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이 남자 결혼 적령기라고 생각하신다니 조금 성급하군요. 물론 적령기라는 건 없습니다. 자기가 결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 하는 게 결혼이죠. 하지만 아직 직장도 없는 학생(대학원 갈 생각이라고 하셨으니)이 결혼 생각하는 건 너무 빠릅니다. 저도 님 나이 때 결혼할 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철없는 결혼에 대한 환상으로 너무 조급해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만 30살 때 결혼했습니다.
학부생 때, 대학원생 때, 그리고 사회생활할 때,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다 달라집니다. 학생 때랑 직장 다닐 때 만나는 사람들 폭도 종류도 전혀 다르고요. 조금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가진 게 아닌가(누구나 그렇지만) 생각이 드는군요. 더불어 지금 만나는 애인에 대한 호감으로 결혼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겠죠. 당연합니다.
진득하게 만나고(현재 만나는 애인이든 다른 분이든)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결혼은 물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물론 지금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잘 안 통할 거라는 건 압니다.
요즘 과거 누가 따지느냐, 과거 없는 애가 어디있느냐는 식의 온라인에서의 헛소리에 신경쓰지 마세요. 유유상종이라고 괜찮은 분들 주변에 잘 찾으시면 많을 겁니다. 유학생들 중에도 물론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순진하신 분들 계시고 한국가면 더 많죠. 과거에 대해 냉소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야 뻔하지 않습니까.
사람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가치에 대해 부정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하는 존재입니다.
결론은 님은 어렵게 구애를 통해 사귀는 현재 애인에 대해 지나친 집착과 환상으로 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정말 좋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 결혼할 가치가 있는 사람 널리고 널렸습니다. 좁디 좁은 현재 님이 사는 지역, 또는 님이 아는 인간 관계 내에서 찾은 현재 애인이 천상베필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아마 몇 년 후에 결혼하고 나서 지금의 글을 다시 읽으시면 그 때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 하고 웃으실 겁니다.
저 역시 매력적이 애인과 결혼을 생각하면서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며 갈등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평범하고 제가 찾는 조건에 부합하는(님이 괴로워하는 과거 문제도 저 역시 따지고 결혼했습니다.) 배우자 만나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괴로워하던 생각들은 지금 생각하면 한 때의 철없는 추억이지요.
다만 문제는 역시 한 번 사랑에 빠지면 아무리 주위에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해도 안 듣는다는 것이죠.
> > 2009-07-04 22:11:42, '결혼적령기'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저는 27살의 유학생입니다. 이제 군대갔다와서, 어느정도 괜찮은 학부 졸업하고,
좋은 대학원 갈 계획이구요, 현 여친은 23살의 꽃(?)다운 나이의 대학생입니다. 졸업반이죠.
같은 학부 다니면서, 반해서, 몇번 만나다가 사귀게 된 케이스입니다.
사실 ...예전의 저는 오는 여자 안 막고, 그때 그때 즐기며 끊을때는 냉정하게 끝는 그런 남자였구요,/
군대갔다와서는 이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괜찮은 여자만을 찾던 당시....
제 눈에 들어온 지금 현 여친을 보고.... 정말 정성을 다해서 잘해주었구요, 여친은 그런 모습을 보고
저랑 사귀기로 결정한거라구 하네요. 단지 제가 " 잘. 해. 줘. 서. "
지금 거의 사귀기 2달정도 되었습니다. 거의 매일 만났구요....
지금도 정말 잘해주고 있습니다. ... 정말 바보같을정도로...
사실 지금 현 여친 사귀기전 얘기를 아는 사람을 통해 얼핏 몇번 들었습니다.
현 여친에게 고등학교때부터 쭈욱 사귀고 있었던 남친이 있었는데, 대학교와서 깨졌다고..,
얘기도 몇번 나와서 물어봤었는데요, 그냥 쓰레기 같은 놈이었더군요. /생략/ 육체적인 관계에 집중을 했다고....
그래서 그런지....
여친도 나쁜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그런 여자라는 걸 알았구요....
저는 사귀기전에는 별로 상관을 안하고, 쿨 했던지라... 문제없겠지 생각하고 사귀었는데요...
데이트를 할때마다 신경이 계속 쓰이네요.
그러다 결정타는... 여친이 친구들끼리 저녁에 모여서, 수다를 떨던중 ... 옛남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옛 남친이 제 여친이랑 거의 3-4년동안 고등학교때 사귀었구,
거기서 여친이 "모성애를 자극하는 그런 남자에게 더 호감이 간다. 그때는 그 애가 ... 정말 내 남자다"라고 생각
했다고 말했을때, 갑자기 피가 거꾸로 ㅅㅗㄷ는것 같았습니다.....
이때까지 제가 너무 잘해준것에 대해 큰 회의감이 들더군요.
참 ... 속좁고 우습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어쩔수가 없네요...
계속 사귀야 될까요?
심각합니다. 저는 결혼적령기라서 6개월안에 결혼을 생각하는 단계고, 여친은 아직 젊어서 그냥 즐기자라는
생각인것같은데.... 버리자니 아깝고, 결혼 생각 집어치고, 그냥 연예만 할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절실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