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려운 시기에 좁은 문을 뚫고 어드미션을 받으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전 이제 박사 말년 차를 향해가는 미 동부에 있는 박사생입니다.
오늘 아침에 커피 마시고, 좀 시간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드미션 받은 분들이 지금부터 8월까지 해야할 것들 리스트를 좀 만들어 봤습니다 (일 다 마치고 이제야 올리네요). 전 석사도 미국에서 했기 때문에, 두 번 입시를 겪고 나니, 이 시기를 돌아보면서 무언가를 제 때에 하지 못한 아쉬움이 계속 남더라고요. 그래서 미약하나마 저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성공적인 유학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니 그냥 적당히 걸러서 들으시면 됩니다.
1. 추천서 써준 교수님께 인사 드리기 - 김영란법 잘 생각해서, 너무 없어보이지 않는 선물도 드리면 좋음. 앞으로 학계에서 밀어주실 분들이기 때문에, 인사는 잘 하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좋음. 교수님도 제자 잘 돼서 뿌듯할 것
2. 혹 토플이나 어학 점수 부족해서 컨디셔널로 붙은 경우는 나중에 ESL 이나 미국가서 학교 어학 프로그램들을 생각하지 말고, 4-5월까지 토플 점수 만들어서 학교에 내기 (학교에 와서 수업 듣는 게 원칙인 사람은 제외) - 학교 시작하면 정신 없어서, 이렇게 학교 일하면서 영어 공부까지 따로 해야하면 힘들어요. 제발 한국에서 끝낼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한국에서 마치고 가세요.
3. 아픈 곳, 성가신 곳 있으면, 출국 전까지 최대한 치료하고 가기 - 특히 치아, 피부과 및 미뤄놓은 만성 질병 치료 - 미국 가면 하나하나가 엄청난 돈입니다. 최대한 한국에서 다 치료할 거 다 대비하고 가세요. 빨리 치과 치료 시작하고, 피부과 빨리 다니세요.
4. 일은 언제까지 해야하나 :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있을 경우에, 유연하게 가끔씩 일 처리하러 낮에 빠지는 거 허락하는 직장이면 5월까지 (혹 6월 초-중순), 얄짤 없이 9 to 6인 직장이라면, 4-5월 중순까지 일하는 게 좋았어요. 보통 개인의 성향 그리고 개인의 재정상황 별로 갈리는 부분이긴 한데, 미국 오면 F-1 신분으로 일을 거의 못하기 때문에, 한 푼이 절실해집니다. 어차피 4월까지 친구나 가족 축하하고 하는 일들은 밤에 하거나 주말에 하면 되니깐, 돈이라도 더 벌어놓으면 미국에서 적어지는 잔고 때문에 초조해지는 시기가 늦게 찾아오겠죠. 집에 돈 많으신 분들은 그냥 노세요. 그리고 5번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5. 그 동안 입시 준비하느라 수고한 자신의 멘탈과 신체 돌보기 - 꼭 이제부터 운동시작하세요. 미국와서 극한의 정신적, 정서적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체력이라도 좋아야 버팁니다. 위의 모든 사항들 중요하지만, 전 꼭 하나 고르라고 하면 운동 및 쉼을 고릅니다. 꼭 출국 전까지 기본 체력 증진시키고, 꼭 수고한 자신의 멘탈을 위로해 주세요. 이제 박사 시작하고 나면, 박사 시작하기 전 이 네-다섯달이 거의 마지막으로 휴식한 시간이 되더라구요. 이 때 휴식 충분히 취하고, 놀 거 쉴 거 다 해보세요. 그리고 혹 입시기간동안 부모님이나 가족한테 예민하게 굴었다면, 꼭 가족 분들한테 보상도 하시구요.
6. 3월 부터는 생활 영어 공부 시작 - 이제부터 여러분의 생각과 글, 말하는 걸 조금씩 영어모드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데요. 제 친구 중 일부는 생활영어 공부하는 학원에 다닌 친구들도 있었고, 미드를 시청한 사람도 있었고, 뭐 영어 투터 앱 같은 걸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다 좋고, 자기 스타일에 맞추면 됩니다. 어쨋든 이제 한글 활자 위주의 생활을 영어 위주의 생활로, 점점 영어 비중을 늘려가는 게 중요합니다. 전 다른 것 보다도, 그냥 샤워하면서 생활 영어 관련 유투브 틀어놓고, 제 전공서적 영어로 꾸준히 하루에 한 시간 보는 게 도움이 됐어요. 중요한 건, '공부'라는 생각이 안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대학원가서 죽도록 공부할텐데, 지금부터 진 뺄 필요 없습니다.
7. 학교나 과에서 하는 줌 이벤트는 별 일 없으면 무조건 참석 - 지금부터 미국식 모임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더 자주 갈 수록, 더 익숙해지고, 안면이라도 틉니다. 지도 교수도 학기 시작하기 전에, 그냥 질문하고 그러는 핑계로 한 두번은 줌 하세요. 교수가 싫다고 하지 않을 겁니다. 혹시 궁금한 거 있거나 하면, 박사생 한명 소개시켜달라고 해도 되구요. 이제부터 미국인들한테 메일 보내는 연습도 하셔야죠.
8. 생필품 가져갈 거 리스트를 미리 작성하자. 출국 직전에 짐 싸려고 하면 꼭 빼놓는 게 생기더라구요. 이제부터 본인이 잘 쓰는 것들은 미리 구글 독스에 문서를 만들어 놓읍시다.
9. 운전 안 하시고, 못 하시는데 대도시 아닌 곳으로 가시는 분, 운전면허는 미리미리 한국에서 따세요.
진짜 진짜요. 아주 극단적인 메트로 지역으로 가지 않는 이상은 차, 그러니 운전 면허가 필요한 시점이 옵니다. 그리고 미국에 있으면서 운전면허 있어서 손해볼 거 아무 것도 없고, 오히려 한국 면허증-> 미국 면허증으로 교환하면 신분증명서 용도로도 쓰이긴 때문에, 매번 여권 들고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10. 미국 유학 준비시 도움이 된 카페는 미리 가입해자: 전 네이버 미준모.이용했었고, 미리 가입해서, 글도 미리 쓰고 출첵도 해서 등급 올려놓기를 권합니다. 이런 커뮤니티는 등급별로 열람 가능한 글이 제한되어 있거든요.
11. ** 비자. 출입국 관련한 사항은 매주 시간을 정해놓고 꾸준히 체크하기 - 비자 관련 진행사항을 철저하게 확인해 놓는 건 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I-20받으면 제발 뭐 잘 관리하세요 (저처럼 커피 쏟고, 찢기고 하지 말고요... ㅎㅎ)
12. 주거의 문제는 3월부터는 꾸준히 생각을 하자. 미리 학생들 이용하는 사이트 등을 통해서 현지의 사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각 학교 마다 주거환경이나 정보처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분 담당하는 Student Services 관련 Stff 한테, 집 좀 알아보려고 하는데, 어디서 알아보면 되고, 혹시 핸드북 같은 거 있냐고 물어보세요.
** 지금 생각 나는 건 이 정도인데, 나머지는 댓글로 여러분들이 공유해주세요.
모두 건승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