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3_폴란드식 족발 요리, 골롱카(Goląka)를 먹고 시작한 여행
폴란드에 와서 꼭 골롱카(Goląka)를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맥주랑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족발이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재료이기도 해서 더욱 그 맛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숙소 근처에 한 식당에서 쉽게 골롱카를 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 식당 내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제가 갔던 식당에서는 500g에 39PLN(12,147.56원, 2019년 8월 14일 기준)에 골랑카를 먹을 수 있었고 30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큰 부담이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것을 추가로 주문하지는 않았습니다. 식당에 갔을 때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먹은 다음,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슈퍼에서 산 맥주와 함께 숙소에서 다시 먹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우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소 느끼할 수도 있지만 머스타드 소스와 같이 나오는 채소를 중간중간에 곁들여 먹으면 괜찮았습니다.
▲ 식사하며 찍은 골롱카
보다 구체적으로 맛을 묘사해보자면, 골롱카의 속은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안쪽은 한국의 족발 살코기보다 조금 더 기름진 살코기를 새우젓이나 다른 양념 없이 그냥 먹는 느낌이 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겉에 있는 껍질은 튀기고 구운 것처럼 바삭합니다. 그래서 나이프로 잘랐을 때 스테이크처럼 잘리는 것이 아니라, 겉면은 과자처럼 쪼개지고 안쪽을 본격적으로 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이 그렇게 짜지 않아 안쪽 살을 먹을수록 종종 퍽퍽하거나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폴란드 사람들이라고 해서 이 음식을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터키에서 같이 공부했던 폴란드 교환학생 친구와 이 식당을 알려준 호스텔 직원도 그다지 골랑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기름져서 먹기에 부담스럽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어쨌든 골랑카도 먹고 본격적으로 크라쿠프 시내를 둘러보았습니다.
유대인들에게 관대했던 크라쿠프
▲ 유대인 생활구역 카지미에시 지도
크라쿠프 시내를 둘러볼 때, 카지미에시와 쉰들러 법랑공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카지미에시는 14세기부터 정착한 유대인들의 구역이 오늘날까지 보존된 곳이기 때문에 꼭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사실 나치 독일뿐 아니라 유대인들은 항상 유럽 내에서 탄압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관대한 통치 때문에 14세기부터 유대인들은 크라쿠프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치 독일의 지배기 때 수용소가 세워지면서 크라쿠프는 밀집된 유대인을 정리하기 위한 장소가 되어버립니다. 전쟁이 종결된 후 복원된 이곳에 유대인들이 다시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오늘날까지 거주하고 있습니다.
즉, 크라쿠프는 유럽에서 탄압받는 유대인들이 과거부터 거주했던 곳이면서도, 근교에 유대인을 절멸하기 위한 설립된 아우슈비츠가 있는 지역이면서, 현재에는 중부 유럽에 유대인 생활구역을 잘 보존하고 있는, 복합적인 역사의 면면을 모두 보여주는 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Jewish Square에서 Galicia Jewish Museum로 가는 길
도심에서 트램을 타고 걷다 보면 Jewish Square과 Galicia Jewish Museum를 모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어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경우 스스로 미리(혹은 그때 직접 검색하며 알아보거나) 알아보고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굳이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이거나 혹은 무료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유럽을 여행할 때, 영어 가이드는 한 번쯤 고려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 시나고그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박물관의 전시자료
어쨌든 Galicia Jewish Museum에 들어가 보면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나고그는 예배를 위한 회당뿐만 아니라 교육, 교류,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유대인 공동체의 자치 기구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유럽에서 항상 탄압받고 이방인으로 대우받은 유대인들의 삶을 생각해본다면, 시나고그는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권리를 지켜내는 단체이자 기구였던 셈입니다. 실제로 박물관에서 시나고그의 첫 설립을 바빌론 유수(유다 왕국 멸망 후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유대인이 바빌로니아 수도 바빌론에 포로로 잡힌 기간)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나고그가 유대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 박물관 내부
박물관의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실제 회당의 모습을 복원한 모습과 함께 시나고그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련 유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아도 2시간 내외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다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고즈넉한 옛 도시 풍경을 간직한 곳
밖으로 나와 걸어서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유대인들의 생활구역을 보존한 곳이어서 그런지 중앙역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폴란드 아이스크림을 구시가지보다 더 낮은 가격에 먹어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짧게 이 지역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도보관광코스도 안내받을 수 있으니 날씨만 선선하다면 한 번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 후 방문한 곳은 구시가지와 바벨성입니다.
▲ 밖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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