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13기 챙쓰로그입니다.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대학 생활에는 몇 가지 큰 차이점이 있어, 말레이시아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 보면 흥미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데요! 말레이시아 대학의 독특한 문화와 규칙들에 적응하며 느꼈던 점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학교 내 복장 제한
(출처: UM GLOBAL BUDDIES)
제가 수학하고 있는 말라야 대학에서는 도서관 출입 시 복장에 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짧은
상하의나 맨발(샌들이나 슬리퍼)로는 도서관에 입장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바지를 입어야 합니다. 이는 캠퍼스
내 공공장소에서의 기본적인 예의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단정한 복장을 통해 학습 환경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말레이시아 대학의 방침 중 하나입니다. 날씨가 더운 말레이시아에서 긴바지를 입는 것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도서관과 같은 학업 공간에서는 공공 예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시간 공부할 수 있는 편안한 긴바지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서 냉방이 강하게 가동되기 때문에 가벼운 겉옷도 챙겨 가는 것이 좋습니다.
복장 규정은 도서관뿐 아니라 캠퍼스 내 다른 건물들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주요 강의 건물이나 학과 사무실을 방문할 때도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환학생이라 해도 규정이 예외 없이 적용되므로,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수업이나 도서관을 이용할 때는 어느 정도 단정함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라야 대학교에서
준 가이드에 따르면, 티셔츠와 청바지 같은 캐주얼 복장이 무난하다고 합니다.
2. 튜토리얼 수업
말라야 대학교에서는 강의만큼이나 튜토리얼 수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튜토리얼
수업은 강의를 보충하는 추가적인 수업입니다. 튜토리얼 수업은 학기 중 출석해야 하는 수업일수에 포함되며, 수업 시간 외에 다른 시간대를 잡아 1시간 정도 진행됩니다. 수업마다 튜토리얼의 구성과 진행 방식은 다르지만, 저의 경험에 따르면, 주로 조별 과제 발표, 과제 설명,
수업 내용을 토대로 짧은 발표하기 등 과제나 참여형 수업과 관련된 활동이 진행됐었습니다. 튜토리얼
수업을 통해 현지 학생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며 더 깊이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학생들
간 활발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며,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튜토리얼 시간대를 학기 초 수업 중에 정하다 보니, 학생마다 가능한 시간이 달라서 원치 않는 시간대에 튜토리얼이 잡히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특히, 튜토리얼이 여러 개일 경우, 시간 조율이 쉽지 않습니다..ㅎㅎ
3.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
말라야 대학의 학습 환경은 비교적 허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출석이나 과제 마감 기한에 대한 관리가 다소 느슨하고, 학생들이 자신만의 학습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랄까요..? 특히 교수님과 학생 사이의 거리감이 적은 것 같습니다. 학기 초에는 수업마다 교수님이 함께 계시는 WhatsApp 단톡방이 개설되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나중되면 단톡방도 엄청 많아진답니다..ㅎㅎ)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과 호기심을 환영하며, 수업 중간에 예정되지 않은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비교적 여유로운 학습 분위기는 교환학생으로서 쉽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하고, 어쩌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학습 방식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4. 조별 과제
조별 과제의 비중이 높으며, 교양 수업의 경우 중간고사 대신 팀 프로젝트나 개인 과제로 평가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팀 프로젝트는 여러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의견을 나누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현지 학생들 혹은 다른 교환학생과의 협력을
통해 다문화적 시각을 넓힐 수 있고, 팀워크를 발휘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교환학생 생활 중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더불어 영어 실력도 크게 향상할 수 있고 다른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가
많아지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좋습니다.
조별 과제를 하면서 신기했던 점은, 한국에서는 자료 조사, 파워포인트 제작, 발표 등 각 단계를 나누어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해야 할 전체 분량을 인원수에 맞게 나누어 각자 맡은 주제를 조사하고 발표까지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방식이더라고요. 그래서 조별 과제를 하다 보면 발표는 피할 수 없는 존재 같습니다. 한 번씩은 거쳐 가는....
5. 학기 중 일주일 방학: Mid Semester Break
말라야 대학교에서는 학기 중간에 일주일의 방학이 주어지는데, 이를 ‘미드텀 브레이크(Mid Semester Break)’라고
합니다. 이 기간은 보통은 중간고사 전후로, 시험이나 과제
준비로 지친 학생들에게 재충전할 시간을 제공하거나 시험을 위해 열심히 달려야 하는...기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대학에서는 학기 중 방학이 없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에 수업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학교생활이 여유롭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기말고사 전에는 Revision
Week이 있는데, Revision Week 역시 시험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주로 미드텀 브레이크를 이용해 말레이시아 내의 여행이나 인근 동남아 국가로의 짧은 여행을 계획하곤
합니다!
(출처: Universiti Malaya)
6. 시험홀
말라야 대학교에는 Examination Hall이 있는데, 이는 한국 대학에서 과목별 시험 시간과 장소가 정리된 일정표를 보고 각자 강의실에 가는 시스템과는 조금 다릅니다. 말라야 대학교에서는 수업별로 지정된 시간에 Examination Hall에 모여 시험을 치릅니다. 이곳은 엄청 큰 대강당 같은 느낌이고 5~6개의 수업이 모여 함께 시험을 치릅니다. 시험 감독관도 한 섹션별로 3~4분 정도 있습니다. Examination Hall이 열리기 전, 복도에 앉아 다 같이 벼락치기 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