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출해야할 과제들은 산적해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영국에서의 정규 학기 1학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영국에서의 첫 학기는 지구촌 특파원 활동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첫 학기의 마무리도 지구촌 특파원 활동과 함께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활동을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 포스팅을 포함해서 총 31번의 칼럼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약 3개월 동안의 기간, 그렇게 길지 않아 보이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 영국에서의 첫 학기를 마무리하는 글로 준비해봤습니다.
1. 런던에서의 생활
영국 자체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작년에 엑시터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1년 생활을 해봤었기 때문에, 영국 생활 전반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줄로 알았지만 ,,, 런던 생활과 다른 영국 중소 도시에서의 생활은 정말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훨씬 높은 Living Cost부터 편리한 대중교통, 또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 등을 런던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훨씬 더 많은 기회입니다.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학문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더 기회가 많음을 느낍니다.
지구촌 특파원 포스팅에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평소 좋아하던 학자들의 대중 강연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많고, 그런 행사에 참석해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대사관 등에서 진행하는 행사들도 참여하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KOTRA 주관 행사부터, 이 공간에서 따로 언급하지 않았던 국빈 방문 당시 지원요원 참여 등 런던이 아니었더라면 경험하기 힘든 기회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 통계
아직 통계 Problem Set도 작성하지 못했고, 시험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 성적도 나오지 않아, 뭐 잘 했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 칼럼을 계속 따라오신 독자 분들이라면, 제가 학기 초에 큰 마음 먹고 대학원 통계 수업을 신청한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3개월 전보다는 어느 정도 통계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정직하듯이, 딱 3개월 치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도 요즘 세상에 노력에 비례한 결과물을 얻는 것만큼 값진 것이 또 있을까요.
통계 수업을 처음 듣기 시작할 때, 나름 가지고 있던 Ambitious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 학기에 작성하게 될 텀페이퍼에 양적 연구 방법론을 적용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20일까지 데드라인이었던 텀페이퍼에 양적 연구 방법론을 사용해보았습니다.
아직 성적은 기다리고는 있지만,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최종 제출 이전에 아웃라인을 교수님께 보내드려봤는데, 교수님도 접근 방법 자체는 괜찮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만, 이게 처음 하다 보니 제가 어느 정도 양의 데이터를 어느 정도 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없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피드백이 오갈 정도의 실력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합니다.
3. 아랍어 공부
저는 아랍어를 학부 때 전공했었고, 군생활도 그와 관련된 경험을 쌓았습니다.
앞으로 진로도 중동 지역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고, 그렇기에 아랍어는 평생 갈고 닦아야 하는 도구입니다.
제 포스팅을 계속 따라오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영국 학교에서 아랍어 수업을 듣기 위해 겪어 온 여정도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랍어 수업에 합류할 수 있었고, 제가 학교에서 듣고 있는 수업 중 가장 힐링하며 듣고 있습니다.
아랍어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다양한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고, 아랍어라는 매개로 뭉친 공동체에 합류할 수 있어서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교수님도 제자들을 자식처럼 생각해주시면서 매일 같이 맛있는 간식들을 준비해주십니다.
아랍인들의 이 정 때문에 아랍을 정말 놓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4. 친구들 관광시켜주기
연말이 다가오니,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친구들이 많아졌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런던에서 수학 중인 것을 기억해서 제게 연락을 주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아랍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한국에서 손흥민을 보고 싶어서 영국에 오겠다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아랍어를 전공하면서, 아랍인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꼭 배워야겠다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손님에 대한 환대입니다.
런던을 방문한 친구들에게 제 방으로 숙소를 제공해주었고, 시간 날 때 마다 런던 센트럴을 같이 다니며 그 동안 배운 짧은 런던에 대한 지식을 공유해주기도 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컨택트리스 카드가 해외에서처럼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런 사소한 부분들에서부터 챙겨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저도 올해 이집트, 요르단을 방문했을 때 현지 친구들에게서부터 정말 과분한 대접을 받았어서, 앞으로 나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항상 극진히 대접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일종의 카르마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집트 친구가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 차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차가 고장이 나서 갓길에 서 있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주저 않고 내려서 그 분을 도와주더군요.
원래 차를 좋아하는 친구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모르는 사람에게 잘 대해주냐고 물으니,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잘 대해주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5. 남은 9개월 간의 영국 생활
1월 중순부터 2학기가 시작됩니다.
그 전까지가 방학인데, 과제를 제출해야 비로소 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의 2학기를 마치고 나서는 비로소 대학원의 꽃, 논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논문을 작성할 기간은 약 4월부터 8월까지, 총 4개월 정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논문에만 순수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주어지는 것이죠.
항상 경험해보고 싶었던 대학원 생활, 설렘 반 걱정 반입니다.
졸업 이후에는 취업을 위해 귀국하기로 마음 먹은 상황이라, 학생 때의 이 생활을 최대한 만끽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3개월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영국 국왕까지 볼 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지난 3개월은 정말 항상 뭐를 하고 있었습니다.
항상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니 기회가 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유학 생활도 그렇게 하나 하나 열심히 채워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 유학 생활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