보 중에서 고른 거라고 하네요. 다른 후보로는 狗狗(거우거우, 개라는 뜻), 古狗 (구거우, 오래된 개?)등이 강력한 후보였다고 합니다 ㅎㅎㅎㅎㅎ
이상으로 유명 기업들의 브랜딩 사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렇듯 뜻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이다 보니 앞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이런
중국어 네임브랜딩에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