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한국을 떠난 바로 첫.날.부터 짐이 오지 않았어요.
<한국-홍콩- 조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여정에서
한국-홍콩은 케세이퍼시픽,
홍콩-남아공은 남아공항공을 탔는데,
항공기를 바꿀 때 내 짐 중에 하나 캐리어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캐리어에 물론 중요한거 많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우리의 캠핑대비 인스턴트 혜자식품....
조벅에 떨어졌을 때 캐리어 못받은걸 공항에서 바로 항공사에 신고했고,
홍콩-케이프타운 비행편은 매일 1번 같은시간에 있으니까. 케이프타운에 하루 이틀 있으면 올 줄 알았으나...
아직 홍콩에 있는 캐리어를
매일 같이
"오늘 밤 비행기에 보낸대~ " 하면서 안보내는 남아고 항공...
케이프타운에 발 묶인 5일동안 영어 잘하는 친구들이 싸워도보고
공항도 수시로 가보고 경찰서에서 항공 수하물 분실 보고서도 써보고......
공항 안에 다시 들어가서 제발 제발 내 짐좀 보내라고 홍콩사무실에 얘기해달라며 10달러도 몰래 손에 쥐어줘보고 별 짓을 다 했는데..........
우리가 케이프타운에 5일을 비비고 결국 뜰 때까지,
매일 캠핑이나 노숙을 했던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또 뜰 때까지,
캐리어는 오지 않았어요.
저희팀은 우선 나미비아로 떠났어요.
2주동안 나미비아 보츠와나를 돌고 다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오는 일정이었으니까
그때가서 받는 걸로 계획을 수정하고 우선은 떠났습니다.
대신 나미비아에서 대대적인 불만메일에 착수했어요. 이거 공항에 백 번 전화해서는 안되겠다 해서.
"너네 홈페이지 고객헌장에 나와있는
사랑 봉사 헌신 만족, 이런 약속
너네 직원들 하나도 안지켜!!
너네 다 뻥쟁이고, 동양인 무시하고, 고객 기만하고, 거짓말하고,
자기 책임 없다고 뺑뺑이만 돌리고, 짐 안와서 불만이면 신고해서 5일치 보상비 받으라는 말만 해.
너네 서비스 개똥이고, 한국인 커뮤니티에 남아공항공사 그지같다고 소문내서 사람들이 너네항공사 못 타게 할거야.
그리고 그 캐리어에는 내가 새 꿈을 위해서 준비한 작업 도구들, 그리고 할머니의 유품이 있어.(없음)
니네가 '억울하면 청구해~'하는 5일치 40만원으로 보상할 수 있는게 아니야.
1주일동안 나의 팀 4명이 케이프타운에서 시간 지체하하면서 매일 공항 왔다 갔다 한 시간, 기름값, 숙식 비용,
그리고 나미비아까지 와서 너네 회사에 국제전화로 계속 전화해야되고 밤마다 스트레스받고....
이런 비용은 어떻게 보상할거야?
내가 6일 조벅 공항에 갔을때도 캐리어 안 갖다 놓으면, 그 자리에서 홍콩 왕복티켓 발권해.
홍콩에서 짐 안보낸다는 담당자 라이언 조치 좀 하면 좋겠어. 너네 진짜 최악이다. 내 여행 완전 망쳤어."
내용 써서 구글 번역기로 돌리고 친구들이랑 몇 번 검수한 다음에 대표 고객센터 메일로 보냈습니다.
ㅡ
보츠와나를 떠나는 날.
연락이 왔어요.
캐리어 보냈다고.
하루종일 달려서 저녁에 조벅공항에 도착했는데 직원들은 최근 온 짐들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왠지 다른 사무실에 있는 것 같은데 거긴 문 닫았으니 그냥 내일 낮에 다시 오라더군요.
기가차서 사무실 밖에서 애들이랑 절망하고 있는데
나와서 시끄럽다고 하더라구요.
열받아서 저희도 화를 냈어요. 그랬더니 안쪽 창고로 들여보내주더라구요. 거기서 알아서 찾아보라고.
그 먼지 쌓인 창고에서 저 보고 제 캐리어를 찾으랍디다. 이 많은 캐리어 출저를 자기가 어떻게 아냐면서.
또 너무 창고에서 열받아서 없다고 ㅅㅂ!!!!!! 소리지르니까 직원이 들어와서 전산시스템을 돌렸습니다.
결국 찾은 캐리어는 다른 건물의 사무실에 있었는데 가보니 손잡이가 깨져있었습니다.
제 상태를 대변해 주는 캐리어.....
조심조심 하려했으나 결국 깨진 손잡이에 손이 깊게 배었고. 그 상처는 3주를 갔습니다. 아직도 흉터가..
그 날 저녁 제가 양주 한 병 사고 식사거리 사서 포식했습니다.
그동안 저때문에 같이 마음고생한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ㅠㅠ
이렇게 짐 돌려받고나서 5일치 돈을 보상받는 것도 6개월이 걸려서 받았어요 ㅋㅋㅋㅋㅋ
그것도 항공사랑 직접 연락했을 땐 안됐고, 제가 한국에서 표 구매했던 하나투어 통해서 컴플레인 했을때요.
정말 징합니다
당시 일기...
"SAA와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아마 12월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6개월만에.
누가 더 끈질기고 상대방 미쳐버리게 만들 수 있는지 대결해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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