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와서도 편입 준비하느라고 제대로 된 술마시는 파티는 가본 적 없고 친구가 편한 사람들 불러서 같이 고기 바베큐 하거나 저녁상에 초대한게 인생의 유일한 소셜 경험이였던 저입니다.
편입이후 갖게된 캠퍼스잡이 워낙 잘 노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가끔 파티도 주최하고 하더라고요. 핑계대고 여태 안가다가 난생 처음 가게 됐는데, 사실 이 그룹에서 제가 유일한 인터네셔널 입니다. ( 나머지는 다 여기서 태어났거나 원어민이고, 유일한 저같은 한국인 유학생은 소셜 파티에 잘 안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영어도 네이티브처럼 하고요) 제가 성격이 좀 조용하고 소심해서 원래 사람들하고 격의없이 지내는 편은 아닌데 (여가시간에도 밖에 안나가고 집에서 책읽는거 좋아해요)
성화에 못이겨 직원파티에 가게 된게 정말 실수였어요.
모두 나랑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고, 다들 자기 친한 사람들하고만 끼리끼리 뭉쳐있고, 더군다나 술도 안마시는 저에게 사람들은 다들 찌질하게 쳐다보더라고요. 유일하게 천사같았던 동료 하나는 나중에 제가 걱정됐는지 와서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웃는게 웃는게 아니고 끼지 못하고 겉도는 제가 투명인간처럼 느껴졌고, 정말 민망해서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그렇게 물어봤을 때 고마우면서도 오히려 울컥하더라고요. 오죽 티가 났으면 내 걱정을 다해줄까.
나름 평소에 친해졌다고 생각한 애들한테 말걸면 단답으로 대답하고 핑계대면서 다른 쪽으로 가버리거나 대화가 이어지지 않으니 어색해서 튀어버리는데, 전 정말 비참했습니다
평소에 같이 일할 땐 괜찮았는데 파티는 정말 제가 갈 곳이 아니였나봐요.
집에와서 괜히 펑펑 울었습니다. 내가 영어 못해서 사람 취급 못 받은 것 같고, 아무리 그래도 새로 뽑힌 신입 좀 신경써주고 챙겨줄 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서운함에 서러움이 폭발해서..
그런데 우리 가족들은 제가 웹툰 보고 예능 볼 시간에 영어 공부를 했었어야 한다네요. 제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불평만 한다고요.
반성했고, 지금부터라도 영어로 된 동영상 많이 보고 들으면서 무시 안당하게 연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 왕따시키는 애들 저도 웃으면서 같이 따시켜주려고요.
내가 너네랑 안친하다고 손해볼 거 없다, 내가 잘나면 너네가 알아서 나한테 붙으려고 할거다 이런 맘가짐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