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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준비하면서 여기저기 어드미션 포스팅을 정말 많이 기웃거렸는데,
영화 제작 쪽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나라에서 영화과 가는 사람이 그렇게 적은가.. 했는데
여기 유학 정보 게시판에 보면은 몇몇 분이 준비를 하시긴 하는 것 같더군요.
사실 영화과는 객관적인 수치의 데이타가 입학 사정에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어드미션 포스팅.. 이란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게시판에 있는 영화과에 대한 답변들이
유학원 사이트에 성의 없이 달아놓은 글들에 의존해서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한 두 분에게라도 도움이 되길.
그럼 일단, 다른 분들 하시듯이 객관적인 데이타 먼저..
MFA in Film
학부전공: 영문학
지원대학: 1월 초 마감-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The School of Art Institute of Chicago
Columbia College Chicago
2월 1일 마감- Bard College, San Francisco State University,
U of Illinois at Chicago, UC San Diego
2월 15일 마감인 학교들에도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언감생심 Cal Arts에서 어드미션이 와서 그냥 스톱.했습니다.
GPA: 2.81(7학기까지만이고요, 8학기에 2.91이 되긴 했지만 마감 때문에성적은 7학기 것으로 보냈습니다)
Toefl: 257, 25/28/25 (TWE: 5.0)
Accepted: Cal Arts(1/24일에 편지 보냄)
Rejected: Bard College
추천서는 영문과 교수님 두 분이랑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와 계신 미국 교수님 한 분이 써주셨습니다. 한 분은 제 영어 실력이 믿을 만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만 짧게 써주시고요, 다른 분은 나름대로 성의 있게 일반적으로 써주셨구요, 미국 교수님은 정말 장문의- 디테일하고도 생생한 예를 들어서 추천서를 써주셨어요. 추천서 봉투가 너무 두꺼워서 민망할 지경이었죠. 그런데 Cal Arts는 추천서가 필수가 아니라서, 이 분의 추천서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다른 학교들 연락이 오면은, 알 수 있겠죠.
자, 객관적인 데이타랄 것도 없고..--;
학부 성적은 매우 안 좋으며, 토플은 학교에 따라 550, 600 요구하는 곳이 다르므로 그냥 요구사항만 채운 정도지요.
영화과 지원하시는 분들께 위안을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제작년에 뉴욕에 가서 Columbia와 NYU에 가서 직접 알아본 결과로는,
학점을 거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 학점이 말해주지 않습니까.--;
다만, 교수님께서 제가 학점을 잘 따려고 쉬운 과목을 듣기보다는 다른 과 전공이라도 어렵고 얻는 것이 많은 과목에 도전하는 학생이라고 말은 해주셨는데.. 이게 뭐 얼마나 먹혔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학점 낮으면 교수님한테 이런 얘기라도 써달라고 해보세요. 비굴하지만.. 또 모르니깐.--;
그리고,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절.대.로. 랭킹만 믿지 마시라는 겁니다.
미국 대학 영화과는 학과 특성이 학교마다 굉장히 다릅니다.
크게는 상업영화 지향, 독립영화 지향, 대안/실험영화 지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도 세부적인 지향점이 매우 다양합니다.
제가 작년에 뉴욕까지 가서 Columbia와 NYU에 대해 알아보고도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저와 성향이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랭킹만을 보면 저는 상위 5위권에 있는 USC, Columbia, NYU, UCLA, Cal Arts 중에서 Cal Arts에만 지원했습니다.
USC는 상업영화의 전문 스탭을 길러내는 곳이고, Columbia는 시나리오에 굉장한 강점을 두고요, NYU는 독립영화 중에서도 99% 내러티브 영화의 감독을 길러내는 곳입니다. 그리고 UCLA는 실험영화와 상업영화를 아우르려고 하는데.. 바보 같이 데드라인 체크를 잘못 해서 못 보냈습니다.(주의! 이곳만은 11월 1일 데드라인입니다.--; 원래 UCLA보다는 Cal Arts에 더 가고 싶었기 때문에 다행히 저의 무식한 행동에 후회는 없습니다만..--;)
그리고 저는 실험영화/독립영화를 주로 하는 곳 중에서 커리큘럼이 비교적 자유로운 곳을 선정했지요.
학부에서 전공을 바꿔서 이제 겨우 제대로 영화를 시작하는 저로서는 영화 안에서의 세부 전공을 확실히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었고 다만 상업영화에는 확실히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정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입학 후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고,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어디든 붙기만 해라~ 하는 마음이라 할지라도, 영화과의 입학 사정이 에세이와 포트폴리오 등 주관적인 자료,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 굉장히 드러나게 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곳에 지원을 해도 어드미션을 받을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제가 지원한 학교 중 거의 꿈으로만 생각한 Cal Arts에서 가장 먼저 어드미션을 받은 것은 그쪽에서 제가 그 학교에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Cal Arts에서 요구한 다른 것들은, 10분 이내의 비디오 작품과 글로 된 창작물(옵션), 영화나 연극 등에 대한 Brief Comment, 그리고 당연히 essay입니다.
비디오는 대학 때 동아리에서 제가 연출, 촬영, 편집, 각본한 디지털 단편을 보냈는데요,
솔직히 그리 대단히 때깔나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시선"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내용이나 형식적으로 표현해 보려고 했구요, 그게 제 성향을 드러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완성도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자기가 영화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을 포트폴리오로 선정하세요.
아, 그리고, 자막은 당연히 필수구요, 제 경우에는 긴 나레이션들이 많아서 그 부분만 따로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에게 부탁해서 영어로 더빙했습니다.
라이팅 샘플은 햄릿을 필름 느와르로 재구성한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제가 영문과를 나온 것과 대안적인 형식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Brief Comment는 영상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한 실험연극에 대해서 영상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썼습니다. 비평이 아니라 그 연극에서 어떤 점이 내가 영화 하는 데 자극을 주었는가만을 썼지요.
에세이는 다른 이론 분야로 나가시는 분들 것을 참고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샘플들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몇 개 읽어 봤는데, 실기 분야가 아니면 방향이 전혀 다릅니다. 에세이 쓸 때 도움을 가장 많이 주신 저희 학교 교환교수님(남오레곤대 영문학 교수) 말씀에 따르면 에세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떠오르고 입학 사정관에게 친근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영화를 표현의 도구로 삼게 되면서 제가 얻었던 충만감과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을 영화에 표현하고자 하는 꿈에 대해서 굉장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숨김 없이 썼습니다. 사실 친구에게도 이야기하기 힘든 집안의 비화까지 섞어서요. 굳이 자기 치부를 보여서 나 솔직하다~고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내용에서 필요한 예라면은 극도로 솔직한 것이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교환교수님의 조언이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교 알아보고 성향 파악하는 데만 무식하게 1년이 걸렸습니다. 나름대로 유학 결정도 일찍 하고 준비도 일찍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어느새 8학기가 되어 있더라구요. 8학기에는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학교를 오~래 열심히 알아본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막판에 벼락치기처럼 글 쓸 때 방향을 잡아 줍니다. 특히 영화과 지원하시는 분들은 주변에 정보가 거의 없을 겁니다. 학부 전공이 영화과이신 분들이 아니라면요. 제가 써낸 글들과 포트폴리오들을 다 정리해 놓고 나니 저조차도 잘 몰랐던 제 성향이 어느 정도 모든 자료들에서 떠올라 보이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안적인 영화 형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과 여성적 자의식이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입니다. (Cal Arts에서 요구하지 않았지만, SFSU에서 요구하는 Academic Writing도 여성주의 관점에서 비평을 썼죠. 아직 이곳 결과는 모릅니다.--;) AFI 같은 곳은 실무 경력이 없는 사람은 뽑아주지도 않지만, 많은 영화과 대학원에서는 전공을 바꿔서 지원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포트폴리오에서도 완성도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영화를 지향하는가를 판단하고 그게 자기 학교와 잘 맞는지를 고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성향을 일관적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와 글들에서 드러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정말 영화과에 관심이 있는 분이실 겁니다.(제가 생각해도 너무 깁니다..--;)
아시다시피 예술 부문 입학 사정은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에 며느리도 모릅니다. 저를 도와주신 교환교수님께서도 제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Cal Arts처럼 모든 artist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에서 널 받아준다고는 보장 못하지만, 니가 보낸 학교들 중 어디선가에서는 꼭 어드미션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위로를 해주셨는데, 막상 15일만에 어드미션을 받은 곳은 Cal Arts였습니다. 소식 전하려고 전화를 드렸을 때 교수님 기절하실 뻔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다른 학교들에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아마 다 떨어질 지도 모릅니다. 준비하실 때는 너무 막막하실 거지만, 이렇게 변수가 많은 만큼 주눅들지 않고 희망을 가지는 것만이 방법이죠.
아, 그리고- 참고로, 영화과 대학원 중에는 3~5명만 뽑는 학교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곳은 막상 학교가 그리 좋은 학교가 아니더라도 외국인에게 입학 기회가 쉽게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기 더 어렵습니다. 이런 것도 고려하셔서 지원리스트를 뽑으세요.
아, 더 참고로- 저는 GRE를 치지 않았습니다만, GRE를 쳐야 되는 학교들도 꽤 많습니다. 제가 꼭 가고 싶은 학교들에는 GRE가 요구사항이 아니고, 중간치기쯤 되는 학교들에 GRE가 많아서 전 그냥 안 봤는데, 여유가 있으시면 보세요. Texas Austin이나 Florida State University 정도의 좋은 학교들이 GRE를 봅니다. 좀 후진 학교들도 많이 봅니다. 영화과 중에서 반쯤은 GRE를 요구하는 듯. Top 5 중에서는 USC만이 GRE 요구합니다.
아, 진짜 다 읽으셨나요?
그럼- 준비 잘하셔서 꼭 성공하시길~
이 바닥은 좁다고 하니까, 나중에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요.^^"
분: 영화과를 가려면 정말 준비할 게 많네요.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가서도 훌륭하게 잘 해내실 겁니다. [03/04-17:13]
film: 저는 2003년 film을 지원하려고 준비중입니다. 졸업하고 영화 일을 2년 반정도 하게됐고 지금 유학 준비중인데요.. 제가 준비하려고 하는 분야가 film안에서도 세분화된 분야라 아는 분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정보 찾는데도 힘이 드네요. 감사드리구요.. toran님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꼭 부탁드릴께요. 그 암담한 심정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03/04-19:02]
film: 제 이메일 어드레스는 film이라는 부분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꼭 연락 부탁드릴께요. [03/04-19:37]
toran: 메일 드렸는데요.. 안 갔나요? [03/04-20:07]
기대: 장문이었지만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넘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그 분야로 용감하게 나가시는 님이 참 좋아보이네요. 열심히 하시고..언제나 포기하지 마세요!! 축하합니다. ^^ [03/04-22:17]
저도요: 훌륭한 여성 영화인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글 속에 팍팍 묻어나는군요. 축하해요. 꼭 성취하시고요. [03/04-23:17]
sue: toran님 너무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참 대단하세요. 그정도의 준비와 열의시라면 벌써 미래의 영화감독을 뵌것 같군요^^ 저는 내년 가을입학을 목표로 공부를 막 시작했는데.. 지금 학교 선정때문에 고민이 많답니다. 학부를 영문과로 나오고 과를 바꾸어서 지원하려니 주변에서 정말.. 정보가 전무하네요 저도 toran님과 연락할 수 있으면 해요 [03/05-00:01]
sue: 어드미션받고 나름대로 준비하실 일 많으실텐데.. 그래도 부탁드립니다. 그럼 님 화이팅! [03/05-00:03]
영호: 합겨 축하드립니다. 저 질문이 있는데 연락처 좀 알 수 잇을까요... [03/05-00:12]
칭삼이: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죄송하지만 저도 프로듀싱 과정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03/05-00:36]
칭삼이: 정보가 넘 없거든요. 연락할 수는 없을 까요...^^ 제 멜은 ching3@hanmail.net입니다. [03/05-00:38]
toran: 생각보다 지원하시는 분 많군요.. 제 e-mail 주소는 reggae@hitel.net 입니다. 연락주세요. [03/05-06:12]
toran: 그리고 빼먹은 게 있는데.. 여러 학교에서 입학 뒤에 찍을 영화의 트리트먼트를 요구합니다. Cal Arts도요. 저는 시나리오 제출한 햄릿.의 트리트먼트를 냈는데, 시나리오와 같이 보게 되면 이해가 더 잘되서 좋을 듯 합니다. [03/05-07: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