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5기 ONDA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2017년 이맘때쯤 엄마와 함께 간 샤먼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그때는 샤먼이 예능 신서유기에 너무 아름답게 나왔기에 무작정 떠났었는데,
저보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엄마도 너무나도 만족하셨어요.
그럼 엄마와 함께한 샤먼 여행기 시작합니다.
제가 중국대학원 입시 준비를 막 시작한 2017년 가을
눈앞에 닥친 시험이 있는 것도, 취업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니, 이 때 한번 둘이 여행을 떠나보자고 엄마가 이야기를 하셨어요. 딸둘 아들하나의 다섯 가족이 다 함께 여행한 적은 있어도, 동생들 눈치에 모녀 둘이 여행 한 적은 없던지라 저는 흔쾌히 받아들였구요.
엄마는 전에 중국에 오신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대학원을 가겠다니, 딸이 갈 나라가 어떤 곳인지 파악도 할 겸, 정말로 제가 대학원을 갈 수 있을만큼 중국어 실력이 되는지 시험도 할 겸, 중국으로 가자고 하셨고, 저는 사실 엄마의 이런 계획은 모르고, 당시 인기예능에서 나왔던 厦门(샤먼-하문)에 가고싶어서, 무작정 비행기를 예매하고 떠났어요.
지난 북경 여행준비에 비해, 이때는 제가 여러모로 처음이라, 별다른 계획이 없었는데, 그나마 하나는 3박 4일 일정 중 1박 2일은 신서유기의 주 배경이었던 구랑위 섬(鼓浪屿)에서 보낸 다는 것 외에는 정말로 아무런 계획도 없었답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샤먼이 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여서 여유롭게 여행 할 수 있었어요.
DAY1
샤먼 공항 도착 -> 페리 타고 구랑위로 이동
여행의 첫 코스를 구랑위로 하기로 해서,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페리를 타고 구랑위로 갔어요. 구랑위는 근대 개항기에 많은 서양 국가들이 영사관, 별장 등을 세웠던 섬으로,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각국 특색을 그대로 가진 건물들로 인해 하나의 건축박물관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현재 구랑위 섬에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모두 다닐 수가 없어요. 도보 이동만 가능하고, 식료품이나 짐은 모두 리어카로 운반하더라구요. 하지만 섬 자체가 작아서, 도보 이동에는 불편함이 없어요.
첫날 저녁에야 섬에 도착했던지라, 밤에는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 못하고, 바로 휴식에 들어갔어요.
DAY 2
구랑위 -> 샤먼 본섬 이동 -> 중산가
여행 이튿째날 이제야 구랑위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어요. 정말 방송에서 본 그대로, 근대 서양 건축 양식이 남아있는 건물들로 골목골목이 아름다웠어요.
구랑위의 가장 높은 곳 일광암까지 올라가고, 신서유기에서 출연진들이 먹은 망고떡과 망고프라페도 먹으면서(이거 진짜 남자 어른 팔뚝만해요! 맛도 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둘이 같이 먹어도 남겼어요!) 구랑위를 충분히 즐긴 후 다시 샤먼 본섬으로 향했어요.
샤먼 본섬으로 다시 들어와서는 호텔 체크인 후 저녁을 먹으러 중산가로 향했어요.
샤먼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중산가 역시 근대 서양식 건물들이 골목에 남아있어, 그 매력을 잘 보여주는 곳이예요. 중산가에 있는 쇼핑몰에서 양갈비와 전복 구이를 먹고, 둘째날도 마무리!
DAY3
브런치 - 진주완(珍珠湾) - 증조안(曾厝垵) - 진조사(晋照寺) - 샤먼대학(厦门大学)
둘째날 체크인 한 호텔이 샤먼 카페거리 근처였고, 어플로 브런치 맛집을 찾아서 이날 브런치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어플에선 평이 좋았는데, 그날 카페거리로 가보니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망설였지만, 대중의 평점을 믿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정말로 맛있는 샌드위치와 파스타세트를 먹을 수 있었어요. 샌드위치는 갖구운 빵으로 만들어서 따뜻하면서 상큼했고, 파스타 세트는 양송이 수프와 식전빵 샐러드까지 포함한 새우 토마토 파스타였는데 뭐하나 빠질 것 없이 풍부한 맛을 가진 브런치 "카페"라고 칭하기엔 아까운 훌륭한 "레스토랑" 못지 않은 맛이었어요. 카페 이름이 mandore coffee 였는데, 지금은 찾아도 안 나오는 걸 보니 없어진 것 같아 아쉬워요.
브런치를 먹은 후 샤먼의 유명한 먹자골목인 증조안(曾厝垵/쩡초우안)으로 버스를 타고 갔어요. 하지만 여기서! 제가 진주완(珍珠湾 쩐주완)을 증조안으로 잘못듣고 먼저 하차 했는데, 우연히도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처음에는 제가 미리 찾아본 증조안의 풍경과 달라서 다시 버스를 타고 떠나려 했지만, 아름다운 해변 풍경과 이 해안도로를 따라 20분만 걸으면 증조안이 나온다는 지도의 안내로, 천천히 전주완 해안가를 산책하면서 증조안으로 향했어요.
무엇보다 바다를 좋아하는 엄마가 사람 하나없는 마치 프라이빗 해변에 온 듯한 풍경에 빠지셔서, 실수가 오히려 행운이 되었답니다.
사실 증조안 자체는 구랑위안 골목에서 파는 음식들과 별다른게 없었어서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 진주완에서 기억이 아직도 크게 남아있어요.
원래는 바로 샤먼대학으로 가려고 했는데, 샤먼대학 개방시간인 오후 6시가 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바로 근처에 특이한 양식 탑이 있는 진조사를 먼저 보기로 했어요.
사실 이 절은 절의 엄숙함 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들르는 휴식처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저도 함께 마음의 평온함을 얻었답니다.
샤먼대학은 당시 저녁 6시에만 외부인 입장이 허용됬어요. 지금은 코비드로 인해 입장이 안되지만, 당시에는 하루에 입장인원이 500명으로 제한되어서 5시부터 학교 앞에서 줄을 서야했어요.
중국 남쪽에서 공부하는 지금은 이런 야자수와 붉은 벽돌이 공존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지만, 당시에는 너무나도 낯설고 신기한 풍경이었어요. 샤먼대학에 제 전공이 있다면 여기서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지고 있었어요.
DAY 4
카페거리 케이크 - 공항
마지막날 1시 비행기로 샤먼을 떠나야 했기에 아침일찍부터 움직였어요. 사실 샤먼의 다른 곳을 가려면 갈 수 있었지만, 여유롭게 모녀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이 여행의 목표였던 터라, 호텔과 카페거리를 연결하는 筼筜外湖(윈당와이후 운당외호/호수)를 산책하고 근처에 있는 케이크 집에 들어가서 또 브런치를 먹었어요.
이 곳 케이크도 얼마나 맛있는지, 처음에 한 개를 주문해서 먹다가 눈이 번쩍뜨여지는 맛에, 추가주문을 했어요. 아마 비행기 시간이 좀 더 넉넉하게 남았다면, 이 카페의 모든 케잌을 하나씩 먹고나서야 떠났을 것 같아요.
샤먼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은 정말로 깨끗하고 평온하면서 아름다운 도시.
엄마도 여태 가본 외국 중에서 가장 깨끗한 곳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서 저는 중국으로 대학원 진학 준비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되었답니다.
3박 4일간 여행을 잘 이끌고 중국인들과 소통하는 걸 보니 맘 놓고 보낼 수 있겠다구요.
샤먼에는 아름다운 기억만 있는지라 사진을 보니 너무 그립고, 다시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