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커스 GRE 고득점멘토 WOODSTAR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버벌 단어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1) GRE 단어가 무엇인가? 그리고 왜 단어 공부를 해야 하는가?
먼저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GRE 단어가 대체 뭘까요? 그 실체가 있는 것일까요? 답은 예, 혹은 아니오입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답변인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제 설명해보겠습니다.
엄격하게 말해 공식적인 GRE 단어라는 것은 없습니다. GRE를 주관하는 ETS는 '대학원 공부에 필요한 단어들은 다음과 같으니 공부하세요.'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단어를 시험에 출제할지는 ETS 마음이며 이론적으로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영단어가 GRE 시험 범위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GRE 단어장을 보신 적이 있습니다. 분명 시중에서 GRE 단어장을 팔고 있고 해커스 버벌 수업을 수강해도 (혹은 다른 GRE 학원의 버벌 수업들을 수강해도) 단어장을 반드시 사게 합니다. 흔히 아시는 거만어, 핵단어 등이 이런 단어장들입니다. 이 단어들은 대체 무엇일까요?
먼저, 학원에서 가르치는 GRE 단어들이 어떤 단어들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GRE 단어장을 펴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영어 단어들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들어본 적도 없는 생소한 단어들이죠. 이 단어들은 'TOEFL이나 수능을 공부했다면 이미 충분히 알고 있을 영어 단어'들을 제외한 단어들입니다. 즉, 기본적인 영어 단어들은 'GRE 시험을 공부한다면 이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라는 전제를 하고 제외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GRE 단어장에 수록되어 있는 단어들은 어떤 근거로 담겨있는 것일까요? GRE 시험에서 정확히 어떤 것을 출제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ETS가 정말 좋아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런 단어들은 ETS가 직접 내는 연습 문제에 담겨있기도 하며 실제로 GRE 시험에서 출제되었다고 후기로 알려져있기도 합니다. GRE 단어장들은 바로 이런 단어들을 담고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정확히 ETS가 내겠다고 말한 단어들이 아닌 실제로 냈다고 알려져 있는 단어들을 골라서, 그 중에서 TOEFL이나 수능 기초 수준의 기본적인 단어들을 제외하고 만든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GRE 단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GRE 단어 공부는 왜 해야 할까요? 한 가지 명심해두셔야 할 것은 GRE 단어를 외운다고 해서 문제들이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ETS는 호락호락하게 문제들을 만들지 않습니다. 단순히 문제에 나온 특정 단어의 뜻을 알고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GRE 학원을 다니며 접하는 소위 '킬러 문제'들 중에서 단어 자체의 뜻이 너무나 생소해서 틀리는 문제들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들은 단어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문장 자체가 어렵게 쓰여 있거나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RE 단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단어가 기초체력과 같기 때문입니다. 독해 영역의 경우 단어를 아예 몰라 특정 문장을 해석하지 못할 경우 문제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예 단어의 뜻을 모른다면 문제에 손조차도 못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TC와 SE는 보기의 단어나 보기를 푸는 데에 핵심이 되는 단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논리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결국, 단어를 안다고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니지만 단어를 모르면 문제를 풀 수 있는 확률이 0에 수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단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GRE 공부 방법을 물어보는 질문 중에서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것이 단어를 어떻게 외울지입니다. 단어가 너무 많기도 하고 난이도도 무척 어려워서 암기가 벽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저 또한 GRE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엄청난 난관으로 느껴졌습니다. 애초에 한국인으로서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죠.
사실 GRE 단어 공부에서 정도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기억력도 다르고 주로 사용하는 암기법도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잘 통하는 방법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정말 비효율적인 방법이 다른 이들에게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결국 자신만의 암기법과 암기 패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저의 공부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만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다면, 혹은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았다면 과감하게 버리거나 바꾸십시오.
저는 거만어를 활용하였고 네 단계에 걸쳐서 단어장을 외웠습니다. 첫째, 우선 단어장을 읽었습니다. 여기서 '읽었다는' 것이 중요한데 외울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고 단어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갔습니다. 그렇게 약 세 번 정도 반복하였는데 물론 이 단계에서 머릿속에 남는 단어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적어도 단어들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에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둘째, 분량을 쪼개 본격적인 암기를 시작했습니다. (분량은 약 5-6일차를 하나로 묶어 암기했던 것 같습니다만 독자분들께서는 더 많거나 적게 잡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영어 단어 하나하나 뜻을 가리고 모르는 단어들을 체크했습니다. 당연히 체크한 단어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 날 분량 끝까지 모르는 단어들을 체크했다면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가 체크한 단어들을 외웠고 그 날 하루만큼은 완벽하게 외워질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새로운 분량을 외우기 이전에 그 전날 외웠던 것을 복습했습니다. 이 때 체크한 단어들 이외에 모든 단어들을 전부 다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전날에는 알고 있었는데 새롭게 체크하게 되는 단어도 생기고 또 한 번 체크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렇게 복습하며 체크했던 단어들을 또 다시 외운 후 새로운 분량도 그 전날과 같이 공부했습니다. 그 뒤로도 복습을 꾸준히 돌렸습니다. 예컨대 셋째 날에는 첫 날과 둘째 날 분량을 모두 복습했고 넷째 날에는 첫 날부터 셋째 날 분량까지를 모두 복습했습니다. 끝까지 외웠을 때에는 새롭게 외우지 않고 복습만 했고 하루 분량당 최소 다섯 번까지 복습했습니다.
셋째, 이제 단어별로 자신이 체크한 횟수가 보입니다. 하루 분량당 다섯 번을 봤다면 체크의 개수는 최대 여섯 개이겠죠. (그 날 암기 + 복습 5번) 이 체크의 개수가 자신에게 취약한 정도를 보여주게 됩니다. 즉, 체크가 여섯 번이라면 여섯 번을 봐도 안 외워졌던 소위 답이 없는 단어일 것이고 체크가 아예 없다면 GRE를 보기 전부터 확실히 알고 있어서 더 이상 잊어버릴 일이 없는 영어 단어들입니다. 이 단계부터는 체크가 많은 순서대로 차례대로 외워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한 번에 다 외우지는 못했고 조금씩 나눠서 암기하였습니다.
넷째, 이 단계에 이르면 기본적인 단어들은 거의 머릿속에 들어온 상태입니다. 그리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이 때부터는 책 전체를 훑으며 모르는 단어들을 다시 되새겼습니다. (사실 저는 이훈종 선생님 반을 들었는데 정말 시험이 사흘 정도밖에 안 남았을 때에는 이제 거만어를 치우고 선생님께서 주신 기출 단어들만 집중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3) 단어 공부를 할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위에서 말씀드렸듯 단어 암기에 정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추천을 드리지 않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를 소개해드리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나는 단어 하나하나 쓰면서 외워야지'
쓰면서 외우는 게 정말 잘 맞는 분들이 있습니다. 썼을 때 단어가 머릿속에 깊이 박힐뿐만 아니라 단어의 디테일한 뜻까지 머릿속에 깊이 남으실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GRE 단어가 무지막지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단어 한 개 당 한 두번씩 쓰는 것은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물론 이것도 최소 1000번, 많으면 2000번까지 써야 합니다) 깜지처럼 여러 번 쓰면서 외우는 것은 단어에 쏟는 시간을 엄청나게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GRE 시험 준비 기간을 엄청나게 늘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말 눈으로 외우는게 효과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쓰시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2. '나는 한 번에 다 외우고 끝내버려야지'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GRE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수험생들도 사람인 이상 그 기억력은 GRE 단어를 한 번에 외우기에 역부족일 여지가 큽니다. 게다가 한 번에 다 외우겠다고 순수하게 단어에만 시간을 쏟는다면 그만큼 다른 영역을 준비한 시간이 줄어들게 되며 결정적으로 버벌 문제를 풀 때 모르는 단어들은 다시 처음부터 복습해야 합니다. 즉, 체력과 시간은 엄청나게 들이고 결국 또 다시 단어 공부로 돌아와야하는, 비효율적인 공부가 될 여지가 큽니다.
3. '여러 단어장을 한꺼번에 봐야지'
실제로 GRE 단어장마다 서로 다른 단어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나는 단어들을 전부 다 외우기는 쉽지 않으며 그렇게 외운다고 해도 실제로 점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또한, 하나의 단어장을 따라가며 외우는 것은 시험 공부에 일정한 페이스를 만들어줍니다. 그 페이스에 맞게 공부하며 학원에서 주는 문제에서 낯선 단어들을 볼 경우 조금씩 추가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입니다.
4. '단어 공부? 학원에서 푼 문제 중에서 모르는 단어만 정리하는 게 효율적일 것 같아'
학원에서 푸는 문제들은 GRE의 기출 문제, 혹은 GRE에서 나올 만한 예상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그 단어들이 GRE에서 나올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푸는 문제들이 GRE의 모든 단어들을 다 포괄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학원에서 문제를 준다면 일정 수준 단어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과제가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그 때 그 때 이전 시간 문제에 나온 단어들만 알고 나머지 단어들을 모른다면 아예 과제에 손대는 것조차도 힘들어 문제를 푸는 연습을 전혀 할 수가 없습니다.